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쓰는 단어 제대로 알기

   
▲ 예능에서 쓰이는 아방가르드 용어 ⓒKBS해피투게더

[문화뉴스] 일상 속에서 쓰이는 예술 용어 제대로 알아보기 "아방가르드"

프랑스어인 아방가르드(avant-garde)를 직역하면 전위가 된다. 아방가르드는 본래 군사용어로, 전쟁에서 본대에 앞서 적진의 선두에서 적의 움직임과 위치를 파악하는 병사를 의미한다. 이것은 이후 러시아 혁명 당시 계급투쟁의 선봉에 서서 목적을 향해 뭉친 정당과 그에 속한 당원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게 되고, 이것이 19세기 프랑스에서 기존의 예술과 달리 혁신과 실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기류를 반영하여 예술 운동에 적용되면서부터 예술 용어로 사용되게 되었다. 
 
'아방가르드'라는 이름은 1968년 미국에서 허브 루발린이 디자인한 서체의 이름이기도 한 동시에, 랄프 긴즈버그와 함께 만든 잡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제목 자체만큼이나 잡지는 당시 주요 이슈였던 인종주의와 성차별, 여성의 인권을 중심으로 다루면서 전위적인 내용으로 가득했다.
 
   
▲ 허브 루발린과 랄프 긴즈버그의 잡지 <아방가르드>
아방가르드를 주창한 사람들은 세계대전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들의 정신은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사상 및 예술적이거나 문화적인 틀에 물음표를 던지면서, 반사회적인, 혹은 비사회적인 특징에 의존하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종래의 관념과 가치를 부정하고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려는 진보적인 예술 경향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문학, 미술, 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어난 예술적 경향이다.
 
세계대전과 함께 나타난 전위예술은 기성 예술에의 반항이나 혁명 정신 그 자체가 대중사회의 다양한 풍속 속에 확산하여 전위예술은 특정 유파나 운동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경향의 예술을 총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인간 이성과 합리성을 지향한 모더니즘의 계열에 속하며, 1920년대에 일어난 표현주의 ·미래주의 ·다다이즘 ·형식주의 등의 감각적 ·추상적 ·초현실적인 경향의 여러 운동을 포함한다.

   
▲ 현대미술의 시작이라고 불리우는 마르셸 뒤샹의 <샘>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여러 운동을 통틀어 모던 아트라고 말하는 경향이 많으나, 더욱 넓은 견지에서 말한다면 19세기 예술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주의(리얼리즘)에 대한 반항운동이자, 제1차 세계대전 후에 일어난 아방가르드 운동의 한 형태였다. 
 
문학적으로는 아방가르드의 대표적인 작가로 랭보(J. Rimbaud), 위스망스(J. Huysmans), 말라르메(S. Mallarme) 등을 꼽아볼 수 있는데, 이들의 작품에서는 공통으로 현실에서의 소외감을 확산시킨 절대적인 자유에 대한 동경과 환상의 세계에 대한 열망을 실험적인 방식으로 표현해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후 아폴리네르(G. Apollinaire)는 기계 문명의 발달 위에 찾아온 허무 의식을 발견하고 입체파의 이론적 지도자가 되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 중 스위스 취리히에서 일어난 다다이즘은 전쟁의 잔인성에 대한 증오와 합리적인 기술 문명의 부정, 일체의 억압과 제약을 거부하는 경향을 띠면서 예술에 존재하고 있는 전통과 가치 기준의 파괴를 지향하여 문학사에서 새로운 갈래를 이룩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 해체주의 패션을 추구하는 마틴 마르지엘라의 H&M과의 콜라보레이션 패션쇼 중 ⓒFashionn
우리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패션계를 살펴보면, 아방가르드한 패션은 예능인의 스테이지 코스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발한 패션이나 패션쇼 등에서나 볼 수 있는 보이기 위한 패션을 가리킨다. 혹은 의상을 조형예술의 하나라는 입장에서 발표되는 것으로, 기성개념인 의복을 예술로서 바라보는 입장에서 쓰이기도 하며, 옷을 매우 잘 입는 사람들의 톱 패션이라고도 한다.
 
한국에서 흔히 특이하고 기이한 옷을 입은 사람을 일컫는 "아방가르드"는 아방가르드의 진보적인 정신은 제거되고, 단순히 외적으로 독특한 스타일만 뜻하는 용어로 자리매김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문화뉴스 김진영 기자 cind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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