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수빈 ㅣ 스물일곱ㅣ117×61㎝ㅣ한지에 수간안료ㅣ2017

[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크리스마스를 맞아 스페이스 만덕이 12월 24일부터 30일(토)까지 신수빈의 '고마워, 스물일곱'전을 개최한다.

스스로를 어른과 아이의 경계지점으로 인식한 작가 신수빈은 이번 전시에서 스물일곱의 일상 속 이야기를 동화적 감성으로 녹여낸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 신수빈 ㅣ 커피독에 빠진 앨리스 ㅣ 37×45㎝ ㅣ 한지에 수간안료 ㅣ 2017

어린 시절 즐기던 만화, 의복 등을 다시 찾아 향유하는 키덜트 세대가 급증하면서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에 관한 산업이 크게 성장 중이다. 사회의 빠른 변화로 정서적 적응의 어려움을 겪는 어른들에게 유년기의 향취는 위로와 위안이 되어준다. 어린 시절 디즈니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형성된 신수빈 작가의 키덜트적 감성은 그의 작품 속에 그대로 담겨 있다.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서 생겨난 갈등과 고민을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가 형성된다. 성인이 되면서 겪게 되는 일들 속에서 마음 속 어린 아이는 혼란과 고통으로 갈 길을 잃기도 한다. 작가는 사회에 적응하려 애쓰며 느낀 감정들이 디즈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고 느꼈던 혼란과 공포가 닮아있음을 발견하고 내면의 아이를 그의 작품세계로 끌어낸다.

▲ 신수빈 ㅣ Displayㅣ 60×35㎝ㅣ한지에 수간채색ㅣ2016

전시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작은 눈에 큰 코를 가지 있고 4등신 비율에 체형이 풍만하다. 이런 인물들의 특징은 작가의 외형적인 콤플렉스를 숨기지 않고 더 강조하고 과장되게 표현한다. 어른이 되면서 단점처럼 느껴져 감추고 싶은 것들을 부끄러워하기보다 당당히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작가는 작품 속 인물들에 투영하고 있다. 세상 속 불편한 잣대가 없었던 아이의 눈과 마음으로 일상을 마주하면 어른의 일상이 마냥 버겁고 힘들지만은 않음을 작가는 여행을 통해 깨닫게 되고 자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느낀 일상과 여행의 장면들을 화면에 담아 이번 전시로 전한다.

▲ 신수빈 ㅣ 마주하다ㅣ195×130㎝ㅣ한지에 수간안료ㅣ2017

사람들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몸은 늙지만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나의 마음을 외면하는 것은 나를 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회의 잣대에 구속되어 스스로를 감추고 숨기지 않는다면 다른 이들도 왜곡되지 않게 볼 수 있고 깊이 있는 공감도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신수빈 작가의 작품이 어른의 시선에서 본다면 우스꽝스럽고 유치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딱딱한 잣대를 내려놓고 바라본다면 작품들과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 신수빈 ㅣ Jisk 3-1 119 00 Praha 1- Hradany Czechㅣ33×24㎝ㅣ캔버스에 과슈ㅣ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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