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마지막 대사인 '역사를 보는 눈이 어떻게 하나일 수 있겠는가'로 소감을 마무리한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있는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 다목적실에서 열린 '제15회 2인극 페스티벌'의 시상식에서 리우진 배우가 남긴 수상소감이다. 연극 '영웅의 역사'는 이번 '2인극 페스티벌'의 최고 작품 중 하나로 선정됐다. 작품상을 비롯한 연기상(리우진)을 받은 '영웅의 역사'는 내년 여름 경남 남해군에서 열리는 '남해섬 공연예술축제'에서 공연할 기회와 상금을 작품상 수상을 통해 얻었다.

신은수 작가가 쓴 '영웅의 역사'는 김구의 치하포 사건을 통해 전체적으로 역사의 관점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러 개여야 한다고 제시한 작품이다. 지난달 첫 공연이 마무리됐지만, 앞으로의 레퍼토리가 기대되는 작품 '영웅의 역사' 초연의 연습 장면을 살펴본다. 박정권 배우와 리우진 배우, 정범철 연출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 정범철 연출(오른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한 스태프들이 연습을 지켜보고 있다.

   
▲ 1979년 10월 일본의 한 변호사가 백범일지의 내용을 문제 삼으며 서울로 찾아온다. 1896년 김구가 황해도 치하포에서 명성황후의 살해범인 일본군 장교를 죽이고 사형을 선고 받은 일에 대해서다.
   
▲ 민족의 영웅인 김구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들이 밖으로 새 나갈 걸 우려한 정부에선 중앙정보부에 그 문제 해결을 맡긴다.
   
▲ 중앙정보부 부장과 친분이 두터웠던 15년 차의 요원 '조남택'(왼쪽, 리우진)은 은퇴 시점에서 마지막 임무로 변호사로 위장해 일본 측 변호사 '하야토'(오른쪽, 박정권)와 대결을 벌인다.

   
▲ 정범철 연출은 "이 작품을 처음 받았을 때가 5월 즈음이었다"며 "처음엔 확 들어오지 않았는데, 연습하면서 그 재미를 찾아가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 그리고 그는 "마침 국정화 교과서 사태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현실적으로 맞닿는 아이러니함이 있어서 흥미롭게 진행했다"며 "그래서 작가의 집필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난 것 같다"고 밝혔다.
   
▲ 이 작품은 이른바 '치하포 사건'에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김구의 저서인 '백범일지'엔 그가 일본인 장교인 '쓰치다'를 죽였다고 나와있다.
   
▲ 그러나 당시 대한제국의 조서나 사료엔 '쓰치다'가 민간인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그러나 이 연극은 '치하포 사건'을 통해 김구의 옳고 그름을 정하는 내용은 아니다.
   
▲ 가상의 인물 '조남택'과 '하야토'를 통해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는 인식이 하나가 아니라는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 '하야토'를 맡은 박정권은 "사실 2인극을 이번에 처음 하게 됐다. 너무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막상 해보니 괜히 욕심부렸다 싶었다. 너무 힘들다. 두 명이 한 시간의 공연을 이끌어가는 게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 이어 그는 "그 와중에도 내가 가지고 있지만 모르는 뭔가를 끄집어낼 수 있는 극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앞으로 나에게 큰 도움이 될 작품이다. 2인극에 은근 매력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 이번 '2인극 페스티벌' 연기상을 받은 배우 리우진은 "시대의 흐름을 바꾸는 사람. 사회를 진보시키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영웅"이라고 '영웅'의 진정한 대상을 이야기했다.
   
▲ 시상식에서 그는 "즐겁고 재밌게 또 한 판 놀아보자고 나 혼자 생각했는데, 많은 이들의 관심, 호응, 박수를 받았고 상까지 받으니 연극을 하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며 '2인극 페스티벌' 관계자에게 감사를 전했다.
   
▲ '김구 선생에 대해 우리가 왜 치부를 드러내는 것인가?'라고 봤는데, 계속 대본을 보다 보니 그 이야기가 소재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이야기한 정범철 연출의 소감처럼 '영웅의 역사'는 앞으로의 공연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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