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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문화 人] '반드시 잡는다' 백윤식 "이렇게 많이 호되게 당할 줄 몰랐다" ① 에서 이어집니다.

얼마전에 JTBC 예능 '아는 형님'에 출연한 것을 봤다. 어떻게 출연하게 되었나?
└ 최근 영화촬영만 임했고, 그 외 다른 곳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오로지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평가받고 있었다. 하지만 방송국 측에선 나에게 코미디요소가 보였는지 예능 쪽에서 출연해달라는 요청은 있었다. 그동안 여러 일정이 겹쳐서 출연하지 않았다가, 이번에는 여러모로 출연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서 나오게 되었다. 특히, 집에서 며느리가 한 번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나에게 권유했던 게 가장 컸다.

며느리인 정시아가 시아버지의 예능감을 알고 추천한 거 아닐까? (웃음)
└ 잘 모르겠다. 며느리가 예능을 많이 해봤기에 아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 '아는 형님' 출연 당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MC인 강호동과는 이전에 다른 프로그램에서 같이한 적이 있었다. 강호동이 이제 막 데뷔했을 당시,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에서 그와 함께 한 고정 코너에 출연했다.

그렇게 강호동과 첫 만남이 가진 후, 시트콤 '압구정 종갓집'과 영화 '범죄의 재구성'을 병행할 당시 강호동이 진행하던 SBS '야심만만'에 출연했다. 그 인연 때문에 '아는 형님'에 출연하기로 한 것도 있다. 강호동 이외에 다른 분들은 화면으로만 봤다.

그리고 과거에 출연했던 MBC 드라마 '서울의 달' 등에서 다소 코믹하게 나와서 그랬는지, 당시 아이들이 나를 웃기다고 여겼다. (웃음) 그 때문에 여러 CF 광고도 찍었는데, 한 과자 광고 덕분에 지나가던 아이들이 내 이름을 막 부르곤 한 적도 있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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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도 CF 광고에 종종 나와서 주변에 젊은 층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나?
└ CF 광고도 잘 선택해서 해야 하는데, 다행히 내가 했던 건 그래도 다 재밌게 하더라. 콘티들이 하나같이 재밌고, 광고가 다 성공했다. (웃음)

여담으로 하나 더 말하자면, SBS 창사 당시에 신동엽, 이영자, 홍록기와 함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적도 있었다. 그때 이영자의 선생님으로 나왔는데, 재밌었다. (웃음)

또한, 예전에 나의 손주들이 나왔던 '오 마이 베이비'에서 어쩌다 도우미 역할로 출연하게 되었는데, 당시 자막이 '10여 년 만에 예능 출연'이라고 나갔다. 그러면서 과거에 내가 했던 예능 프로그램들이 자료화면으로 활용하는 걸 봤다. (웃음)

당신이 출연하는 작품마다 맡은 역할이 항상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역할을 맡을 때마다 특별히 신경 쓰는 건 있는가?
└ 특별히 신경 쓰는 건 없다. 같은 역할이라도 어떤 배우가 하느냐에 따라 다른 맛이 나올 뿐이다. 내가 하면 이런 맛이 나겠지만, 다른 배우가 하면 또 다른 맛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영화 '반드시 잡는다' 스틸컷

백윤식에게 있어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 딱 이렇다고 정의할 수 없을 만큼 연기가 생활화되었고, 인생에서 분리할 수 없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연기는 '-ing'처럼 계속 진행형처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당신의 두 아들과 며느리 또한 연기자인데, 따로 연기 조언은 하는 편인가?
└ 조언보단, 가끔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로 나오면 편하게 주고받는 정도다. 현실적인 동선이나 작품 등에 편하게 서로 생각하는 바를 말한다.

만약 손주인 준우와 서우가 연기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 나의 아들인 도빈이와 서빈이도 그랬지만,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선택하는 건 각자 인생이다. 그 전에, 내가 연기자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나의 자식들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긴 하다. 그래서 처음에 나의 아들들에게도 다른 분야 종사자로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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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본인들의 의지가 나와 달랐고, 이 길을 선택한 자신들의 의지가 또렷하고 반듯하면 각자 갈 길을 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래서 두 아들도 연기자의 길을 가고 있다. 내 철학은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사는 것이다"이기에, 아들이나 손주들도 각자 삶은 스스로 선택해서 사는 것이다.

한편으론 안쓰러운 마음도 있다. '누구의 아들'이나 '2세' 등의 수식어에 대한 부담을 처음엔 몰랐지만, 내가 직접 겪어보니 나의 자식들에게 불편했을 것이고 마이너스 요인이 많겠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점에서 안타까웠다.

그동안 걸어온 길이 탄탄했기에 두 아들이 당신을 따라가야겠다는 존경심이 있지도 않을까?
└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부담될 수도 있을 것이다.

듣자하니, 지난해 런던한국영화제에 특별전으로 초청되었다고 들었다.
└ 맞다. 작년 11월에 영국 런던에서 있었던 런던한국영화제 나의 상영 특별전이 있어서 직접 런던에 방문했다. 영화제가 열렸던 극장이 런던에서 매우 오래된 건물이었는데, 알고 보니 영국에서 최초로 상업영화를 상영했던 곳이라고 했다.

그곳에서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했는데, 내 영화를 보기 위해 현지 연극영화과 교수와 학생들이 많이 보러 왔던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던 도중에, 한 영국 현지 기자로부터 갑작스럽게 블랙리스트에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참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정중하게 답변했다.

▲ 영화 '반드시 잡는다' 스틸컷

말나온 김에, 당신의 작품 중 하나인 '내부자'에서 맡았던 '이강희' 때문에 한동안 시국 이야기도 들었을 것 같다.
└ 2015년 11월에 영화가 개봉했고, 12월에 '더 오리지널'이 나왔다. 다음 해인 2016년에 '내부자들'의 이강희 같은 인물이 있을 텐데 왜 조용하냐는 식의 칼럼도 등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게 현실로 이뤄지는 걸 보고 있으니 보는 입장에선 무척이나 신기했다.

또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 때문에 작품선택에 피해 입은 건 있었는가?
└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그렇게 분류된 자체가 불이익이다. 블랙리스트라는 게 수면 위로 올라와서야, 내가 그런 데 이름이 올랐다는 걸 알았다. 이런 사실은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은 있는가?
└ 딱히 생각해본 적 없다. 나에게 주어진 작품의 소재나 장르에 따라 영화가 만들어지기에 각을 세워가면서까지 고려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 진행형처럼 달려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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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번 영화에서 관객에게 특별한 반응을 기대하는 건 있나?
└ 그저 관객들이 영화를 사랑해주길 바랄 뿐이다. 좋은 결과는 하늘도 모른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가. (웃음) 최근에는 흥행 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도 나오고, 이에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이들도 있으니, 나는 그저 관객들의 반응에 눈치만 볼 뿐이다. (웃음) 언론시사회가 끝난 후, 김 감독이 나에게 전화해서, "언론시사회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하길래, 관련 기사를 한 번 훑어보긴 했다.

그렇게 수십 년동안 연기하면서도 "관객들의 몫이지"라고 말하는 게 인상적이다.
└ 멀찍이 서서 그저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이건 관객들에 의해 좌우되니까.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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