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한국 사회엔 수많은 '갑'과 '사장님'이 많다. 하지만 이들 중 절반 이상은 DVD방 사장인 '두식'처럼 사장 대접은커녕 월세도 제대로 내지 못할 정도로 망해 접는 과정에서 사업하느라 투자한 돈이라도 어떻게 회수해보려고 애쓰는 게 부지기수다.

그러면서 자기 밑에 있는 직원에게는 최저시급조차 지키지 않는 등 갑질을 하려고 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그렇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현실이자, 이용승 감독이 가장 땅값 비싼 지역 중 하나인 압구정동을 배경 삼아 돈 때문에 벌어지는 웃지 못할 양면성을 보여주려고 했다.

영화 '7호실'은 철저하게 신하균에게 최적화되어 있던 영화였다. 그를 가장 돋보이게 해주었던 '지구를 지켜라'처럼, '7호실' 속에서 신하균은 나 홀로 무쌍난무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블랙코미디의 흡입력을 높여주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재주와 기량은 신하균이 전부 다 뽐내는 데 반해, 환호는 오히려 도경수가 다 가져가는 형세였다. 신하균의 쉴 새 없는 서브에 도경수는 그저 받아내기에 급급했다. 그런데도 관객들은 도경수의 몸짓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신기한 현상을 연출했다. 그 때문에 젊은 층을 대변한다는 '태정'에 감정이입해 이해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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