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BS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2017 SBS 연예대상이 '반전의 시상식'을 만들어냈다.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말이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SBS 상암동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17 SBS 연예대상은 전현무 추자현 이상민이 MC를 맡았다.

그동안 가져왔던 SAF(Seoul Awards Festival) 콘셉트에서 벗어난 첫번째 시상식인 만큼,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왔고, 시상식이 진행되기 앞서 지난해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로 대상을 받았던 신동엽의 2연패냐, 시들해져가던 '런닝맨'을 부활시킨 유재석이냐, '정글의 법칙'을 안정적으로 끌고 간 김병만, 그리고 SBS에서 프로그램을 2개나 하고 있는 김구라로 대상 후보 4파전으로 압축되었다.

대상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까지 대상 후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중은 당연하게 신동엽, 유재석, 김병만, 김구라 4명 중 한 명이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SBS 측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이들은 언급했다. 다름아닌 '미우새' 고정패널로 출연하여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네 명의 어머니 이선미(김건모 어머니), 지인숙(박수홍 어머니), 이옥진(토니안 어머니), 임여순(이상민 어머니) 여사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수상자였다.

지인숙 여사는 "너무 떨려서 말이 잘 안나온다. '미우새'가 잘될 줄 몰랐는데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고, 토니안 어머니 이옥진 여사는 "아들들 오니까 참석만 한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받게 되서 심장이 떨린다. 많은 분들이 '미우새'를 시청해주신다는 걸 잘 안다. 모두 행복하길"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상민 어머니인 임여순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못하자, 이상민은 눈물을 흘리는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 ⓒ SBS

하지만, 문제는 방송 끝난 직후 '미우새' 어머니들이 대상을 받은 것에 대해 네티즌 사이에서도 왈가왈부될 만큼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머니들의 수상에 이의를 제기하는 첫번째 문제는 이들이 예능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시상식은 예능인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예능인들을 위한 축제인데, 연예인도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주는게 이 시상식의 취지에 맞느냐는 점이다. 

특히나, 김구라가 서장훈의 대상수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방송 시작한지 3년 밖에 안된 서장훈에게는 대상 안 준다. 예능계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대상이라는 것이 만만치 않고 서장훈 또한 연예계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데다가 축하무대로 춤도 안추려는 사람에게 대상은 말도 안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나, 이 발언 뒤 바로 방송 나온지 1년이 조금 넘은 일반인 어머니들의 대상 수상 때문에 재조명받고 있다.

▲ ⓒ MBC

물론, 어머니들의 수상에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어머니들의 출연 덕분에 '미우새'는 매주 일요일 늦은 오후시간대에 꾸준히 시청률 20% 이상을 기록할 수 었었고, 이들의 토크가 진정성을 받으며 흥행의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일반인 대상 수상은 이미 2013년 MBC의 '아빠! 어디가?' 팀이 대상을 받으면서 일반인 수상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예능인 중심에서 이제는 관찰 예능, 일반인 예능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납득할 만한 사유다.

그러나 이 수상에 두번째 문제는 바로 후보에도 없던 이들에게 예고 없이 단체수상으로 주어졌다는 점이다. 지난 2007년에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로 올랐던 유재석이 아닌 그가 이끄는 '무한도전' 팀 전체에게 대상을 줬다가 큰 비난을 받았고, 4년 뒤인 2011년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에 있던 이승기가 아닌 그가 속한 '1박2일' 팀 전체에게 대상을 수여했다가 손가락질만 당했던 전례가 있었다. 양 방송사를 상징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사건으로 프로그램에 옥에 티를 남기는 참사를 낳았던 적이 있다.

▲ ⓒ MBC, KBS

즉, 앞서 언급되었던 두 사건을 고려한다면, SBS도 어머니들에게 돌아올 후폭풍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금까지 대상수상자들은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 언제나 논란의 중심에 서 온데다가, 특히나 올해는 명확한 활약을 보여준 프로그램이 없다보니 누가 받더라도 논란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이 상황에서 굳이 '미우새' 어머니들에게 대상을 줘 논란의 중심으로 만들어야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 수상에 참지 못하고 악성 댓글들이 달린다면 댓글을 단 이들이 문제이지만, 뻔히 보이는 위험에 굳이 어머니들을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SBS에서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과거 2015년 연예대상에서 김구라는 "유재석이 대상을 수상해야 세상이 평화로워 진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연예대상을 향한 관심과 비판의 수위는 상상초월이다. 지금으로선 '미우새' 어머니들에게 악성댓글이 달리지 않길 바랄 뿐이지만, 이 논란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는 그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syrano@mhnew.com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