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피처 군단 및 쓸만한 포수 가득. 2014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멤버 출동

▲ 올해 마산용마고 OB전에서 만난 나종덕과 김현우. 둘 모두 김성훈 감독의 지도를 받은 포수라는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프로야구 시즌 누적 관중 숫자 800만 명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기록이 아니다. 현재 프로야구를 이끌고 있는 선배들이 야구의 중흥을 위하여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했고, 이에 기업들도 야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신생 구단 창단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신생 구단 창단으로 구단마다 뛸 수 있는 선수들의 절대 숫자를 확보해야 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스포츠 유망주들이 야구에 눈을 돌린 것은 또 다른 성과이기도 하다. 또한, 독립 야구단 출범의 확대가 가시적으로 이루어진 점, 현재 논의 중인 실업야구의 부활까지 현실로 드러난다면, 더욱 의미 있는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야구할 수 있는 유망주들의 절대 숫자가 확보된 계기는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적어도 확실한 것은 야구 월드컵을 목표로 시행된 제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데에 있다. 2006 시즌을 앞두고 열린 WBC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일본을 두 번이나 이기며 당시 참가팀 가운데 가장 ‘핫(hot)’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바로 여기에서 야구에 뜻을 지니고 성장한 이들이 하나, 둘씩 나타났고,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 WBC 준우승, 그리고 2010~2014 아시안게임 2연패 등으로 이러한 유망주들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올해 신인지명 회의에서 지명을 받은 이들은 2006~2009년을 전후하여 초등학교에 입학했거나 그 시기에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한 인원들로 추정된다. 이들이 이른바 '베이징 키즈 1세대' 들이다.

예상대로 베이징 키즈 1세대들은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본인들의 역량을 증명해 보였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들이 졸업하고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만큼 2018 고교야구를 지켜봐야 하는 것은 이들에 이은 베이징 키즈 2세대들도 분명히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국구 유망주’ 호시탐탐, 베이징 키즈 2세대

물론, 이것만으로 2018 고교야구의 흥행 요소를 언급하기에는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는다. 3학년들이 주축이 되지만, 2014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 주축들도 이제 고교 2학년생이 된다. 당시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던 다수 멤버는 그대로 학교 야구부에 소속되어 착실하게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리고 이에 자극 받은 동기생 선수들도 실력을 쌓으면서 베이징 키즈 3세대를 형성했다.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전국구 유망주들이 호시탐탐 본인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를 가질 만하다.

투수 포지션만 살펴 보아도 2018 시즌 ‘파워 피쳐’들로 명성을 떨칠 이들이 적지 않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경남고 서준원-남상현-이정훈 트리오, 광주동성고 김기훈, 서울고 에이스 군단(최현일, 이교훈, 정우영, 김도영), 경북고 원태인-오상민 듀오, 장충고 김현수, 경기고 박주성, 성남고 손동현 등이 1차, 혹은 2차 상위라운드 지명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소래고의 원투펀치 김현수-이지강 듀오, 강릉고의 서장민-이믿음-신승윤 트리오, 대구상원고의 배민서-김경묵 듀오, 대구고 김주섭, 부산정보고 전진우, 영문고 서상준, 개성고 조정우, 인천고 백승건, 안산공고의 좌완 전용주, 양산물금고 임경목 등도 2018 시즌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3학년 멤버들이다.

