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간담회에 참석 중인 폴 배릿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14일 오전 엘지아트센터에서 극단 1927의 연극 '골렘' 공연을 앞두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극단 1927의 '골렘'은 어느날 말하는 점토인형 '골렘'을 구매한 뒤 일상이 변하게 된 소심한 주인공 '로버트'의 이야기다. 로버트는 골렘 덕분에 일도 잘하게 되고 데이트도 하게 되지만, 골렘은 그것을 넘어 로버트의 삶 자체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에서 의미하는 바는 간단명료하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1927'의 공동창단자 '폴 배릿(Paul Barritt)'은 '아이폰'을 필두로 하는 스마트폰, 기술의 발전을 이야기하며 "기술의 존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어떻게 기술을 만들고, 쓰고, 통제하는가. 그 방식이 문제가 아닌가 싶고 이런 게 자본주의의 병폐와 어떻게 맞물리는가 생각했다. 이런 사회적 현상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는 작품이다"라고 이번 작품 '골렘'을 한마디로 정의했다.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골렘'을 공연할 '1927'은 첫 장편 유성영화가 만들어진 해에서 이름을 따온 단체다.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연단체로 연극과 애니메이션, 라이브 뮤직이 결합된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독창적인 형식을 추구해왔다. 2006년 애니메이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폴 배릿'과 작가 '수잔 안드레이드(Suzanne Andrade)'가 창단했다. 이후 배우 애즈머 애플턴(Esme Appleton)과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릴리안 헨리(Lillian Henley)가 합류했다.

이들은 2007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데뷔작 '비트윈'을 선보여 5관왕을 차지했다. 이후 빈부격차를 이야기한 '동물과 아이들이 거리를 점거하다(The Animals and Children Took to the Streets)', 신선한 무대로 '오페라 월드 어워드'에서 '최고 무대 디자인상'을 수상한 오페라 '마술피리' 등으로 명성을 계속 쌓아올렸고 '비트윈(Between the Devil and the Deep Blue Sea)'으로 참여한 2008년 의정부음악극축제 이후 9년 만에 내한해 선보이는 2014년 작품 '골렘' 역시 이러한 '1927'만의 요소가 듬뿍 들어간 매력적인 작품이다.

폴 배릿은 "연극, 영화, 오페라 등 모든 장르적인 특성을 떠나서 우리가 어떻게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을 사용하냐가 관건이다. 동시에 말씀드린 이런 장르적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생각하는데 저희 작업도 실제로 댄스, 연극, 오페라, 영화적 요소를 총망라한 일종의 '하이브리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이 엄청난 가능성을 갖고 있고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제작방식을 제시할 수 있는 미래를 야기할 거라 본다"라며 '연극의 미래'라고 불리는 자신들의 작품이 가진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이어 "애니메이션 제작방식이 점점 수월해지고 있다는 것에 환영하는데 모든 사람이 쉽게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발전된 프로젝터 기술을 통해 어디서든 본인이 원하는 애니메이션을 선보일 수 있기에 어찌 보면 미래는 우리에게 활짝 열려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미래가 자신들에게만 열려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작품이 던지고자하는 중요한 메시지로 돌아가자면 이 작품은 기술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누가 쓰는지, 그 과정에서 누가 누구를 조종하는지를 담고 있다. 이 작품 자체도 기술을 흥미롭게 쓰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며 그들이 가진 '골렘'을 아직은 현명하게 다루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폴 배릿은 끝으로 자신들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세상의 불공평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극단 1927의 연극 '골렘'은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엘지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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