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승리', 그러나 꼭 부정적으로만 봐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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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황산성 기자] 매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는 초콜릿과 관련된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는 날이다. 더불어 꽃이나 향수 등 선물하기 좋은 품목들의 매출도 덩달아 상승한다. 

국내에는 발렌타인데이와 같이 연인이나 친구, 그리고 가족들에게 선물을 주는 여러 '데이'들이 있다.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로즈데이 등과 같은 기념일이 대표적이다.

이런 기념일은 특정 상품의 매출을 올리기 위한 기업의 상술로 보이지만, 몇몇 기념일은 의외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발렌타인데이의 유래

발렌타인데이는 과거 로마의 발렌타인이라는 신부로부터 시작됐다. 그 신부는 결혼이 금지됐던 로마의 군인들을 위해 몰래 결혼식을 열어 주었고, 황제의 명을 거역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하게 된다. 사람들은 발렌타인 신부를 기억하기 위해 매년 2월 14일을 '발렌타인데이'로 정해 그를 기리기 시작했다.

이후 1861년, 영국의 리처드 캐드버리라는 기획자가 발렌타인데이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초콜릿을 주는 마케팅을 진행한다. 로마 군인들의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친 발렌타인 신부의 이야기가 마케팅과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발렌타인데이는 서양권에서 '소중한 지인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굳혀졌다.

이어 발렌타인데이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로 자리잡은 것은 일본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1950년, 일본의 한 제과점은 발렌타인데이를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로 정해 마케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시작된 발렌타인데이는 한국으로 그대로 전해져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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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의 유래

화이트데이는 대한민국, 중국, 일본, 홍콩 등 주로 동양권의 나라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이나 선물을 주는 기념일이다. 

화이트데이가 만들어진 계기는 발렌타인데이 마케팅으로 성공을 큰 수익을 거둔 일본의 제과점들이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하는 날도 만들자'라는 취지로 화이트데이를 기획한 것이 시초다.

발렌타인데이로부터 한달 후인 매년 3월 14일을 화이트데이로 정한 일본 제과점들의 마케팅은 또 한번 성공해 발렌타인데이와 쌍벽을 이루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분명 상업적인 목적은 맞다. 그러나...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는 유래나 역사와 상관없이 단순히 마케팅이 성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발렌타인데이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발렌타인데이에 발렌타인 신부를 생각하며 그를 기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한 사람을 기리는 날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변질됐다고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발렌타인데이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꼭 그렇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초콜릿이나 선물을 전하며 평소 하지 못했던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발렌타인데이는 의미 있는 날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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