▲ (왼쪽부터) 유튜브 영화 크리에이터 드림텔러(유지훈), 백수골방(김시우), 발없는새(배재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극장에 가기 전,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얻고 있을까?

 
영화 예고편이나 포스터, 포털 사이트 광고 등이 있는 가운데,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출발! 비디오 여행', '접속 무비 월드', '영화가 좋다' 등 지상파 영화 소개 프로그램 시청이 있다. 최근엔 지상파 영화 정보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꽤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영상도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가 '뉴 미디어'와 '1인 미디어'의 대세가 된 요즘, 세밀한 분석과 심리 추론이 곁들어진 영화 영상 리뷰 역시 관심을 받고 있다. 이중 영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발없는새(배재문), 드림텔러(유지훈), 백수골방(김시우)을 만났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영화를 영상으로 소개하게 됐을까?
 
18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발없는새는 군더더기 없는 설명과 영화의 핵심을 꼭 집어주는 해설 방식으로 오락, 예술, 독립, 상업 영화 및 장르를 불문하고 영화를 리뷰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현재 19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3,300만 누적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드림텔러는 '대중문화의 깊이를 발견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우리가 흔히 지나치기 쉬운 대중문화 속의 숨겨진 상징과 의미를 설명해주는 크리에이터다. 영화 뿐 아니라 인기 뮤직비디오 속에 등장하는 상징물을 해석하는 영상도 선보인다. 현재 15만 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1,600만 누적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끝으로 백수골방은 구체적인 영화 분석과 부드럽고 차분한 내레이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다니던 회사를 6개월 만에 그만두고 2015년 10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현재 1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동영상 조회 수는 860만 이상이다. 이번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를 통해 이들이 인기 영화 크리에이터가 된 계기, 글 대신 영상으로 전달하는 영화 비평의 힘, 앞으로의 비전 등을 들을 수 있었다. 대화 내용을 살펴본다.
 
   
▲ 18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가 열렸다.
 
어떻게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됐나?
ㄴ 백수골방 : 어릴 때부터 영화를 왠지 모르게 좋아했다. 중학교 다닐 때 학교가 걸어서 50분 거리에 있었다. 걸어 다니면서 버스비 2,000원을 아껴서 비디오테이프 두 편을 빌려서 봤다. 대학생 때도 하루에 3편 정도를 보러 다녀서 영화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다. 얼마 전까지 취업 준비하다가, 낙방해서 힘들었다. 옆에 드림텔러가 내 친구다. 대학생 때 영화 제작도 해서, 같이 하면 어떻겠냐고 했는데, 이 자리에 오게 될 줄은 몰랐다.
 
드림텔러 : 나도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를 보고,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블로그를 취미로 시작했다. 블로그를 하다가 우연히, 포털의 영화 에디터로 발탁되어 영화 관련 글을 6개월 정도 썼다. 그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사진과 글 대신 영상과 내레이션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표현할 것 같아서, 동영상 플랫폼 찾다 보니 유튜브가 정확한 플랫폼이어서 하게 됐다. 백수골방 이 친구가 고등학교 동창인데, 먼저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내서 뛰어들 수 있게 됐다.
 
발없는새 : 당연히 영화를 사랑하니까 영화 유튜브를 하고 있다. 8년 정도 블로그 운영했다. 할 수 있고 이룰 수 있는 것을 다 해봤다. 파워블로거도 했고, 일일 방문자가 상위 1% 정도 자리까지 갔다. 그러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일궈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북미 영화 유튜버가 많다는 생각을 해서 넘어가려고 했는데, 계속 미뤘다. 더 늦기 전에 해보자고 해서 작년에 하게 됐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 (왼쪽부터) 유튜브 영화 크리에이터 발없는새(배재문), 드림텔러(유지훈), 백수골방(김시우)이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 참석했다.
 
영화 크리에이터를 전업으로 하게 됐는데, 전업하면서 걱정한 게 있었다면?
ㄴ 발없는새 : 올해부터 전업하고 있다. 처음부터 딱히 걱정이 없었다. 돈을 벌 목적도 아니었고, 취미로 유튜브를 하게 됐다. 우연히 와볼 수 있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전업한다는 것에 부담을 안 가지고 있다. 일로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취미로 즐겁고 재밌게 하고 있다. 전업을 고민하지 않으려는, 나만의 반응이 있다. 유튜브엔 수많은 분석 도구가 있는데, 그걸 이용하지 않는다. 그걸 보기 시작하면, 분석에 매달려 집착하고, 직업으로 삼을 것 같아 전혀 이용하지 않고 있다.
 
