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뮤지컬배우 이건명, 장익현 DIMF 이사장, 최정원 뮤지컬배우 겸 DIMF 이사,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DIMF

[문화뉴스] "이번 공식초청작들은 연락 온 것을 가지고 우리가 선정한 것이다. 차후 10년이 지나면,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처럼 참가작들이 공연장을 직접 빌려서 공연하는 자신감도 생기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2006년 프레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어느덧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가 10번째 잔치를 연다. 6월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18일간의 여정에 나선 DIMF가 16일 오전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 10번째 시작을 알렸다.

 

사회자로 나선 뮤지컬배우 이건명은 "무대 예술은 객석과 배우의 교감으로 이뤄진다. 대구의 남다른 뮤지컬 사랑 때문에, 대구 공연을 갈 때면 배우들끼리 설레는 감정을 서로 나누고 있다. DIMF의 힘이 큰 것 같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 DIMF 창작 뮤지컬 '투란도트'에서 '칼라프'를 연기한 배우 이건명이 사회를 맡았다.

기자간담회엔 장익현 DIMF 이사장,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 박명성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겸 DIMF 이사, 최정원 뮤지컬배우 겸 DIMF 이사가 참석했다. 장익현 이사장은 "얼마 전 인터파크 공연예매 티켓현황을 볼 수 있었다. 대구가 티켓파워도 세고, 그중 뮤지컬이 공연 예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광역시 지자체에서도 많은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프레 페스티벌 당시, 대구에 뮤지컬이 가능하냐는 부정적 시선이 있었다. 그때 어려움이 10년 후에 더욱더 DIMF를 빛낼 수 있게 해줄거라 봤다. 박명성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이 당시 대구에서 이런 행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브리핑을 대구시장 앞에서 했다. 대구가 뮤지컬 메카로 갈 수 있는 자신감을 주기도 했다. 10년을 돌이켜보면, 창작뮤지컬 수준도 높아졌고, 뮤지컬스타 경연대회를 통해 청소년들의 수준도 높아진 것을 보며 긍지를 느꼈다"고 포부를 전했다.

 

박명성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도 "지역 간의 문화 격차 해소를 DIMF가 해내고 있다"며 "DIMF가 가면 갈수록 좋은 해외작품을 유치하고 있어서, 한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독창적인 뮤지컬 도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 장익현 이사장, 배성혁 집행위원장과 더불어 한국뮤지컬협회에서도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협력해서 더 좋은 국제페스티벌로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 (왼쪽부터) 박명성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겸 DIMF 이사, 장익현 DIMF 이사장,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 최정원 뮤지컬배우 겸 DIMF 이사가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DIMF

이날은 DIMF 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뮤지컬배우 최정원은 "2006년 시작한 DIMF에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학교 다닐 때도 어떠한 직책을 맡은 적이 없는데, 이 자리에 이사로 참석하게 됐다. 우리나라에 뉴욕 브로드웨이 앞으로도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공식초청작 5작품, 특별공연 4작품, 창작지원작 5작품 등이 대구오페라하우스, 수성아트피아, 계명아트센터, 봉산문화회관, 아양아트센터, 문화예술전용극장 CT 등에서 열린다. 또한,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8작품, DIMF 뮤지컬스타, DIMF 뮤지컬 아카데미, DIMF 뮤지컬 콘서트, DIMF 백스테이지투어, 만원의 행복, 딤프린지 등 관련 행사도 펼쳐진다.

 

10주년을 맞이한 DIMF의 개막작은 6월 25일부터 7월 2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리는 '금발이 너무해'다. 원작 영화와 라이센스 뮤지컬로 공연되어 익숙한 작품으로,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X-Factor' 출신의 뮤지컬 스타 루시 존스가 주연으로 첫 내한 한다. 2011년 영국 '올리비에 로렌스 어워드'에서 최고 신작뮤지컬 상을 받은 바 있다.

 

▲ 제10회 DIMF 개막작인 '금발이 너무해'(영국). ⓒ 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선정 이유에 대해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작품의 대중화다. 뮤지컬은 문화산업이라 관객이 평가하고, 관객이 작품을 연장할 수 있다. 어떤 작품을 좋아할지 생각을 많이 했고, 전연령이 볼 수 있는 밝은 뮤지컬로 시작을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그전 DIMF 개막작이 평은 좋지만, 일반 관객이 보기에 무거운 작품들이라 힘든 반응이 있었다"고 밝혔다.

