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음식영화제, '오감만족 국제단편경선' 수상작 발표

ⓒ서울국제음식영화제

[문화뉴스 MHN 정보미 인턴기자] 제4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가 지난 4일 오후 4시 남산골한옥마을 천우각 광장에서 11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폐막식을 개최했다.

음식과 영화를 매개로 세계 곳곳 다양한 삶의 모습과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소통하는 축제인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개막작인 <알베르트 아드리아의 재구성>을 필두로 상설 섹션인 '새로운 맛의 발견', '클래식 레시피', '지속가능한 밥상', '맛있는 한국', '셰프의 스페셜'부터 올해의 특별전 '스페인의 맛', 그리고 국제경쟁부문인 '오감만족 국제단편경선'까지 총 7개 부문에서 21개국 52편의 장·단편 영화를 총 81회 상영했다. 

폐막식 무대에 오른 정우정 집행위원장은 "제4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가 10월 25일부터 11월 4일까지, 11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이제 막을 내린다. '먹는다는 것과 우리 삶의 관계를 돌아보는 맛있는 축제' 서울국제음식영화제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상영장을 찾아주고 뜨거운 지지를 보내주신 관객 여러분, 그리고 음식과 영화, 삶에 대한 풍부한 이야기로 알차고 유쾌한 시간 마련해준 게스트 여러분, 심사하느라 고민하고 고생하신 심사위원 여러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서울특별시와 영화진흥위원회, 남산골 한옥마을, 그리고 서울 남산국악당, 오뚜기를 비롯한 협찬사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눈에 띄지 않는 곳곳에서 힘을 실어주고 영화제를 만들어주신 집행위원 분들과 스텝들 그리고 자원활동가들 덕분에 영화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을 소중히 기억하며 내년에도 힘찬 걸음을 이어가겠다."며 영화제의 폐막을 선언했다. 

국제 공모를 통해 여러 문화권의 다채롭고 맛있는 상상력을 만날 수 있는 음식 소재 단편영화경쟁부문인 '오감만족 국제단편경선'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심사위원인 이철하 감독, 서태화 배우, 홍신애 요리연구가가 참석한 가운데 "음식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과 표현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영화를 한 편 한 편 볼 때마다 느꼈다. 음식이 꼭 먹어서 에너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영화 속에서 또 다른 에너지가 될 수 있으며 우리의 마음과 정신에 양식이 되어줄 수 있고 꼭 먹는 것만이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85개국 676편이 출품되었다는데 전세계에서 이렇게 많은 다양한 작품들을 보내왔다는 것도 놀라웠다. 한편으로는, 가족구성원 사이의 갈등, 친구들과의 이야기, 사랑 이야기 등 결국엔 보편적인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번 심사에 참여하면서 많은 배움을 얻어간다. 이 자리를 빌어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독특한 음식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라고 심사총평을 전했다. 

ⓒ서울국제음식영화제_대상 <안나와 바노, 욕조와 와인>

오감만족 국제단편경선 '대상'은 알렉스 넥토(러시아) 감독의 <안나와 바노, 욕조와 와인>이 차지했다. 시상에 나선 심사위원 이철하 감독은 "한숨에 보게 되는 재미있는 영화로 러닝타임이 훨씬 짧게 느껴졌다. 이렇게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영화를 대상으로 결정한 것은 영화제 심사에서는 일종의 파격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인류 최초의 음식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와인을 단순히 마시는 것으로만 보지 않고, 갈등 상황을 점점 더 고조시키고 결국에는 해결하는 또 한 명의 캐릭터처럼 다루고 있는 부분이 돋보였다. 극영화 속에 그루지야 전통 방식으로 와인을 만드는 자료화면을 배치했는데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알렉스 넥토 감독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성바실리성당을 배경으로 찍어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의 심장부에서 인사를 전한다. 수상을 하게 되어 영광이다. 폐막식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마음만은 함께하고 있다. 지금 현재 새로운 단편영화 작업에 들어가 있다. 이번에도 술에 대한 작품이다. 내년에도 새로운 작품으로 만나길 바란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서울국제음식영화제_심사위원특별상 <커리의 맛>

이어 '심사위원특별상'은 새뮤얼 루스탄디(인도네시아) 감독의 <커리의 맛>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 서태화 배우는 "언어, 말보다 강한 '음식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다. 다문화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종교, 인종, 민족, 세대의 대립과 갈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도구로 그 무엇보다 적절한 것이 음식인데, 그 점을 잘 간파해서 만든 영화다. 설명하기 보다는 보여주는 데에 충실하고, 대사량이 적은 만큼 더 화면에 집중할 수 있었다. 깔끔한 연출, 아름다운 영상과 더불어 주인공 할아버지의 섬세한 표정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인도네시아 안에서 중국계와 이슬람계의 대립, 아버지와 딸의 갈등을 돼지고기 찜요리인 바쿠테와 닭고기 커리에 담아 훌륭하게 표현해 냈다."고 평했다.

 

ⓒ서울국제음식영화제_관객상, 특별언급 <치킨 파이터즈>

총 14개국 21편의 단편 영화 중에서 관객 투표를 통해 가장 인기를 얻은 작품에 돌아가는 '관객상'은 고현지(한국) 감독의 <치킨 파이터즈>가 선정됐다. 고현지 감독은 무대에 올라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았던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신 서울국제음식영화제에 감사 드린다. 꿈이 너무나 소중해서 이용당하기 일수인 청춘들의 이야기를 세 친구의 갈등을 통해 그린 영화다. 영화를 보고 많은 분들이 용기와 위로를 얻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면서 꿈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함께 무대에 오른 배우 민수현은 "연기로 상을 받는 게 처음이다. 앞으로도 저를 찾아가면서 뚝심 있는 배우가 되겠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국제음식영화제_특별언급 <마지막 카놀리>

한편 심사위원들은 안타깝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논의 선상에 올랐던 작품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두 편의 영화를 '심사위원특별언급' 작품으로 꼽았다. 심사위원 홍신애 요리연구가는 "음식을 소재로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로, 담담하게 표현하지만 큰 울림을 주고 진정성이 돋보이는 다큐멘터리"인 가에타노 디 로렌초(이탈리아) 감독의 <마지막 카놀리>와 "치킨을 먹다가 싸우는 세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요즘 젊은 세대의 고민을 솔직하고 발랄하게 표현"한 고현지(한국) 감독의 <치킨 파이터즈>를 '심사위원특별언급' 작품으로 소개했다. 특히 <치킨 파이터즈>는 '심사위원특별언급'과 더불어 '관객상'도 수상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제4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폐막식을 끝으로 내년에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기약하며 11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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