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부부가 연극 무대에서 사랑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그것도 단둘이 출연하는 2인극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제15회 '2인극 페스티벌' 공식참가작인 극단 바람풀의 '요셉과 마리아'가 그랬다.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스튜디오 76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늙고,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고요하고 거룩한 기적의 날이자 연인들의 날로 인식되고 있는 크리스마스. 그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영업시간이 끝난 텅 빈 백화점에서 야간 경비원 '요셉'과 청소 아줌마 '마리아'는 둘이서 크리스마스이브의 밤을 맞이한다. 신현종, 전국향 배우 부부가 연습한 흔적을 살펴본다.

   
▲ 고독한 두 노인은 서로가 소통이 어려운 독백과도 같은 대화를 시작한다.

   
▲ '요셉'(신현종)은 젊은 시절 혁명의 이상과 좌절에 대해, 그리고 한때 촉망받는 배우였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 '마리아'(전국향) 역시 젊은 시절 아름다운 댄서로 지낸 순간과 사랑에 대해 그리고 지금은 자식과 며느리에 대한 말들을 쏟아낸다.
   
▲ 두 사람은 선문답 같은 대화의 터널을 지나 백화점 진열대의 브랜디를 마시고 탱고를 추며 열정적인 교류를 시작하게 된다.
   
▲ 신현종 배우는 부부끼리 2인극을 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힘들 것이라고 예상 못 했다. 게다가 박정석 연출이 민망한 장면이 있다고 이야기 안 했다"고 털어놨다.
   
▲ 전국향 배우 역시 "관객 중 혹시 우리가 아는 연극인들이 있으면 쟤네는 집에서 저럴 건데, 또 여기서도 저렇게 하네라고 할 사람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박정석 연출은 오래전 약속에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두 배우를 만났을 때, 같이 한 무대에서 여러 번 섰지만 2인극을 같이 할 작품이 있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
   
▲ 박 연출은 "이 작품을 2년 전에 올릴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2인극 페스티벌'은 창작극만 모집한 때여서 제출을 못 했고 기다렸다"며 "그러다 이제 창작극뿐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는 '2인극 페스티벌'을 표방하게 되어 올해 제출을 하고 선정되어 공연하게 됐다"고 약속을 지켰다는 말을 했다.
   
▲ 신현종 배우는 "'2인극 페스티벌'이 15회까지 왔는데, 내년부턴 외형도 커지는 거로 알고 있다. 척박한 제작 여건이지만 올해도 100 작품 가까이 출품했다고 한다.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이라고 덕담을 남겼다.
   
▲ 전국향 배우는 "이 작품은 남녀가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두 이야기가 만나는 꼭짓점이 있는데, 그 부분을 발견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매력 포인트다"라고 설명했다.
   
▲ 그는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어느 지점을 향해가는지는 각자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그 지향점은 같다"라고 덧붙였다.
   
▲ 박정석 연출은 "첫 장면에서 각자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남을 시작하는지 그 장면부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신현종 배우는 공연의 마지막 부분을 명장면으로 추천했다. 바로 '요셉'과 '마리아'가 새로운 꿈을 꾸고 희망을 맞이하는 장면이다.
   
▲ 그는 "소파에서 내일의 행복을 암시하는 듯한 마지막 장면을 관객들에게 잘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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