 

폐막작은 슬로바키아 작품인 '마담 드 퐁퐈두르'로 7월 6일부터 9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18세기 프랑스 루이 15세의 사랑을 받은 여인 '퐁퐈두르'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4년 '마타하리'로 DIMF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슬로바키아의 국민 배우인 시사 스끌로브스까가 '퐁퐈두르'로 출연한다.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한국에서도 라이센스로 공연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준비했다"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 문소아(왼쪽)와 정은규(오른쪽)이 창작뮤지컬 '장 담그는 날' 넘버인 '붕어빵송'을 부르고 있다.

그 외에도 러시아 특유의 집시 음악으로, 혼란스러웠던 러시아의 개방기와 변혁기를 표현한 작품 '감브리누스'(7월 8일~10일,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9,000대 1의 경쟁률로 들어갈 수 있는 중국 예술대학 '상해 음악원' 출신 아티스들이 항일전쟁 7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해상, 음'(7월 1일~2일, 계명아트센터), 지난해 '제9회 DIMF 어워즈'에서 '창작뮤지컬상'을 받은 '지구멸망 30일전'(6월 25일~26일, 봉산문화회관 가은홀)이 공식초청작으로 재공연된다.

 

이 밖에도 특별공연에선 2011년 초연 이후, 올해 초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서울 관객을 처음 접한 대표 DIMF 뮤지컬 '투란도트'(7월 7일~10일, 계명아트센터)가 새 넘버를 들고 돌아오며, 환경보호 메시지를 전하는 중국 가족뮤지컬 '개구리 원정대'(6월 24일~26일, 아양아트센터)가 선보여진다.

 

또한, 경주 출신 문신 '최치원'의 일대기를 다룬 경주문화재단의 뮤지컬 '최치원'(6월 25일~26일, 수성아트센터), 안동에서 일어난 실화를 토대로 제작한 '원이엄마'(7월 9일, 아양아트센터)가 지역제작 우수 창작뮤지컬 활성화를 위해 준비된다.

 

여기에 'DIMF 창작지원사업'으로 창작뮤지컬 5작품이 공연된다. 조선판 서바이벌 왕비 오디션을 표방한 '조선연애술사', 100년 전통의 종갓집 에피소드인 '장 담그는 날', 로렐라이 전설을 모티브로 한 '로렐라이', 연애 7년차 권태기에 접어든 커플의 해프닝을 다룬 '우당탕탕 열애기', 한국 전통 연희와 현대적 무대 예술이 만나는 '선택'이 그 주인공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엔 주요 작품의 넘버 시연이 진행됐다. 이 밖에 10살을 맞이한 DIMF와 관련한 주요 질의응답을 살펴본다.

 

▲ 16일 오전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제10회 DIMF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 DIMF

학술 세미나 계획은 있는가?
ㄴ 배성혁 : 이번 DIMF 10주년을 맞이해 '국제 뮤지컬 심포지엄'을 6월 22일 준비하고 있다. 창작 뮤지컬 활성화를 위해 포럼을 축제 기간에는 준비를 하지 않았지만, 차후 DIMF에서 창작뮤지컬 위한 전문 포럼을 구성하겠다.

 

최근 거창국제연극제가 개최를 포기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ㄴ 배성혁 : 거창국제연극제 이야기를 들었다.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 전 세계엔 여러 뮤지컬 페스티벌이 있지만, 제작장, 극장주, 투자자 등 전문가를 위한 축제가 대부분이다. DIMF는 규모 면에서 예산은 적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고 한다. 창작지원작을 무대에 세우는 것도 처음 시작했지만, 그 지원 금액에 대해 욕심이 차지 않는다. 이런 부분에 창작하는 이들이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구 공연은 어떤 느낌인가?
ㄴ 최정원 : 매 연말을 대구에서 공연한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 많은 도시가 있지만, 대구는 10년 전부터 DIMF가 생겨 관객층이 다양해졌다. 가장 먼저 공연이 매진되는 도시다. 대구 관객분들의 열정이 많아서, 배우들도 행복해한다. 올 연말에도 대구에서 '맘마미아' 공연을 할 예정이다.

 

▲ 배우 최정원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앞으로 DIMF가 지향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며, 현재까지의 성과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ㄴ 배성혁 : DIMF는 '뮤지컬로 행복한 도시, 대구'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했다. 경제적으로 침체한 대구에 활력소를 주고, 세계적인 공연축제로 만들어가고 싶었다. 또한, 창작뮤지컬 지원사업과 더불어 관광산업과 연관 지어 세계에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들이 올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여기에 미래의 뮤지컬 스타 발굴을 위해 'DIMF 뮤지컬 스타'를 만들고 있는데, 많은 신인 스타들이 DIMF에서 발굴됐다. 정성화, 김무열, 윤형렬, 박은태 등이 신인상을 받았다. 이런 것이 성과로 본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DIMF는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뮤지컬은 돈이 많이 들어서 축제라서 열기 힘들다. 부산에서도 DIMF 이후 뮤지컬 페스티벌을 만들었지만 없어졌다. 이것은 대구만의 특성이라 생각한다. 1,000석이 넘는 극장이 많고, 많은 관객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직접 섭외를 하고, 많은 부분을 설명했지만, 이제는 외국 많은 작품이 참여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이 온다. 이번 공식초청작들은 연락 온 것을 가지고 우리가 선정한 것이다. 차후 10년이 지나면,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처럼 참가작들이 공연장을 직접 빌려서 공연하는 자신감도 생기고 있다.

