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열고 싶은 상자를 놓고 벌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연극 'Box-er'에 나오는 상자는 두 사람에겐 유일한 희망이자, 돌파구, 버틸 수 있는 끈이다. 그래서 그 상자를 열면 자기 삶의 의미를 다 잃어버린다는 두려움이 생기게 된다. 이 둘은 상자의 개봉을 두고 언쟁하고, 설득하고, 처지를 한탄하며 동정심을 자극한다. 지난달 막을 내린 '제15회 2인극 페스티벌'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연극 'Box-er의 연습 장면을 살펴본다.

   
▲ 배우 김명이 직접 쓴 대본. 그는 "이 작품은 하나의 상자를 두고 두 사람의 심경변화와 그들의 갈등을 그렸다"고 했다.

   
▲ 여기 두 사람이 있다. 한 명은 자살을 결심한 자이고, 한 명은 장기간의 복역을 마치고 나온 출소자(김명)다.
   
▲ 자살자(심홍섭)와 출소자. 두 사람은 어떤 상자를 각자 열기로 약속한다. 그 상자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끈이다.
   
▲ 자살자는 당장이라도 자살을 하고 싶은 자신의 충동을 누르고 상자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서 출소자를 기다린다.
   
▲ 자살자는 상자의 정체를 확인하고 죽고 싶어한다. 출소자는 지옥 같은 수감생활을 상자 하나만 보고 끈질기고 집요하게 버틴다.
   
▲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출소자에게 그가 가진 유일한 것은 오직 상자뿐이다. 출소자가 출소하는 날, 두 사람은 만나게 된다.
   
▲ 자살자는 자신이 곧 죽을 것이며, 출소자와 함께 이 상자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미뤘다고 알린다. 결국 둘은 상자를 열려고 한다.
   
▲ 그러나 상자를 열려는 순간 출소자가 상자의 개봉을 막는다. 상자가 그의 삶의 유일한 희망이자 버틸 수 있는 끈이기 때문에, 상자를 개봉하게 되면 자신의 삶을 다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생기게 된 것이다.
   
▲ 출소자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황당해하는 자살자. 자살자의 현재 삶은 아무 것도 없다. 그에겐 아무런 목표도 이뤄놓은 성과조차도 없다. 그래서 상자의 정체를 확인하고 죽고 싶어한다.
   
▲ 상자의 개봉을 두고 두 사람은 결국 언쟁을 하고, 서로를 설득하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서로에게 동정심을 자극한다.

   
▲ 한편, 장경섭 연출은 "죽음을 시도하는데 상자 안의 내용물을 몰라서 죽지 못한다는 것이 호기심을 일으켰고, 무대에 올려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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