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26일 오후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뮤지컬 '무한동력'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지난 24일 개막한 뮤지컬 '무한동력'은 스토리텔링 면에서 국내 최고의 웹툰 작가로 손꼽히는 주호민 작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해 2015년 초연을 올렸다. 취업 준비생, 공무원 준비생, 괴짜 발명가, 아르바이트생, 고3 수험생, 사춘기 소년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내용으로 관객들의 공감을 얻은 초연에 이어 재연은 원작 웹툰 연재 10주년을 맞이해 김동연 연출과 새로운 캐스트가 합류했다.

장선재 역에 오종혁과 김바다, 진기한 역에 임철수와 안지환, 한원식 역에 김태한과 윤석원, 한수자 역에 박란주와 정소리, 김솔 역에 김윤지와 정우연, 한수동 역에 신재범이 출연한다.

 

김동연 연출과 함께할 창작진으로는 이지혜가 작, 작곡, 프로듀싱까지 맡으며 존재감을 뽐내고, '레드북'의 한정석 작가가 드라마터그로 참여했다. 또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을 만든 채한울 음악감독, 마니아들에게 인기 높은 '끼리끼리'를 만든 송희진 안무가, 최고의 무대 디자이너로 꼽히는 오필영 무대디자이너, 이동진 조명디자이너 등이 참여한다.

'랑'의 안영수 대표가 사회를 맡은 이날 프레스콜은 '팅탱쏭', '내 청춘',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떠나셨네', '기계에게', '가늘고 길게', '좋아해', '모르겠어', '꿈은 아니겠지?'까지 총 8장면의 하이라이트를 시연했다. 장면들은 선재가 하숙집에 도착해서 사람들과 알게되는 초반부터 꿈과 현실의 기로에 놓여 좌절하면서도 다시 도전하는 과정과 함께 각 캐릭터의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씬들이었다.

하이라이트 시연 후에는 전배우와 함께 김동연 연출이 자리해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지난 번에 바로 이곳에서 코믹한 캐릭터를 했었다. 이번 작품도 잔잔하면서 코믹한 분위기가 있는데 자신의 캐릭터는 어떤 인물인가. 또 시연 장면을 볼 때 김바다 배우와 캐릭터가 상당히 달라보인다.

ㄴ 오종혁: 이번에 '무한동력'을 하면서 캐릭터 잡기 왜 이렇게 힘들지? 싶었다. 그런데 그동안 제가 지나친 캐릭터들이 좀 자극적인 게 많았는데 이번에 무척 평범한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고 해서 오히려 그동안 첨가됐던 MSG를 빼고 연기하는 게 힘들었고 연출님께서 평범한 역할을 더 자연스럽게 하면 될텐데 뭘 자꾸 추가하려고 하냐고 하셨다. 웃기는 건 다른 역에게 맡기라고 해서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연습실에서 김바다 배우가 연기하는 거 보니까 정말 '김바다'처럼 하더라. 그래서 그냥 '오종혁' 같은 게 뭘까가 고민이었고 너무 저처럼 하면 마이너스되고 무거운 면이 있어서 밝은 27세를 연기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ㄴ 김바다: 저도 비슷한데 많지 않은 제 필모를 돌아보면 평범함과 거리가 있는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최근 역에선 아버지를 죽이기도 했고, 그런 '센' 캐릭터를 했던 것 같은데 그래선지 평범한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나 열망이 있던 것 같다.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됐을 때 기대도 걱정도 됐다. 평범함이란 말이 좀 어려운 것 같았다. 평범하기에 관객들의 공감을 사야하는 면이 있는데 내가 그런 걸 잘 모르는 것 같더라. 저는 배우가 여러가지 직업군 중에 하나고 유별난 직업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데 좀 특이한 직업군이다보니 또래의 직장인 친구들과는 다른 고민을 하더라. 공연을 보는 관객들과 고민이 맞닿은 지점이 있나? 그걸 놓치는 점이 있다는 걸 선재를 맡으며 깨달았고 거기에서 출발한 것 같다.

ㄴ 김동연: 늘 더블 캐스팅을 하다보면 이 배우는 이런 면이 이런 장면과 잘 맞고 저 배우는 저런 면이 저런 장면과 잘 맞는데.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둘을 약간 섞으면 좋지 않을까 말하곤 한다. 이번에도 두 배우가 그런 면이 좀 있었지만, 자기만의 개성을 잘 찾아서 공연을 올린 것 같아서 기쁘다.

 
 

창작가무극 '신과함께_저승편'도 연출했다. 주호민 작가 작품을 뮤지컬로 옮길때 장점이나 매력이 있다면 뭔지. 또 평소 재연이나 삼연에 많이 참여해 좋은 매력을 이끌어내는 연출인데 이번 작품에선 어디에 초점을 맞췄는지.

