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호흡기 질환보다 혈관성 질환 발생에 더 영향 미치고 있어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 중 약 47% 가량은 뇌졸중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문화뉴스] 미세먼지가 일반적인 인식과 다르게 호흡기 질환보다는 뇌졸중 등 혈관성 질환 발생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대한뇌졸중학회는 25일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팀이 2015년 우리나라 지역별 초미세먼지(PM 2.5) 농도와 기대수명, 질병과 생존 기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 중 절반 가까이는 뇌졸중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사결과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47%는 뇌졸중, 27.8%는 심장질환, 19.6%는 폐암 순으로 나타났다.

한 해 동안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1만1900명으로 집계됐다. 질환 별로는 뇌졸중이 47.4%(5646명)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심장질환 27.8%(3303명), 폐암 19.6%(2338명)이었다. 

미세먼지를 떠올렸을 때 호흡기 질환과 가장 밀접할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결과다.

초미세먼지는 입자가 너무 작아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모세혈관을 뚫고 혈액에 침투하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홍윤철 교수는 “미세먼지를 관리하면 그만큼 사망의 숫자를 줄일 수 있다. 우리가 WHO 기준까지 미세먼지 농도를 내린다면, 1년에 8000명 정도의 사망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이런 연구결과가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와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WHO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는 질환별로 뇌졸중과 허혈성 심장질환이 각각 40% 수준으로, 이를 합하면 전체 중 80%의 비율을 차지한다. 나머지 20%는 폐암과 호흡기 질환이었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성인기보다 성장기의 미세먼지 노출을 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정호 대한뇌졸중학회 이사장은 "미세먼지 중에서도 초미세먼지는 기관지 섬모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우리 몸에 흡수된다"며 "미세먼지가 혈액 속에서 돌아다니면서 염증 반응 증가, 동맥경화증 악화, 혈관세포 기능 저하 등에 따른 부정맥을 유발하고, 이게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학회는 성인기보다 성장기의 미세먼지 노출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나 이사장은 "뇌졸중 사망률과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건 현재 이 지역에 살고 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성장기 또는 청년기에 이 지역에 살았는지 여부"라 강조하며 "이는 젊은 시절부터 미세먼지 등의 위험요인에 노출됐는지가 건강에 중요하다는 의미인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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