드림텔러 : 나 역시 전업으로 하고 있다. 구독자가 15만 명 하다 보니 채널을 구독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하고 있다. 일 시작하기 전에 우려 삼은 것은 없었다. 다른 취업을 준비하든, 시험을 준비하든, 지금 하는 일과 다르거나, 어렵거나, 쉽다고 생각하지 않아 별 걱정 없이 했다.
 
백수골방 : 운 좋게 한 회사에 취직이 됐다. 회사 생활과 유튜브를 6개월 동안 병행했다. 평일엔 회사, 주말엔 유튜브를 하니 체력적으로 버거웠다. 회사는 조직생활을 하다 보니 지시에 따르는 일이 많았다. 그런 시스템에 속박되는 것이 답답해서, 하나를 선택해야겠다는 것이 유튜브였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걱정이 많았다. 회사에서 안정적인 연봉을 받다가, 불안정한 것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유튜브를 하면서 얻는 기쁨, 즐거움, 심리적 안정감이 있어서 이쪽을 택한 것 같다.
 
   
▲ 유튜브 영화 크리에이터 백수골방(김시우)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영상을 만드는 데 어떤 '인사이트'(통찰)가 필요했는가?
ㄴ 드림텔러 : 감독이 영화를 만든 의도가 있을 것이라 봤다. 왜 이 구도로 이 영상을 찍는지, 이 물건이 왜 여기 있는지, 왜 이 대사를 하는지 감독님과 대화를 혼자서 해봤다. 그 과정에 인사이트를 부를 만한 것은 없지만, 개인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얻으며 작업했다.
 
백수골방 :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 윤리교육을 전공했다. 동·서양 철학의 기초를 얻었고, 신문방송학과 편입을 해 영상기초를 배웠다. 철학과 영상을 합친 것이 도움이 됐다.
 
발없는새 : '인사이트'는 거창한 표현 같다. 언제까지나 관객의 한 사람으로 영화 예고편을 보면서 느낀 감정, 기대를 시청자들과 나누는 게 최선이 아닐까 싶다.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여기 계신 기자분들과 비교하면 지식이나 식견도 떨어진다. 관객의 한 사람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정보, 전달, 의견 느낌에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일부 유튜버들은 팀을 운영해 채널을 관리하고 있다. 채널 운영을 어떻게 하고 있나?
ㄴ 백수골방 : 지금은 혼자 운영하고 있다. 여건이 있다면 팀으로 운영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 한 편 제작에 1주일이 다 걸린다. 영화 작품 선정, 기획, 대본 작성, 탈고까지 3~4일이 걸린다. 녹음하고 편집하는 과정이 2일 걸린다. 1주일의 사이클이 그렇게 나온다.
 
드림텔러 : 영화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같이하는 친구가 뮤직비디오를 중점으로 다루고 있다. 공생하면서 운영 중이다.
 
발없는새 : 다양한 테마를 다루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언젠가는 팀을 꾸리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여력이 없다.
 
   
▲ 유튜브 영화 크리에이터 발없는새(배재문)가 리뷰를 하면서 어려웠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과거 리뷰를 하면서, 어려웠던 작품이 있었다면?
ㄴ 발없는새 : 혼란스러웠던 영화는 '곡성'이었다. 워낙 많은 말들이 왔고, 저마다의 해석이 쏟아졌고, 타이밍을 놓치다보니 숟가락을 뜨기가 힘들었다. 과연 영화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무엇이고,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 했다. 오히려 외적인 분석에 집중하는 분들도 만나 당혹스러운 면도 있었다.
 
백수골방 : 개인적으로 특정 영화를 해달라는 요청을 댓글로 많이 받는다.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라는 작품 요청이 많이 온다. 영화 관람 당시 굉장히 피곤한 하루 보내고 봐서, 30분을 졸았다. 어려운 영화로 다가왔고, 영화 전문가가 아닌 감상자 입장에서 '라이브 오브 파이'엔 상징이나 은유가 많이 있다. 상당히 심도 있는 작품이어서, 해석 접근이라기 보다는 감상자 접근 내가 감상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손을 대지 않으려 한다.
 
