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르는 옛 소리 중고제, 돈화문 국악당에서 열려

▲ 신정혜가 참여하는 이동백 중고제 춘향가 복원연주 시연회 포스터

[문화뉴스 MHN 이우람 기자] 젊은 소리꾼 신정혜가 이동백의 중고제 춘향가 복원 연주 시연회에 참여한다. 신정혜는 유대봉제 백인영류보존회와 선영악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판소리와 가야금병창도 익혀 무대에 서고 있다.

신정혜는 국악의 대중화와 판소리 공연의 브랜드화에 도전하는 젊은 소리꾼이다. 심청가를 기반으로 하여 기악과 무용의 조화로운 콜라보레이션을 보여준 “범피련“을 직접 구성하고 연출하는 등 국악의 다양화에 힘써왔다.

특히 그동안의 공연들, 특히 2017년 7월 9일 본인의 첫 번째 심청가 완창판소리 발표회에서 힘이 좋고 소리길이 정확하며 야무지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이번 '사랑가-이별가: 왈칵 뛰어 달려 든다'를 를 통해 소리꾼으로서 자신의 개성과 기량을 한껏 선보일 예정이다.

신정혜가 속한 선영악회 측은 "늠름하고 위풍당당한 이동백의 소리를 통해 천편일률적인 현재 판소리계를 되돌아보고자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 소리꾼 신정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2017전통예술복원 및 재현사업으로 선정된 본 공연은, 일제 강점기 이후 맥이 끊겼던 중고제를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동편제와 서편제에 비해 생소한 유파인 중고제는 충정도와 경기도에서 전승 되었으며, 옛 소리라는 뜻의 '고제(古制)'라고도 불린다. 판소리가 처음 탄생한 조선 중, 후기에 형성된 유파다.

동편제가 남성적이고 무게감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서편제가 여성적이고 예술적인 소리를 특징으로 한다면 중고제는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중고제는 조선 후기에 이동백, 김창룡, 심정순 등 명창의 활약으로 시대를 풍미하기도 했다.

본 공연은 이 명창들 중 이동백 명창의 춘향가를 복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동백 명창은 근대 5대 명창으로 불리며 후대 국악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소나무를 부둥켜안고 용을 쓰면서 소리하다가 소나무가 뿌리째 뽑히기도 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이동백은 당시 라디오 출연과 음반제작 등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고종 황제가 굉장히 아꼈던 소리꾼으로 벼슬까지 받으며 중고제의 전성기를 이끌어 갔다.

▲이동백 명창

이동백은 활동 당시 많은 음반을 남겼고, 그 중에서도 춘향가가 가장 많다. 지금까지 확인된 이동백의 춘향가는 독집 27면(약 80~90분)정도 분량이고, 전집은 유성기음반 36면(18장)이다.

이것을 모두 찾아 이동백의 춘향가를 재구성하면 2시간~2시간 30분 정도의 분량이 된다. 선영악회는 이동백 명창이 녹음으로 남긴 춘향가와 이동백의 춘향가 사설을 담고 있는 필사본 춘향전을 통해 복원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동백 춘향가의 퍼즐을 정교하게 맞추어본 결과 2시간 이상의 복원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왔고, 부를 때 마다 달라지는 소리 때문에 배우기 어려워 전승이 끊겼던 이동백 명창의 판소리는 이렇게 복원되었다.

판소리의 원류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어느새 사라진 소리 중고제. 이번 공연에서 선영악회 회원들과 젊은 소리꾼 신정혜가 자신만의 소리와 개성을 담아 이동백의 소리를 어떻게 복원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젊은 소리꾼 신정혜가 그려내는 이동백의 소리가 어떨지 궁금하다면 꼭 만나봐야 할 공연이다.

한 소절 한 소절마다 마음을 담아 소리하며, 지치지 않는 근성 있는 국악인이 되고 싶다는 신정혜의 각오를 몸소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장소와 시간은 22일 오후 7시 돈화문 국악당이다. 

 

▲ 소리꾼 신정혜

pd@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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