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이 서울특별시와 함께 주최하는 '서울거리예술축제 2016'이 9월 28일(수)부터 10월 2일까지 닷새 동안 서울 도심과 마을 곳곳에서 펼쳐진다.
아시아 대표 거리예술축제를 지향하는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지난 2003년 시작해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하이서울페스티벌'의 새로운 명칭이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지난 2013년부터 거리예술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으며, 올해 그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자 축제 이름을 새로 바꿨다.
이번 축제는 28일(수)과 29일(목) 서울시민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일상 공간인 플랫폼창동61, 망원1동(망원시장), 길음1동 등 '마을'에서, 30일(금)에서 10월 2일(일)까지 서울광장, 청계광장, 세종대로 등 '도심 광장 및 거리'에서 축제를 선보인다.
이번 서울거리예술축제에서는 현대 서커스, 이동형 거리극, 해외 공동제작작품 등 총 9개국 47개 작품 126회의 거리예술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사회적 문제를 다룬 거리예술작품, 관객이 직접 배우가 되어 공연하는 '시민 참여형 공연'도 선보인다.

   
 

◆ 도시의 거리에서 만나는 현대 서커스 예술

바다와 바람 그리고 줄 위에 선 한 남자의 기억, '소다드, 그리움'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추방당한 남자는 바닷가에 서 있다. 무심한 바람이 그의 얼굴을 스치면, 그는 향수를 일으키는 달콤한 옛 추억을 회상한다. 마치 지속해서 오가는 과거의 파도인 듯, 끊임없이 움직이는 케이블 위에서 네 개의 몸은 균형을 이루며 공중그네, 줄타기 등 다양한 움직임으로 동화 같은 이야기를 보여준다.

너무나 역동적인, 하지만 달걀껍데기 보다 섬세한 '니 딥(Knee Deep)'

2012년 초연된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네 명의 공연자는 단단함과 부서지기 쉬운 것들의 경계를 탐험한다. 그 들은 서로를 밀고, 당기며, 치우치고, 실험한다. 스릴 넘치는 움직임과 섬세한 연기가 공간을 점유하고, 그곳에 카서스 써 커스의 컨템포러리 서커스가 존재한다.

하나로부터 시작되는 움직임, 하나로부터 시작되는 어긋남,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다)'

하나의 단순한 움직임이 전체의 연속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하나가 멈추면 다른 움직임들도 온전하지 못하게 된다. 계속되는 수직적 침투와 수평적 점령. 공중에서 일어나는 폭발적인 움직임. 다섯 명의 아티스트와 한 개의 시소가 새로운 서커스의 환상을 창조한다.

 

서커스로 당신을 자유롭게 하리라, '깃털병정'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 예술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서커스의 꿈을 지키기 위해 준비를 마친 ‘하얀 클론들’의 부대가 사상에 투쟁하기 위해 예술적 전략들을 은밀히 펼치기 시작한다. 프랑스 서커스 연출가 뱅상 고메즈와의 서커스 창작워크숍을 통해 서커스 기예를 바탕으로 우리만의 서커스 움직임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 따라가며 즐기는 이색 이동형 거리극

"세상이 이렇게 종말을 맞이한다. 쿵 소리 한 번 없이 흐느낌으로", '순례자들'

T.S. Eliot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흰색과 검은색, 같은 스타일을 하는 도시 순례자들의 소지품은 트렁크 하 나에 모두 담을 수 있다. 이들은 집과 직장 사이에서 유예된 21세기 개인의 삶을 그린다. 이들은 예측 가능하고 상실감에 빠진, 형식화된 인류이다.

우리 동네 소란스러운 불꽃 악마, '불꽃드럼'

악마가 거리를 떠돌아다닌다. 그와 퍼커션 연주자들이자 그의 수행원들은 마을과 도시를 통과하며 여행을 계속한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드럼의 리듬과 불꽃이 벽에 부딪힌다.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다양한 색의 불꽃과 악기 소리가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 사회적 문제를 다룬 거리예술작품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바로 두려움 그 자체이다.”, '미션 루즈벨트'

<미션 루즈벨트>의 관객은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며 미션을 수행한다. 휠체어는 관객이 도시를 점령하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관객이 관객이 아니라면? 이것이 쇼가 아니라면? 이와 같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본 공연에서 관객은 배우가 되거나, 이전에는 없던 시야를 갖게 될 수도 있다.

현대 여성에게 강요되는 획일화되고 상업화된 아름다움과의 쉬크(Chic)한 대면, '쉬크(Chic)'

명품의 쇼핑백을 가득 쥐고 나타난 여배우는 패션과 유행에 순응한 도시의 번화가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다. 잡지, 찻잔, 잠옷, 욕조, 요리도구 등 사회적 의미로 여성을 대표하는 오브제가 전하는 불편한 메시지는 아름답고, 늙지 않고, 날씬한 여배우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관객들을 조롱한다.

   
 

◆ 시민 참여형 공연

파란 운동화를 신고 희망을 배달하는 춤꾼들의 비상, '파란 운동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파란 운동화를 신은 사람들이 활기차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펼친다. 파란 하늘 아래 파란 운동화를 신은 공연자들은 음울한 사회 속 희망을 버리지 않고 무거운 마음의 무게를 벗어나 날개를 활짝 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10 월 2일 세종대로 공연은 공개 모집을 통해 5주간 연습한 3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공연한다.

서울 한복판, ‘물에서 마주하는 치유와 재생의 시간 '서울의 물'

바쁘게 거니는 빌딩 숲 편안하게 발을 물에 담그고 사색에 빠진다. 공공장소에서의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인 <서울의 물, Ashi-Yu meeting>은 자연스럽게 배우와 관객이 섞여 물을 통한 치유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도시의 바쁜 호흡에서 불현듯 만나는 느림의 여유와 머묾은 설치미술, 음향, 연극이 결합한 라이브퍼포먼스로 치유의 순간을 건넨다.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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