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화뉴스 MHN 이현지 기자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배우 김향기가 '신과함께' 촬영장 내에서 다른 배우들에게 불리는 별명이 바로 '김 선생님'이다. 아직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임에도, 연기 경력이나 내공은 다른 배우들 못지 않게 오래되었다는 의미다. 김향기는 생후 29개월부터 연예계에 발을 들였고, 비슷한 연령대 아역배우들과 비교해도 상당한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는 '어린 베테랑' 배우인 셈.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력으로 아역배우 티를 벗어나 한 명의 배우로 인정받고 이 시점에서 영화 '신과함께'는 김향기라는 배우가 성인으로 넘어가기 전에 통과해야 할 마지막 관문이 되어버렸다. 생애 첫 대형상업영화의 주연급으로 이름을 올린 데다가 그동안 도전해보지 않았던 판타지 장르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지난 22일 오전 서울 중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배우 김향기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20일에 '신과함께-죄와 벌'이 개봉했고 박스오피스에서 순항중이었던지, 그의 부담감도 어느정도 내린 것 같다. 김향기에게 '신과함께' 뒷이야기, 그리고 현재 그가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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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과함께'에 합류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 김용화 감독님이 직접 연락하셨다. 그 후 감독님과 소속사 대표님이 함께 있던 자리가 있었는데, 그 때 감독님을 만났다.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을 스스로 고를 수 있도록, 주위 사람들이 도움 준다고 한 걸 봤다. 이번에 조언은 없었는지?
└ 평소에 작품 들어갈 때 초반에 긴장을 많이 하는 타입이다. 게다가 이번 영화는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영화 자체가 제작하는 과정부터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다 보니 부담이 됐다. 소속사에선 부담가지지 말라고 응원해줬다.

그리고 이번에 참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감독님이 첫 만남에서 나를 마음에 들어 하면서 "우리 같이 도전해보자"고 말씀하셨다. 그 말을 들으면서 기분은 좋았는데, '도전'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면서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꼈다. (웃음)

'덕춘' 역을 맡는다고 했을 때부터, 많은 이들이 당신이 원작의 실제 모습과 흡사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당신은 어떻게 느꼈나?
└ 출연 확정을 지은 이후, 먼저 '신과함께' 만화책 전권을 사서 먼저 읽었다. 웹툰으로 연재될 때부터 유명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때는 내가 초등학생이라서 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책으로 사서 보게 되었다.

▲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컷

학교 친구들이 이 소식을 듣고, 내가 덕춘이와 많이 닮았다고 하더라. 원작에서도 덕춘이는 어린 10대 소녀이고, 동글동글한 이미지가 있어 나와 비슷하기도 했다. 그래서 닮았다는 말이 좋았다.

그런데, 덕춘을 위해 살까지 뺐다고 들었다. 그럴 필요가 있었는가?
└ 처음부터 살을 빼려는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강림', '해원맥'과 함께 삼차사로서 망자를 변호해야하는 역할이니까 삼촌들 사이에서 어린 애 같은 모습만 강조되면 상대적으로 동떨어진 느낌이 들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생각했던 원작 이미지에서 조금만 살을 빼도 되겠다고 생각해 조금 감량하기로 했다.

반면에 다른 배우들은 촬영 도중 많이 먹어서 살쪘다고 하던데? (웃음)
└ 삼촌들은 상대적으로 액션도 많고 해서 감독님과 운동 등으로 살을 빼기로 이야기를 했었고, 많은 감량을 한 것도 봤다. 하지만 촬영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몸이 지치고 힘들어진다. 그러다 조금씩 드신 것 같다. (웃음)

지금은 다른 남자배우들을 '삼촌'이라 부를 만큼 편해진 것 같다. 하지만 '신과함께' 촬영 초반에는 지금과 달리 그들과 함께 할 때 긴장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촬영 전후로 무엇이 달라졌나?
└ 촬영 들어가기 전에 굉장히 부담이 많았다. 첫 미팅 자리 이후, 감독님과 다른 배우 분들과 함께 소고기를 먹으러 갔는데, 너무 긴장해서 체할 것 같아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어려워했던 이유가 연기도 잘하시고 모두 대단하신 분들이고 평소에 팬이었던 점 등이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어려울 것 같았으나, 촬영하면서 편해졌고 삼촌들의 인간적인 모습 자체까지 굉장히 좋아졌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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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맡아왔던 인물들이 유독 어두웠는데, 이번에 맡은 덕춘이가 당신이 연기한 인물들 중 가장 밝다. 게다가 지금 나이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연기하기에 편했을 것 같다.
└ 실제 낯을 많이 가리고, 말수도 적고, 약간 재미없는 성격이다. 그에 반해 덕춘이는 굉장히 감정표현이 많이 드러나고 밝은 아이다. 많은 분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그만큼 표현해본 적이 없기에 어려움을 느꼈다.

그래서 덕춘이의 특유의 밝은 느낌과 대사를 표현하고자 억지로 부담감 가지면서 밝게 하기보단, 대사 하나하나에 충실히 덕춘이의 감정을 표현하면 잘 나올 것이라는 감독님의 조언대로, 연습할 때 목소리 톤을 조금 더 높였다.

1부에서 덕춘이 강림이나 해원맥에 비해 상대적으로 밋밋해 보일 수도 있어 맞추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 삼촌들보다 액션 등 보이는 면이 많지 않지만, 원작 웹툰에서도 그랬고 대본에서도 삼촌들이 당연히 더 돋보이고 능숙하게 나온다. 그래도 덕춘이도 나름대로 그 사이에서 망자가 살아생전에 지은 죄를 모두 스캔하고, 망자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고 진심을 다하는 아이이기에 그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컷

이번에 판타지 장르 영화가 처음인 걸로 아는데, 가장 힘들었던 건 무엇인가?
└ 가장 먼저 걱정했던 게 그린매트 촬영이었다. (웃음) 판타지를 좋아해서 늘 관심은 있었고, 비슷한 마블 시리즈 제작 영상을 챙겨보는 걸 좋아해 자주 찾아보곤 했다. 그 영상 속에서 배우들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연기하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러다 내가 그 처지가 되어 연기해야 하니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모든 지옥 장면이 CG를 쓰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삼촌들과 같이하기에 덕춘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 도움 되었다.

막상 해보니까 할 만 했다는 건가?
└ 그렇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앞서 말했듯이, 모두 그린매트에서 이뤄진 것도 아니었고, 감독님이 항상 해당 지옥마다 영상콘티를 보여주고 어디에 시선을 맞춰야하는지 알려주시기에, 이를 참고하며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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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용화 감독님이 현장에서 감독님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알려주신다. 직접 동작까지 하면서 무엇이 날아온다 식으로 설명해주신 것도 많았다. 그래서 감독님이 원하는 대로 쉽게 표현할 수 있었다.

'신과함께'를 찍고 난 후, 다시 마블 제작영상들을 봤을 때 느낌이 달랐을 것 같다. (웃음)
└ 촬영이 끝나고, 지난 10월 말에 개봉했던 '토르: 라그나로크' 제작 영상을 찾아보게 되었다. 촬영 전에는 발견할 수 없었던 작은 것까지 다 보였고, 배우들이 연기하면서 민망해하는 것까지 다 보이더라. 스크린에선 '토르'가 멋있는 갑옷을 입고 있지만, 실제로는 CG용 슈트를 입고 있는 걸 보니 귀엽게 보였다. (웃음)

[문화 人] '신과함께' 김향기 "내년 개봉 '신과함께' 2부 관전포인트, 마동석" ②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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