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저지른 사랑

   
▲ 위 임창정 인스타그램, 아래 영화 이터널 선샤인 중 짐캐리
[문화뉴스] "잊고 잊혀지고 지우고 처음 만난 그때가 그리워진 사람" - 내가 저지른 사랑 中 
 
짐 캐리(Jim Carry)는 미국의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다. 그런 그가 진지한 사랑 영화인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의 주연을 맡았을 때 반응은 엇갈렸다. 그러나 예상외로 짐 캐리는 사랑의 아픔도 잘 그려냈다. 사실 짐 캐리가 코미디 배우로 성공할 수 있는 원천은 바로 그가 가진 우울증이었다. 어렸을 적 아픈 어머니를 위해서 항상 코미디 연기를 했고, 본인이 우울증을 심하게 앓을 때도 그 치료법으로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취했다고 한다.
 
요즘 한국에 핫한 팔방미인 아재가 있다. 임창정이다. 필자는 임창정이 한국의 짐 캐리 같다고 생각한다. 임창정은 방송에서 주로 웃긴 캐릭터를 맡았다. 특히 요즘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영화 '사랑이 무서워'에서 김수미 배우와의 '개밥 쉰내'는 코믹 연기의 정점을 보여준다.
 
 

 
임창정은 각종 쇼프로그램에서도 편한 동네 오빠, 형, 삼촌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어 시청자들로부터 호감을 샀다. 그의 노래 제목을 따서 만든 가게 '소주한잔'도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종종 가게에 임창정이 방문하여 같이 노래를 부르고 술잔을 기울였다는 이야기는 임창정을 브라운관 속에만 있는 연예인이 아니라 사람 냄새나는 연예인으로 인식하게 한다. 인턴과 아르바이트생에게 열정 페이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임창정의 '소주한잔' 가게의 구직 광고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임창정은 SNS 문화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임창정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정겨운 사진과 동영상들이 SNS에 돌면서 더욱 인기를 끌며, 소통하는 연예인의 이미지도 남겼다.
 
   
▲ ⓒ임창정 인스타그램 아재체
 
반면에, 우리와 임창정이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그에 대해 많이 알게 된다. 그의 가정사, 이번 연하녀와의 열애사. 임창정의 솔직한 열애 고백에도 어떤 이는 그의 세 아이를 걱정하며 그에게 등을 돌리기도 했다. 
 
배우 임창정은 코미디 전문이지만, 가수 임창정은 슬픈 발라드를 노래한다. 마치 짐 캐리가 이터널 선샤인에서 보여주는 그 아픔처럼. 우리는 SNS로 그의 많은 부분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그의 인스타그램이 보여주는 활기차고 밝은 임창정 모습 대신 열애설 뒤에 상처받을 아이들을 걱정하는 그. 그리고 중년 남성이 가지는 인생에 대한 씁쓸한 애환 등. 
   
▲ ⓒ임창정 인스타그램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
 
우리는 화려한 조명이 꺼진 뒤, 소주 한 잔을 기울이는 그의 서민적 모습에 그와 가깝다고 여긴다. 아무리 가까워도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라고 통화할 그만의 시간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문화뉴스 김진영 기자 cind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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