   
▲ 경북고 투-타의 기둥, 원태인(사진 좌)과 배성렬(사진 우)은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인재들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투수 재원들이 많이 나왔다고 해서 야수 인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남고의 내야수 노시환은 1학년 때부터 4번을 쳤던 거포 유망주로 '리틀 한동희(롯데)'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인재이며, 마산용마고 내야수 박수현 역시 정교함을 갖춘 내야 유망주다. 휘문고에서 4번을 치는 외야수 김대한은 덕수중 시절 145km를 던질 만큼 투수로서의 재능도 빼어나 서울 지역 1차 지명 후보 중 하나로도 떠오르고 있다. 천안북일고 내야수 변우혁은 올해 열린 월드 파워 쇼케이스 국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만큼 장타력에서 합격점을 받은 상태. 이미 한화의 1차 지명 후보 0순위로 손꼽히고 있다. 같은 북일고 소속의 내야수 이현 역시 범상치 않은 타격감을 자랑하는 유망주다. 세광고 내야수 국대건은 타격의 정교함으로 승부하는 인재. 3루 수비가 기본이지만, 유격수 수비도 가능하다고 한다. 장충고의 이석제-이후석 듀오 역시 타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유망주. 발 빠른 이후석과 투수 겸업도 가능한 이석제 모두 내년 장충고의 부흥을 이끌 만한 인재들이다. 한화 김주현의 동생이기도 한 덕수고의 외야수 겸 1루수 김주승, 같은 학교의 외야수 유지웅 등도 꽤 자질이 있어 보이는 유망주다. 올해 이미 많은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경북고의 4번 타자 배성렬은 내년 시즌 강력한 홈런왕 후보 중 하나다. 같은 학교의 내야수 강민성 역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광주동성고 내야수 이명기는 내야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이번 전국체전을 시점으로 투수 연습도 시작했다. 김기훈과 함께 투-타 올라운더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포철고 외야수 조일현, 안산공고 내야수 추진호 등도 주목해 볼 만하다.

2018 시즌의 또 다른 특징은 좋은 포수 재원들도 올해 못지 않게 많다는 데에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유망주는 단연 마산용마고 안방마님 김현우다. 체구는 작지만, 이반 로드리게즈를 연상시키는 플레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졸업한 나종덕(롯데)이 직접 본인의 후계자로 지목했을 만큼 빼어나다. 지역 연고에 이렇다 할 투수 재원이 없는 경남 지역에서 유력한 1차 지명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이들 중 누가 프로 구단의 호명을 받는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셈이다. 충암고 포수 김세영은 공-수-주를 두루 갖춘 포수 유망주. 가장 밸런스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원선(KIA) 이후 꽤 오랜만에 좋은 포수 인재를 맞이한 셈이다. 경북고 포수 이건희는 찬스에 강한 교타자. 배현호(넥센)가 부상으로 빠진 올해 주말리그 후반기 경북고 안방 공백을 상당히 훌륭하게 메웠다. 개성고 포수 주성원은 장타력이 일품인 슬러거. 올해 말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전달됐지만, 이를 극복할 경우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고 포수 송승환은 주효상(넥센)의 재림을 보는 것 같은 느낌. 내야수 출신이지만, 포수 포지션에 빨리 적응하면서 장점인 장타력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청담고 포수 최현빈, 장안고 포수 정강원, 청주고 포수 김석훈, 덕수고 포수 김시원 등도 꽤 주목할 만한 인재로 손꼽힌다.

▲ 서울고 거포 송승환은 이미 대통령배에서 홈런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사진ⓒ김현희 기자

2학년 멤버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단연 야탑고 올라운더 안인산이다. 빠른 볼 스피드도 일품이지만, 타자로서의 능력도 빼어나다. 야탑고 김성용 감독도 "강백호(kt) 못지않게 클 수 있는 유망주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세광고 사이드암 박계륜도 신입생인 올해부터 에이스 역할을 했던 유망주. 제구력이 빼어나 올해 역시 기대해 볼만하다. 신경현 코치의 아들이기도 한 천안북일고 파워 피처 신지후 역시 올해 첫 선을 보이면서 146km의 빠른 볼을 선보였다. 신윤호 코치의 아들인 휘문고 포수 신효수, 내년 휘문고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전동현, 장충고의 거포 박주홍 등도 서울 추계리그를 통하여 두각을 나타낸 이들이다. 마산용마고의 '안경 에이스' 김태경과 소년체전 MVP의 주인공 강태경도 내년 시즌이 기대되는 유망주들이다. 2014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들 중에는 성남고의 홈런 타자 최해찬, 덕수고의 사이드암 김동혁 등에 기대를 걸 만하다.

이렇듯, 2018 고교야구 역시 지난해처럼 놓칠 수 없는 흥행 요소들이 많다. 그러한 만큼, 고교야구가 중흥을 이루었던 1980년대처럼 이번 2018 시즌에는 목동구장 만원 관중이 들어서기를 기원해 본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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