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무근-나원탁 롯데 이적, 백민기-유재유는 두산으로

▲ 충암고 시절의 유재유. 고교 시절에는 되려 타자로 더 많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난 27일, 두산 베어스가 보상 선수를 뽑는 것으로 FA 시장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나머지 시장에 남은 FA들은 잔류 혹은 보상 선수 없이 타 구단 이적이 유력시되는 만큼, 사실상 보상 선수 지명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봐도 좋다.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하여 타 구단으로 이적한 FA들은 총 4명. 강민호(롯데→삼성)와 황재균(롯데→kt), 민병헌(두산→롯데)과 김현수(두산→LG)가 그러했다. 해외파를 포함하여 롯데와 두산에서 각각 두 명의 FA들이 타 구단으로 이적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도 했다.

타 구단 이적을 선택한 네 명의 선수들은 새로운 둥지를 얻는 대가로 엄청난 부(富)를 손에 넣었다. 계약금을 포함한 네 명의 몸값만 무려 363억에 달하기 때문. 올해에도 높은 몸값을 자랑했던 선수들이 자기 몫을 다 했던 만큼, 내년에도 그러한 경향이 이어질지에 대한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될 일이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FA를 통하여 반대 급부로 이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보상 선수들의 활약 여부다. 즉시 전력인지 아닌지를 떠나 각 구단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선택을 받은 만큼, 이들 네 명이 친정팀을 상대로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롯데의 선택은 신의 한 수?
투수 조무근-포수 나원탁 '지목'

▲ 성균관대 시절의 조무근. 1학년 때에는 모교의 전국 무대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이번 FA 시장에서 롯데는 가장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몸담았던 황재균이 kt로, 주전 안방마님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했지만, 내부 FA인 손아섭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고, 두산에서 민병헌을 데려오면서 공격력 공백을 최소화했다. 그러면서 보상 선수로 투수 조무근(26)과 포수 나원탁을 지목했다. 그리고 이는 20명 보호선수 외 명단 범위 내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장신 투수 조무근은 사실 상원고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던 기대주였다 비록 당시에는 지명을 받지 못하고 성균관대로 진학했으나, 대학 진학과 함께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kt에 지명을 받으면서 프로 입성에 성공, 2015년에 43경기 8승 5패 4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1.88을 마크하면서 프리미어 12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이후 2년간 잠시 주춤했으나, 큰 키(198cm)에서 뿜어져 나오는 150km의 속구가 일품이라는 점에는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포수 나원탁은 롯데의 기둥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던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선택할 수 있었던 최선의 대안이기도 했다. 세광고 시절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청소년 대표팀으로도 선발된 바 있고, 홍익대 진학 이후 포수 출신 장채근 감독의 지도를 받아 한층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지난해 신인지명 회의에서 삼성에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올해 1군 기록은 12경기에 불과하지만, 포수 한 명이라도 아쉬운 롯데 입장에서 내부 경쟁을 일으킬 수 있는 좋은 인재임에는 틀림없다.

▲ 세광고 시절부터 주목을 받은 포수 나원탁. 신인지명 회의에서 보인 밝은 미소가 높은 순번 지명으로도 이어졌다. 사진ⓒ김현희 기자

두산의 선택도 최선?
외야수 백민기-투수 유재유 '간택'

반면 두산은 롯데와는 반대로 주요 FA들의 이적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러나 그 선택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적을 선택한 재원들이 모두 외야수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박건우,김재환이 외야 두 자리에 굳건히 버티고 있고, 정진호와 국혜성 등이 나머지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현 상황도 고려해 봄직했다. 여기에 내년에는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중인 정수빈도 돌아온다. 운영의 묘를 살린다면, 되려 현 전력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두산의 선택을 받은 두 명의 보상 선수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성남고-중앙대 졸업 이후 2013 신인지명회의에서 롯데에 2차 5라운드 선택을 받은 외야수 백민기는 사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던 유망주였다. 지명 이후 3년간 겨우 47경기밖에 출장하지 않아 판단할 수 있는 모수도 적다. 그러나 고교/대학 시절에는 정교한 타격감과 준수한 주루 센스로 꽤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상무나 경찰 야구단에 입대를 하지 못했지만, 2015 시즌 직후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만큼 내년 시즌부터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제대로 성장해 줄 경우, 대기만성형 스타인 이종욱(NC)의 재림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충암고 졸업 후 2016 신인지명 회의에서 LG에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투수 유재유는 고교 시절 내내 좋은 유망주로 평가를 받았다. 2학년에는 투수보다는 타자로 주로 출장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았고, 3학년 진학 이후 투-타를 겸업하면서 프로 스카우트 팀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다만, 당시 충암고가 전국 무대에서 의외의 일격을 당하면서 유재유 역시 야구팬들에게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고교 시절 이렇다 할 연투를 보여 주지 않아 어깨 상태가 좋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고교 시절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측정됐으며, 현재는 그보다 더 빠른 볼을 던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성 결과에 따라서 김강률 못지 않은 구위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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