ㄴ 김동연: 제가 계획한 건 아닌데 비슷한 시기에 '신과함께'와 '무한동력'을 연이어 올리게 됐다. 그래서 두 작품을 준비하며 원래 좋아했던 작품들이지만, 웹툰도 다시 봤다. 뮤지컬로 만든다길래 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작품을 맡게 됐다. 둘 다 다른 작품 같지만, 관통하는 게 있다. '평범한 사람'이란 말이 두 작품 모두 많이 나온다. '신과함께'는 김자홍이란 평범한 사람이 저승에 가서 심판받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무한동력'은 사회적 약자기도 하면서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나와 닮은 사람들, 평범하면서도 평범치 않은 진기한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선재의 모습. 이런 모습들을 통해서 평범한 사람이 가진 긍정적인 에너지가 우리가 가져야 할 힘이고 내가 만들고 남에게 나누며 사회를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자체가 '무한동력'이 아닐까 하며 만들었다. 재연, 삼연에 참여하는 건 작품마다 각자의 매력이 달라서 제가 어떻게 해석해서 올려야 할까를 많이 고민하는데 '무한동력'의 경우에는 웹툰이 원작이긴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무척 기복이 없는 작품이다. 예를 들면 누가 죽거나 하는 큰 위기가 없다. '신과함께'는 매번 큰 위기라면 '무한동력'은 반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재를 통해서 일상을 느끼는 삶을 살아가는 것. 면접을 보고 내 꿈을 찾아간다는 것이 어떤 드라마보다도 개개인에게 드라마틱한 사건이다. 그걸 어떻게 뮤지컬 언어로 무대로 옮길 수 있는가, 작가님과 드라마터그를 맡아준 한정석 작가와 이야기를 많이 나눈 것 같다. 어떻게 무대적으로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게 어떻게 관객들에게 재미있고 흥미롭게 전달될 수 있을까 하며 준비한 것 같다.

▲ 김동연 연출

무대도 일부 바뀌는 등 변화가 있는데 초연과 어떤 면에서 변화를 시도했는지.

ㄴ 김동연: 저는 초연을 한 번 봤다. 그땐 제가 연출할지 몰랐다. 재연하며 받아본 대본은 작가님이 좀 새로운 방향으로 고치셔서 거기에서 시작했다. 관객들의 시점이 중심에서 흩어지지 않고 보려면 선재란 인물을 통해 하숙집의 인물을 만나고 그 안에서 연결되며 흘러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웹툰은 에피소드의 형태라면 무대는 2시간 안에 끝내야 하니까 뮤지컬 공식 안의 방식으로 풀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선재가 하숙집 사람들을 만나고 그를 통해 내 안의 모습을 만나고, '무한동력'을 마지막에 같이 돌리는 면 등이 좀 달라진 것 같다. 그런 기승전결을 매끄럽게 하는 부분, 현실을 판타지로 바꾸는 부분 등을 다채롭게 바꾸려고 했다.

ㄴ 김태한: 배우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다. 중간의 에피소드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설정됐고 다채롭고 재밌는 부분이 생긴 것 같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한동력'이 돌아가게 되는 모습에서 모두가 다 같이 돌리게 되는데 그게 현실인지 환상인지는 알 수 없다. 좀 더 재밌어진 것 같다(웃음).

ㄴ 박란주: 연출님이랑 태한 배우가 다 말씀해주셨다. 저는 하면서 느낀 점이 좀 더 웹툰에 가깝게 아기자기하고 캐릭터로 보일 수 있는 인물로 업그레이드 됐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없다. 초연도 너무 사랑했고 재연도 더 사랑하게 됐다.

 

자신의 캐릭터인 '진기한'과 닮은 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ㄴ 임철수: (안)지환 배우는 평소 생활이 '진기한'인 것 같다. 냄새 맡는 것도 그렇다(웃음). 그래서 소스를 좀 많이 따왔다.

ㄴ 안지환: 저도 (임)철수 배우가 '진기한' 같다고 생각했던 게 철없는 형 같았다(웃음).

아버지인 원식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는가.

ㄴ 윤석원: 평범한 아버지다. 기계 좋아하고 가족 사랑하는 아버지인 것 같다.

 

특이한 경력이 있다. 대학교 졸업공연 때도 '무한동력'의 '김솔' 역을 했었다고 들었다. 이번 공연은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

ㄴ 김윤지: 우선 제 머리 스타일이다. 학교에선 머리가 길어서 좀 청순했다. 그래서 선재가 절 좋아하는데 불편함이 없었을 거 같은데 지금은 '김솔'의 개성을 살렸다. 이번 공연에서는 제 사랑스러움을 선재 오빠들에게 좀 더 보여드리겠다.

여타 작품들처럼 공약을 걸어본다면.

ㄴ 박란주: '무한동력' 배우장 박란주다(웃음). 팀 막내인 (신)재범이가 극 중에서 래퍼를 꿈꾸는 친구다. 10회 매진이 된다면 '쇼미더머니' 이번 시즌에 수동이의 랩을 가지고 예선을 참여하고 저희는 셀프카메라로 함께 따라가서 결과 보고하겠다(웃음). 많은 관심 가져달라.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배우들은 마치 정말 가족인 듯 지나치게 친하거나,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무한동력'과도 같이 이루기 힘든 꿈을 향해 달려야 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작품에 투영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뮤지컬 '무한동력'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7월 1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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