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당국, '관광 상품 판매하지 말라' 경고에도 투어 보트 운영 계속돼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흘러넘친 용암 덩어리가 인근 해상에 있던 관광객 보트에 떨어져 23명이 부상당했다.

[문화뉴스] 미국 하와이 제도의 하와이섬(일명 빅 아일랜드) 동안 킬라우에아 화산이 두 달 넘게 분화하고 있는 가운데, 화산에서 흘러넘친 용암 덩어리가 인근 해상에 있던 관광객 보트에 떨어졌다.

16일(현지시간) 하와이 카운티 방재당국은 이 같은 소식을 알리며 23명이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주말 '라바 오션 투어 보트'라는 관광업체에서 운영하는 보트로 용암 덩어리가 날아들면서 보트 지붕에 농구공 크기만 한 구멍이 났다.

또 우박만한 작은 용암 덩이가 쏟아졌다.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바닷물에 닿으면서 작은 폭발을 일으켜 '용암 폭탄'이 날아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화산 전문가는 "용암은 섭씨 1000도가 넘어 차가운 물에 닿으면 순간적으로 작은 바위 덩이가 발사체처럼 주변으로 날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멍이 난 보트의 모습

용암 폭탄으로 인해 보트 탑승객 한 명이 크게 다쳤으며, 22명은 가벼운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와이 카운티 방재당국 관리는 "부상자 4명은 병원에 옮겨졌다. 한 명은 대퇴골 쪽을 크게 다쳤다"고 설명했다.

용암 폭탄을 직접 본 목격자들은 "용암 덩이가 투어 보트의 천장을 뚫고 떨어졌고, 일부는 관광객들을 바로 위협했다"고 진술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화산학자 웬디 스토벌은 "용암 폭탄은 가공할 위력을 갖고 있다. 때로는 반경 몇 킬로미터까지 날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방재당국은 용암에 의한 부상 가능성을 경고하며 화산 분화 주변 지역에서 관광상품을 팔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관광업체들은 킬라우에아 화산을 테마로 한 관광상품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해당 관광업체 역시 "용암이 흘러내린 바닷가 주변으로 전에 볼 수 없는 짜릿한 경험을 하는 관광 일정"이라고 소개하면서 투어 보트 운영을 계속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와이 화산관측소는 앞서 킬라우에아 화산이 큰 폭발을 일으킬 경우 냉장고 크기 만한 암석 덩이가 반경 수 ㎞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3일 분화한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지금까지 흘러나온 용암의 양은 2억5000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10만 개를 채우고도 남을 만한 엄청난 양이다.

웬디 스토벌은 "근래 화산 분화 기록에서 이런 정도의 용암 분출 규모를 목격한 적이 없다"면서 "1955년과 1960년 킬라우에아 화산 분화, 1984년 마우나 로아 화산 분화 기록을 모두 추월했다"고 말했다.

분화 당시 킬라우에아 화산은 규모 5.0의 강진과 함께 용암 분출을 시작했으며 이후 수백 차례 지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수십 군데 분화구 균열에서 섭씨 1200도~2000도의 용암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산학자들은 킬라우에아 화산이 다시 대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강력한 에너지의 폭발이 일어나면 냉장고만 한 크기의 암석 덩이가 반경 수 ㎞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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