 

▲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대구엔 뮤지컬 전용극장은 없다. 계획과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
ㄴ 장익현 : 뮤지컬 도시 대구라고 해놨지만, 부끄럽게 공연장이 없다. '투란도트' 공연 때, 디큐브아트센터에 오니까 참 좋았다. 뮤지컬 전용극장은 성사단계에 있었다. 직접 민간 투자사업으로 뮤지컬 전용극장을 만들기 위한 입지 계획을 했고, 심의위원도 했지만, 불행하게 마무리되지 못하고 끝났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뮤지컬에 대한 대단한 관심이 있어서, 뮤지컬 관계자뿐 아니라 모든 분들에게 그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쉽지 않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 이사장 3년 재임기 중에 시장님과 함께 풀어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관광산업과 결합을 지향했다. 어떤 목표가 있나?
ㄴ 배성혁 : 사실 지난해 DIMF를 앞두고 메르스가 발생해 최악의 해를 보냈다. 당시 대만 '넌 리딩 클럽' 공연팀은 한국의 메르스 확산보다 DIMF라는 최고의 공연 축제에 참여하는 것에 더 큰 의의가 있다는 인터뷰를 해서 기사가 뜨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 관광객 수는 아주 적었다.

 

▲ 'DIMF 창작지원사업' 선정작품인 '선택'의 출연배우들이 '하회탈의 모든 것' 넘버를 부르고 있다.

일차적으로, 공연 축제의 가장 큰 장점은 공연 배우, 스태프 등 외국인 관계자가 오면 그것이 관광이 된다는 것이다. 역사가 깊어지면, 세계적인 공연축제에서 관광축제가 될 것이다. 국제축제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얼마만큼 오는가가 중요하다. '에든버러 페스티벌'도 40년 정도 되어서 관객들이 많이 찾아왔다. 대구엔 안동, 경주 등 인근 관광 문화 도시가 있고, 부산과도 한 시간 거리에 있다. 그만큼 관광지가 많아서 관광축제로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2013년부터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지만, 변호사로도 활동 중이다. 큰 영향이 있는가?
ㄴ 장익현 : 나는 복 받은 법조인이다. DIMF 이사장으로 전문가는 아니지만, DIMF를 안정화하고 발전시키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돼야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다. 뮤지컬을 자주 접하면서 대구 지역 법조인 중 부러움을 많이 받고 있다. 생활 자체가 활기차졌고, 동력도 되어서 재판할 때 열심히 잘하고 있는 것 같다.

 

DIMF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ㄴ 최정원 :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을 통해 앞으로 나와 함께할 인재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들의 공연을 지켜보니 프로 배우 못지않은 뛰어난 재능과 기량이 있다. 폐막식마다 시상식을 같이 하는데, 그 열정으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다. 그래서 올해도 많은 기대가 된다.

 

▲ 홍미금(왼쪽)과 최용욱(오른쪽)이 창작뮤지컬 '로렐라이'의 듀엣곡인 '내 손을 잡아'를 부르고 있다.

DIMF 어워즈에서 비전 선포식이 진행되는데, 어떤 내용인가?
ㄴ 배성혁 : 미래비전 선포식인 '비전 10년'을 발표할 예정이다. DIMF가 예산이 계속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조금씩 오르고 있다. 국비가 5억 규모고, 시비가 19억 정도 된다. 나머지는 후원금으로 약 30억이 덜 되는 규모로 축제를 열고 있다. 대구에선 큰 규모이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보면 적은 규모여서 이 금액 때문에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비전 10년'을 통해 우리가 축제를 대중화시키는 것에 따라 이런 예산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 본다. "대구를 넘어, 글로벌 DIMF"다. 세계의 숨은 작품을 찾아내는 작업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 나라의 주제를 제대로 해서 DIMF 작품과 공유하려 하고 있다. 뮤지컬 교육도 계속해나갈 것이며, 여기에 창작뮤지컬 지원작품을 더 활성화하는 것이 DIMF를 좀 더 국제적 축제가 되는 지름길이라 본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