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예술공간 서울에서 제12언어 연극 스튜디오의 줄리아 조(Julia Cho) 작 마정화 번역 드라마터그 성기웅 연출의 랭귀지 아카이브(Language Archive)를 관람했다.

줄리아 조(1975~)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줄리아드 스쿨과 뉴욕 대학교에서 희곡을 전공한 극작가 겸 TV drama 작가다. <피아노 선생(The Piano Teacher)>, <두랑고(Durango)> <99개의 히스토리> <BFE> <가지> 를 발표 공연했고, <언어의 성취(The Language Archive>로 수잔 스미스 블랙번상'(Susan Smith Blackburn Prize)을 수상하고, 미국 작가 연합 상과 TV 뉴 시리즈 각본상을 수상했다.

마정화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학과 전문사를 졸업하고, 서울예술대학교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하였다. 번역서로는 <오스카 와일드 단편집>이 있고, 공저로는 <오래된 예술, 새로운 무대: 한·중·일 공연예술 찾기>, <오래된 무대, 새 길을 찾다>, <예술과 과학, 서로 넘겨다 보다: 현대 과학과 예술>이 있고, 번역 작품은 <단편소설집> <러브> <퍼디미어스> <마리아와 함께 아 아 아 아 > <상처투상이 운동장> <네더> 등이 있다.

성기웅은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한국 예술 종합 학교 연극원 예술 전문사 연출과를 졸업하고, 2003년 <삼등병>을 집필 연출한 것을 시작으로 <조선형사 홍윤식> <소설가 구보씨의 경성 사람들> <태풍기담> <다정도 병인 양 하여> <정물화> <서울노트> <재생> <과학 하는 마음> <해님 지고 달님 안고> 발표 공연하고,

현재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대표,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된 앞날이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작가 겸 연출가다. 2011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을 수상하고, 2013년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부문 수상, 같은 해에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연극부문 수상자이다.

랭귀지 아카이브(The Language Archive)는 세계 언어다양성 기록 가운데 선정된 언어기록보관소(Selected data collections of the world's language diversity at the Language Archive)로 세계의 언어 및 문화 다양성을 보여주는 고유한 표본이다. 이 자료는 내용의 수준과 기록물의 보관 시설이라는 측면에서 언어 기록 자료의 랜드 마크에 해당한다.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신청된 언어기록보관소(The Language Archive, TLA)의 자료는 2000년부터 2014년 사이에 디지털로 준비하여 기록 보관하고 있는 전 세계 102개 언어와 문화에 관한 시청각 자료 및 문서 자료를 포함하는 64편의 디지털 컬렉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자료들은 자연스러운 맥락 속에서 고품질의 언어 표본으로서 기록되었고 주석이 달려 있다. 이 자료는 세계적으로 별로 알려지지 않았거나 연구되지 않았던 공동체를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세계 유수의 전문가들과 언어 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아래 생성된 각 언어 및 문화에 관한 대체 불가능하고도 주요한 또는 유일한 기록이다.

연극 <랭귀지 어카이브(Language Archive)>에서는 바로 이 소멸되어가는 언어를 기록하는 일에 매달려 사는 언어학자 조지와 그의 부인 마리 그리고 관련된 인물들이 등장해 펼치는 이야기다. 언어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조지는 정작 자신의 아내 마리와의 실생활에서 주고받는 대화에서는 어려움을 겪으며 또 이해하지 못 함으로 해서 결국 부인 마리와 헤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세상에 단 두 명만이 남은 것으로 설정된 가상언어이자 멸종직전의 엘로웨이 어(語) 구사자인 노부부 알타와 레스틴이 등장하고, 알타와 레스틴은 조지의 연구실에서 엘로웨이어 대신 불완전한 영어로 부부싸움을 벌이느라 사랑의 언어인 엘로웨이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한편 조지의 연구실에서 조수로 일하며 인공언어인 에스페란토를 공부하는 엠마는 남몰래 조지를 사랑하지만 그 어떤 말로도 자신의 마음을 전할 길을 찾지 못한다. 마리는 열차 역에서 우연히 자살로 생을 마감하려는 한 노인을 구하고, 노인이 평생 해온 제빵 기술을 전수받아 빵 상점을 운영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조지의 조수 역할을 하는 엠마가 노인의 빵 맛을 보게 되고 그에게서 장소를 확인하고는 마리의 빵 상점에 들러 빵을 구입해 간다. 조지도 빵 맛을 보고 그 맛에 이끌려 마리가 운영하는 빵 상점에 들르게 된다. 그러나 마리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빵만 얻어가지고 되돌아온다.

한편 노부부 알타와 레스틴의 병상에서의 광경이 펼쳐지고, 레스틴은 운명이 다 할 듯 보인다. 그러나 알타의 사랑의 언어로 레스틴은 병마를 이겨내고 기적적으로 소생을 한다. 대단원에서 엠마와 조지는 늘 상 함께 연구실에서 일을 하게 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정면에 커다란 사각의 문양의 그림으로 들어찬 벽면이 있고 무대 좌우에는 책상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다. 정면 벽이 좌우로 열리면 내부공간이 들어나고, 병실로도 사용이 된다. 중앙 무대는 정류장, 빵 상점, 칠판 같은 조형물을 들여다 에스페란토 어 강의실로 사용한다.

박상종이 레스텐, 제빵 기술자, 노박사 등 1인 다 역으로 출연해 탁월한 기량으로 호연을 한다. 백현주가 알타, 에스페란토어 강사, 차장 등 역시 1인 다 역으로 출연해 호연을 펼친다. 이윤재가 언어학자 조지로 출연해 훤칠한 용모와 호연으로 여성관객의 연모의 대상이 된다.

전수지가 마리로 출연해 절제된 연기와 미모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안다정이 엠마로 출연해 통통 튀는 연기로 폭소를 창출시키며 극의 생동감을 배가시킨다.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감성표현은 연극의 수준과 품격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고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디자인 서지영, 무대제작 수무대, 소품디자인 박현이, 의상디자인 김미나, 분장디자인 이지연, 분장어시스트 나소라 노영주, 조명디자인 이명진, 작곡 김정용, 음향디자인 윤민철, 음향 어시스트 임유정, 음향 오퍼 양진규, 조연출 최영원, 무대감독 박진아, 사진 김두영, 홍보영상 박영민, 그래픽디자인 김 솔 이승희, 티켓마스터 장하은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제12언어 연극 스튜디오의 줄리아 조(Julia Cho) 작 마정화 번역 드라마터그 성기웅 연출의 랭귀지 아카이브(Language Archive)를 작가의 창의력과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신표현주의 언어 극으로 탄생시켰다.

 

▶공연메모
제12언어 연극 스튜디오의 줄리아 조 작 마정화 번역 드라마터그 성기웅 연출의 랭귀지 아카이브 Language Archive
- 공연명 랭귀지 아카이브 Language Archive
- 공연단체 제12언어 연극 스튜디오
- 작가 줄리아 조
- 번역 드라마터그 마정화
- 연출 성기웅
- 공연기간 2017년 12월 1일~17일
- 공연장소 예술공간 서울
- 관람일시 12월 16일 오후 7시

 

[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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