드림텔러 : 나는 솔직하게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을 이야기해서 해석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러한 느낌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서 어려운 점은 없었다.
 
8년 동안 블로그 활동을 했는데, 유튜브를 하면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었나?
ㄴ 발없는새 : 가장 크게 느낀 차이가 있다. 영상매체의 파급력이 더 향상되고 있는 것이었다. 단적으로 비교해드리면 블로그 8년 하면서 얻은 관심이나 주어진 기회보다, 유튜브 8개월 하면서 얻은 게 몇십 배 몇백 배 컸다. 이렇게 자리에 와서 관심을 받을 정도가 됐다. 자격지심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 있는 게 당황스럽기도 하다.
 
마블 코믹스, DC 코믹스 해설이 많이 있다.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ㄴ 발없는새 : 마블 코믹스엔 워낙 많은 팬층이 국내에 있다. 정보 전달이나 의견을 전달할 때, 가장 정확한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게 맞았나 교차검증을 일일이 하면서, 혹시나 잘못된 정보나 어긋난 의견을 전달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 유튜브 영화 크리에이터 드림텔러(유지훈)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다른 유튜버들이 영화를 집중해서 해설하고 리뷰한다면, 아이돌의 뮤직비디오 해석도 한다. 그래서 '심리를 분석한다'고 의견을 주는데,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나?
ㄴ 드림텔러 : 오해를 많이 하신다. 심리학자냐고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전혀 그런 게 아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못 참는 성격이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도 좋아하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해서 궁금할 때마다 영상 시청, 인터넷 검색을 많이 한다. 여기저기 보게 되다 보니 '심리'가 주목받은 것 같아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심리학 전공은 아니고, 심리학을 꿈꾸는 덕후로 보면 편할 것 같다.
 
직장을 다니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유튜브를 전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ㄴ 백수골방 : 요즘 대학생이 느끼는 경험을 많이 했다. 나는 취업이 최고의 고민이었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언론고시를 준비하다 낙방했고, 유튜브를 시작한 케이스였다. 직장생활을 6개월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조직생활을 하면서 내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지시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구가 많다. 단편소설도 몇 편 쓴 적이 있다. 그러한 욕구가 강한데, 조직의 요구를 많이 받아서 갈증이 생겨 전업을 하게 됐다. 금전적 걱정도 많았다. 전업을 고민할 당시엔 이미 금전적으로 어느 정도 '삼시세끼'는 먹을 수 있다는 지표가 나와 배고프더라도, 즐겁게 일상을 보내는 것이 좋아 유튜브를 하게 됐다.
 
전통 매체의 영화 리뷰 비교를 스스로 하거나 타인이 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ㄴ 백수골방 : 기자, 평론가의 영역과는 다르다고 본다. 그분들의 전문성은 따라갈 수 없다. 기존 TV 지상파 영화 소개 프로그램은 비교할 수 있다. 그런 프로그램은 영화 산업이라는 메커니즘에 속해 있어서, 일주일 단위로 돌아가는 사이클에 맞춰 가는 내용의 콘텐츠가 많다. 유튜브는 그런 산업적 메커니즘에 속해있지 않아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 강점이 있어서, 유튜브 채널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
 
   
▲ (왼쪽부터) 유튜브 영화 크리에이터 발없는새(배재문), 백수골방(김시우), 드림텔러(유지훈)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TV 시청자의 연령층과 유튜브 시청 연령층은 다를 것 같다.
ㄴ 발없는새 : 연령층 구성이 흥미로운데, DC나 마블 위주라서 10대라고 하기 십상인데 아니었다. 20~30대가 비슷한 비율로 많고, 그다음이 10대, 40대였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다양한 연령대가 내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드림텔러 : 영화도 하고 있고, 뮤직비디오도 하고 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 여성분들이 가장 많이 보는 채널이 됐다.
 
백수골방 :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20대 중반이 3할을 차지한다. 성비는 남성 7, 여성 3인데, 오프라인 행사를 하면 남성 2, 여성 8이어서 기분이 묘했다.
 
다른 영화 크리에이터들과 차별화를 둔 것이 있다면?
ㄴ 드림텔러 : 스스로 개성을 잘 표현하면 차별화가 될 것이다. 영화 리뷰를 할 때, 솔직한 말을 해서 안 좋은 반응이 나오더라도 솔직히 이야기해 보려 한다. 그게 차이점이 된다면 채널 입장에선 제일 좋을 것 같다. 
 
