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엠마 스톤과 스티브 카렐 주연의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은 1973년 미국에서 벌어졌던 여자 테니스 챔피언 빌리 진 킹과 은퇴한 남자 테니스 선수 바비 릭스의 세기의 성 대결을 다뤘다. 그렇기에 영화의 내용과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고, 조나단 테이턴과 발레리 페리스 부부가 왜 40여 년 전에 두 선수가 펼쳤던 경기를 영화로 담아낸 이유를 찾아가는 게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1973년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차별과 편견이 만연해있었다. 이 불합리한 사회 속에서 빌리 진은 승리를 통해야만 여성과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승부를 걸었고, 이미 한물간 바비 릭스는 자신이 아직 쓸만하며 잘못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자 다시 라켓을 잡았다. 서로 다른 목적으로 코트 위에 섰지만, 두 사람이 주고받는 뜨거운 랠리는 2017년에게 강력한 스매싱을 선사했다.

특히, 실화와 실존 인물을 완벽하게 구현해낸 엠마 스톤과 스티브 카렐의 연기는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을 향한 몰입도를 높이는 데 1등 공신이었고, 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두 사람이 적어도 내년 2월에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자 명단엔 거론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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