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중 탈영병의 대사

   
 

[문화뉴스] "어차피 세상은 전쟁이고, 우리는 모두 군인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느 한 탈영병의 절규가 가슴에 사무친다.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다양한 시공간 속의 '군인'들에 집중한다. 2015년 대한민국에서 규율과 강압, 폭력 속에서 탈영을 감행한 병사, 1945년 일본 오키나와에서 자살특공대를 선택한 조선인 가미카제, 2004년 이라크 팔루자에서 살아남기 위해 납치와 살인을 반복하는 이라크 무장단체와 한국인 인질, 그리고 2010년 대한민국 백령도에서 왜 자신이 죽었는지 알 수 없는 천안함의 선원들.

 

   
 

연극을 통해 여러 군인들의 불행을 목도했다. 그리고 이내 현재 우리의 시공간과 가장 맞닿아 있는 한 탈영병의 절규가 우리의 억눌린 가슴을 해방시킨다. "세상은 전쟁이고, 우리는 모두 군인이다"라는 대사다. 가해자를 누구라 지목할 수 없는 속수무책의 피해들만이 만연한 가운데, 피해자들은 울부짖으며 삶을 포기하거나 좌절하거나 증오한다. 누가 누구에게 총구를 겨누는 지조차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육탄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쟁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니, 우리 도처에서도 쉽사리 일어나고 있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없는 무자비한 세계 속을 침묵의 전쟁이라 해도 무방해 보인다. 모든 전쟁은 불행하다. 그 전쟁에 내몰리는 군인들은 더더욱 불쌍하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결국 군인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불쌍하다.

  * 연극 정보

   - 연극 제목 :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 공연날짜 : 2016. 3. 11 ~ 27.

   - 공연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 작, 연출 : 박근형

   - 출연배우 : 장연익, 박윤희, 강지은, 한윤춘, 성노진, 임진웅, 서동갑, 고수희, 권태건, 이원재, 오순태, 이호열, 김국진, 김병건, 김경일, 김동원, 심재현, 안연주, 황보란, 신사랑, 나영범, 안지환 등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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