백수골방 : 예전 영화도 구분을 두지 않고 하면 다른 사람도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영화 프로그램은 최신 영화 중심이어서, 옛날 영화를 하면 차별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발없는새 : 내가 오히려 여쭤보고 싶었다. 해보니 딱히 분석하고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관객의 한사람이어서 관객이 영화를 어떻게 보고, 느끼고, 그 부분을 전달하는 게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다. 
 
   
▲ 발없는새 유튜브 메인 화면
자신의 인기를 실감할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
ㄴ 발없는새 : 나는 딱히 인기를 실감하거나 그렇지 않은데, 여기 있으니까 인기가 있구나 싶었다. 얼마 전에 '다이아 페스티벌'에서 와주셨던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덕분에 영화 잘 보고, 영화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계셨다. 단지 오락이 아니고 의미 있는 거창한 생활에 교육적인 목적도 주고 있나 싶었다.
 
드림텔러 : 사실은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렇게 오프라인 행사를 해본 적이 없다.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데, 오늘 느꼈다. 이렇게 많은 분과 이야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느끼고 있다. 개인적으로 재밌는 경험은 열심히 카페에서 영상 만드는데 옆자리의 사람이 내 영상을 보거나, 지하철을 탈 때 옆 사람이 보고 있을 때, 사람들이 진짜 본다는 재미난 경험을 했다.
 
백수골방 : 집에서 매일 영상을 만들다 보니 실감이 가지 않았다. 두 달 전에 오프라인에서 24명 정도 팬을 모셨는데, 공지 영상을 밤 12시 30분 올렸다. 그런데 30분 만에 자리가 매진됐다. 3주 전엔 홍대에서 아무 생각 없이 내가 가지고 있는 애니 포스터를 드릴 테니 오실 분들 오시라고 했는데, 100명이 와주셔서 놀랐다.
 
선배 크리에이터로 후배 크리에이터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ㄴ 드림텔러 : '선배 크리에이터' 단어 자체가 부담스럽다. 다른 일을 해도 쉽지 않으니, 한 번쯤 모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그렇게 시작했다. 생각보다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백수골방 : 직장을 다니다가 전업한 사람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희망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는 것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수단이고 무대인데, 돈이 목적이 아니라 내가 뭘 좋아하지를 선행한다면 유튜브가 아닌 다른 플랫폼이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발없는새 : 지금 하시는 분에게 조언한다면 꾸준히 하라는 것이다. 나는 운이 좋은 케이스다. 뛰어난 능력, 높은 센스로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아서 하게 됐다. 단기간보다는 꾸준히 하시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다른 사람 벤치마킹 참고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 백수골방 유튜브 메인 화면
아무래도 본인의 음성이 들어가는데, 발음과 발성이 중요할 것 같다. 특히 사투리를 사용하다 보니 힘들 것 같기도 하다.
ㄴ 발없는새 : 표준어를 배울까 고민했다. 어떻게 고칠까 고민도 했는데, 지금은 포기하고 산다. 그게 나만의 개성이라고 해서,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도 바꾸지 않고 개성을 주려고 한다.
 
드림텔러 : 내가 표준어를 잘 쓴다고 생각하는데 티가 날 순 있을 것이다. 처음엔 내레이션하는데 잘못했다. 잘 안되어서 녹음하는데 10분 분량이 2~3시간 걸리기도 했다. 하기 전에 '간장공장공장장' 30분씩 하고 한다. 나름의 트레이닝을 그렇게 하고 있다.
 
백수골방 : 유튜브 채널 보시는 분들이 전문성을 기대하고 보시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를 해주네라고 생각하고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발없는새님처럼 인위적으로 고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펜을 물고 많이 연습했다. 평상시에도 말을 또박또박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무래도 영화 콘텐츠가 저작권이 민감하다.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고 있나?
ㄴ 박태원 유튜브 온라인 콘텐츠 파트너십팀 팀장 : 유튜브라는 플랫폼 자체에서 저작권 관리가 되도록 원저작자와 크리에이터 분들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 도구를 통해 서로 해결할 수 있다. 이게 좋은 현상이라고 보는 점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영화 제작·배급사 협업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영상이 크리에이터를 통해 홍보가 되고, 링크를 누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100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영화 크리에이터 컨텐츠 자체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어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는 콜라보레이션이 확대될 것 같다.
 
