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차를 맞는 북한 이탈주민과 함께하는 문화나눔

ⓒ 에스이엔티소프트
[문화뉴스] '남과 북이 하나되는 문화소통' 행사가 27일 오전 10시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열린다. 
 
 
행사에 참여한 40여명의 참가자들은 서울미래유산인 서울대 예술관 앞 계단에 줄 맞춰 앉아서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 시험을 봤다. '이과'의 시험은 '구구단을 외자'이고 '문과'의 시험은 '끝말잇기'였다. 아이들이나 좋아할 것 같은 이 놀이를 서울미래유산 답사팀은 연신 폭소를 터트리며 즐겼다.
 
서울미래유산이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에서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이다. 서울의 남쪽 관문인 관악구는 1960년대에 서울로 편입되었기 때문에 서울 중심부에 비하면 서울미래유산이 적다. 관악구에 있는 서울미래유산은 '서울대 예술관', '미당 서정주 작업실', '조각가 전뢰진 작업실', '콜럼버스 스넥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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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 놀이로 소통한 참가자들은 센트컬처 사무실이 있는 관악구 공유공간 '난향꿈둥지'에서 북한음식을 체험했다. 체험 음식은 순대와 농마국수였다. 남한의 순대가 주로 당면순대라면 북한식 순대는 찹쌀피순대다.
 
북한은 깨끗하게 씻은 소장에 야채와 찹쌀 그리고 선지를 섞은 재료를 깔때기로 넣어 순대를 만든다. 완성된 순대는 끓는 물에 삶아 적당히 익었을 때 꼬챙이로 구멍을 뚫어 준다. 그래야 순대가 터지지 않는다. 북한 이탈주민들은 우리식 당면 들어간 순대가 맛이 없어서 직접 만들어서 먹는다고 했다. 북한식 찹쌀피순대와 서울미래유산인 장수막걸리는 환상의 궁합이었다.
찹쌀 피순대로 허기가 채워지자 감자의 전분으로 만든 농마국수를 만드는 체험이 이어졌다. 북한 이탈주민인 조은애씨는 "농마국수를 7년 만에 먹는다. 북한을 떠나고 처음 먹어본다. 고향의 맛, 배고픔을 달래는 맛이다. 배고플 때 먹었던 맛이 제일 맛있다"고 밝혔다.
 
센트컬처 문화사업팀 송일근 팀장은 "센트컬처는 사회적 취약계층과 함께 문화를 체험하면서 '계층, 세대, 지역' 간의 문화소통을 목적으로 문화나눔을 진행하고 있다"며 "문화로 소통하고 나누기 위해서는 마음이 열려야 하는데 단순한 만남으로는 마음을 열기가 어려워 답사 때마다 놀이를 통해 마음을 여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도 센트컬처 대표는 “북한음식 체험은 남한사람에게는 북한음식을 체험하는 기회이지만 북한사람에게는 고향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이다. 내년에는 북한음식 체험 기회를 좀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입이 열려야 마음이 열린다는 말이 있듯이 서로 음식을 나누며 소통하면 더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 이탈주민과의 소통에 관심있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참가비는 없다. 참가문의는 전화 혹은 이메일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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