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들은 세월이 지나 21세기에 봐도 걸작으로 남을 만큼 뛰어났다. 그중 그의 소설들이 차례로 영화화되는데 1등공신이었던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대표적인 작품이며, 1974년 동명 영화 또한 명작으로 남아있다.

이미 원작소설과 한 편의 각색 편이 있기에 케네스 브래너 버전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잘해도 본전"이라는 부담 속에서 시작했다. 시드니 루멧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못지않게 이번 편도 할리우드의 대표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하는 등 '고급스럽고 세련되게'라는 모토에 걸맞게 무장했다. 확실히 원작소설을 그대로 살려내려고 애쓴 흔적들이 보였던 점, 그리고 명성을 충족시키는 출연배우들의 연기력과 시너지는 훌륭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연출과 주연인 '에르큘 포와르'까지 1인 2역을 소화해낸 케네스 브래너와 '에드워드 라쳇' 역의 조니 뎁이 압권.

하지만 알다시피, 이전 작을 뛰어넘기에는 케네스 브래너의 연출력은 80여 년 전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데에만 그치며 범작에 머물렀다. 원작을 읽지 않은 이들에겐 재밌을 수 있겠지만, 이번 영화는 원작을 뛰어넘는 게 매우 어려운 작업인 것을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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