발없는새 : 가능하면 예고편 위주로 하려고 한다. 공개된 예고편이나 영화사 공개 클립 위주로만 사용하고 노력하려고 한다. 저작권 문제로 간섭이나 제재는 받은 적이 없다.
 
드림텔러 : 크게 다른 부분은 없다. 최근 개봉한 영화 중에 '터널' 같은 경우는 개봉하기 한 달 전에 제작사에 가서 영화를 먼저 보고, 영상을 받아 콘텐츠를 만들었다. 그런 식으로 해결이 되는 부분은 해결한 상태에서 진행하고,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예고편이나 홍보용 영상 클립들만 거의 최근에 사용하는 추세다.

   
▲ 드림텔러 유튜브 메인 화면
구독자 관리가 창업의 고통과 비슷해 보인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가?
ㄴ 발없는새 : 단지 좋아서 한다. 돈을 벌 목적이라면 이 일을 안 할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쟤는 금수저다"라고 할 텐데 그게 아니다. 나 같은 경우는 직장생활도 오래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내가 돈이나 다른 물질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내가 즐기고 재밌게 하려고 했다. 미리 계획하지 않고 있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영화가 나올 때마다 하므로 그걸로 인한 스트레스는 받아본 적이 없다.

'영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수익을 어떻게 전망하나?
ㄴ 발없는새 : 유튜브는 자생적으로 수익 발생이 가능하다. 굳이 외부 광고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사실상 구독자에게서 나오는 수익이다. 유튜브가 가장 매력적인 것이 바로 그 점이다.
 
백수골방 : 물론 일을 처음 시작한 후, 성과를 달성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한다. 발없는새님과 마찬가지로 좋아서 시작한 일이 여기까지 왔다. 조회 수 1,000이 발생할 때까지 석 달이 지났다. 그러자 반응이 왔다. 처음 할 때 뭘 본격적으로 하지 말고, 1주일이나 2주에 한 편씩 시작하면서 감을 잡는 게 중요하다. 하면서 이렇게 하면 된다는 본인의 스타일을 찾아가면 좋을 것 같다. 구체적 말씀드릴 순 없지만, 일반적으로 기업 연봉에 못 미치는 수익이 발생한다. 지금은 MCN 팀에 소속해서 고민을 같이 해주시고, 투자도 해주신다. 그런 자생방법이 있어서 도전해도 괜찮을 것 같다.
 
드림텔러 : 이 친구와 반대로 나는 마음이 조급해서 성과를 내려고 많이 달려들었다. 그 과정에서 지쳤는데,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언젠가 될 거라는 자세다. 나 또한 지금 또래 친구들이 회사 다니는 만큼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서 전업하게 됐다. 크리에이터로 활동하지만, 활동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수익을 갖고 일하고 있다.
 
유튜브 진행 장비를 준비하는데, 초기 투자 비용은 어떻게 되는가?
ㄴ 발없는새 : 기대하시는 답변이 아닐 건데, 초기 투자 비용은 0원이다. 성능 높은 컴퓨터도 아니다. 놀라신 분도 계시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윈도우 무비 메이커'가 주 사용 틀이다. 굳이 초기 비용을 높게 투자하면서, 준비하지 않아도 내가 좋은 콘텐츠와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성공할 것이다.
 
드림텔러 : 크게 다르지 않다. 컴퓨터를 사고, 마이크를 사는 이 정도 비용이 들었다. 경제적 여유가 좋지 않아서, 마이크도 핸드폰 마이크로 녹음했고, 채널이 커가고 수익도 생기면서 마우스나 마이크도 바꾸고 했다. 좋은 장비를 사면 퀄리티는 오르겠지만, 부담 갖지 않고 하면 좋겠다.
 

▲ '닥터 스트레인지', 이 영화 어이없네요... ⓒ 드림텔러

 

올린 영상 콘텐츠로 비난을 겪은 적이 있나? 해석의 다른 점을 주장하는 구독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ㄴ 드림텔러 : 솔직하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내 생각을 말하면서, 남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고민했다. 안 좋은 댓글이라고 보면 안 좋은 댓글인데, 악플도 쓰시려면 쓰시라고 한다. 내 의견도 내 의견이고, 그분의 의견도 그분의 의견이다.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항상 어떤 부분에서 이건 틀렸고 아니다는 댓글이 달린다. 그런 부분에서 이 일을 하려면 그런 것까지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발없는새 : 당연한 현상이다. 해석, 분석이라고 말하는데, 영화는 시험이 아니어서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같은 걸 봐도 A라고 말하면, B라고 말하는 게 당연하다. '곡성'의 나홍진 감독도 정답을 찾으려고만 하고, 무슨 이야기를 찾으려고 하는지 모르는 것에 대해 답답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다양한 해석을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주장하는 것 중에선 "네가 틀렸고, 내가 맞았다"는 말만 외치는 분들이 있어서, 답답할 때가 있긴 하다.
 
백수골방 : 영화 매체 자체가 감상하는 과정에 제작이 된다고 봤다. '아이언맨' 영상을 올릴 때, "'아이언맨'이 이길 수 없는 적이 누구일까"라는 '아이언맨'의 정체성을 묻는 주제를 다룬 적이 있다. 그런데 댓글에선 "그래서 '아이언맨'의 적은 누구냐"는 싸움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 영화 장치, 해석, 미장센에 대한 직접적 해석보다 소비자로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하냐는 관점을 제시해서 딱히 걱정은 없다.
 
 

▲ 아이언맨 : 토니 스타크가 이길 수 없는 적은? ⓒ 백수골방

 
최근 한 아프리카 BJ의 유튜브 스트리밍 진출이 쟁점이 됐다. 유튜브 플랫폼을 선정한 기준은?
ㄴ 발없는새 : 아프리카도 했는데 안 됐다. 거기선 도저히 생존이 힘들다고 생각해서 유튜브로 넘어오게 됐다. 처음부터 유튜브를 하지 왜 아프리카 했냐는 의문에 빠질 수 있는데, 영상 편집 문제가 컸다. 아는 바가 없어서 아프리카 택했는데, 안 되어서 영상편집을 해서라도 유튜브에 진출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
 
드림텔러 : 아프리카는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유튜브를 하며 만족하는 편이다. 기존 블로그의 효과, 효율 면에서 확실히 다르고 자율성이 좋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그 부분에 책임지면 되는 그런 부분이 강해서 유튜브를 가장 중점적으로 한다. 
 
백수골방 : 유튜브라는 플랫폼 자체가 자생적 수익을 제공하는 부분이 많다. 다른 플랫폼도 많지만, 노출을 통한 확산이 있다. 유튜브는 내가 정말 관심 있는 바를 말하는 능동적 시청자가 많아서 들어오게 됐다.
 
 

▲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예고편을 보고 ⓒ 발없는새

 
앞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ㄴ 발없는새 : 이제 1년 남짓 활동한 입장에서 크리에이터 시장을 운운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취업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청년들 지쳐가는 와중에, 대안은 나오지 않고, 세상은 알아서 헤쳐나가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계도 유지하고 싶은 것은 지금 젊은 층 뿐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하는 고민이고 바람이다. 게임이나 뷰티, 키즈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가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성장이 느려진 편인데, 좀 더 앞장서서 열심히 하고, 좋은 사례를 만들면 더 많은 영화 크리에이터가 나올 것 같다.
 
백수골방 : 나는 화장품 홍보팀에서 일했다. 전체적인 산업구조 봤을 때, 전체 산업군이 무너지고 있는데 유일하게 성장하는 것이 화장품이고 MCN이라고 봤다. 이쪽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요즘 친구들은 TV를 잘 안 본다. 모바일, PC를 더 많이 봐서 권력이 여기로 옮겨질 것이라 봤다. 앞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태원 팀장 : 국내 크리에이터 생태계 역사가 아직은 짧다. 유튜브 일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됐는데, 들어올 때만 해도 크리에이터가 없었다. 3년 사이에 게임, 뷰티, 키즈 등 매년 새롭게 트렌드가 생겨난다. 영화 리뷰도 더 많이 크겠지만, 더 많은 장르 크리에이터가 생겨날 것이다. 피트니스, DIY, 음식 등 더 많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가 생겨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비즈니스모델보다 더 성숙한 비즈니스모델이 생겨날 수 있다. 실험하거나, VR을 한다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글]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K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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