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솔트 엔터테인먼트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문화 人] '침묵' 박신혜 "무색무취한 '희정'? 오히려 '침묵'의 화자였다" ① 에서 이어집니다.

박신혜의 장점을 보면, 상대 남배우의 장점을 끌어내는 데 뛰어난 것 같다. 하지만 반대편으로는 개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은데 아직 해본 적 없는 것 같다. 그런 갈증이나 갈망은 없는지?
└ 그건 나이가 차면 저절로 들어온다고 생각한다. (웃음) 요새 영화가 여자 위주 영화가 없을뿐더러, 개인적으로 자극적인 소재를 선호하지 않는다. 사회적 이슈를 담은 자극적인 내용이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적 메시지인 것 같은데도 아니게 느껴지는 영화는 안 좋아한다.

그렇다고 예쁜 것만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간의 솔직한 면에 있어 잔인하지 않더라도 표현할 수 있는 건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이가 찬다고 언급한 건 내 삶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더 쌓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으로는 멜로나 액션 영화도 하고 싶다. 그런데 내 이미지가 동글동글한 이미지다. (웃음) 개성이 강한 것보다, '카모메 식당'이나 '호노카아보이' 식의 영화를 좋아한다. 올해 개봉했던 '내 사랑'도 좋아한다.

나이대에 보여질 수 있는 영화들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못한다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없는지?
└ 보기에 따라 욕심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흐르는 대로 따라가는 편이다.

▲ 영화 '침묵' 스틸컷

예전에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이 있었는데 하지 못했다"고 발언한 적이 있는데, 그 때문에 연기자로서 마음가짐이 바뀌게 된 것인가?
└ 과거 어느 한 작품에 캐스팅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되었던 적이 있었다. 이를 깨닫고 난 후,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순 없다고 느꼈다. 또한, 여러 작품이 들어왔지만 나한테 가장 어울리는 작품들을 고를 기회가 현저히 적었다. 왜냐하면, 갓 스무 살짜리에게 주연을 맡기기가 쉽지 않았고, 그 때문에 열정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걸 빨리 깨달았다.

그 외 작품이 들어오는 것 중에서 심지어 내가 받은 대본임에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해당 작품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나 그 외 여러 가지 이유로 하지 못한 작품도 많았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작품은 언젠가는 올 것이며, 나 스스로 충분히 준비만 하고 있다면 기회가 반드시 찾아온다고 믿는다.

지금은 쉽게 말하지만, 당시엔 상처가 컸을 것 같다.
└ 옛날부터 '아역배우'라고 불리는 게 싫었다. 그 나이대의 박신혜로 봐주길 원했다. 그래서 촬영현장에서 아역배우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에게 존댓말 쓰는 이유 또한, 그들을 존중하고 싶어서였다.

당시 현장에서 연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즐거웠다. 작품이 잘되고 못되고를 떠나 내가 누군가의 삶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일이 재밌고 즐거운 작업이라 느끼고 있던 찰나에, 언제나 즐겁게 할 수 없었다는 걸 처음 겪은 것이다. 그만큼 순수했기에 겪었던 일화라고 생각한다.

아역배우 부모님을 만나보면 "현장이 참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 나 같은 경우, 부모님이 한 번도 현장에 나오신 적이 없다. 소속사와 계약한 이후, 모든 현장을 매니저와 다녔다. 그리고 주위 시선에 잘 모르고 넘어갈 정도로 성격이 둔했다. (웃음)

당시에는 감독님한테 혼나고 주변 반응이 안 좋아지는 걸 느끼며 상처도 잘 받았다. 나이도 어리니까 감독님들이 자극을 주고자 센 이야기도 하는데, 그걸 빨리 겪다 보니 둔한 성격 탓에 잘 넘어갔었다. 또한, 내가 계속 담아두는 성격도 아니다. 그 후, 경력이 쌓이고 나이가 먹다 보니 내가 자연스레 말할 수 있는 발언권이 주어졌고, 좋은 기회도 생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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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박신혜'하면 모범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이에 대해 압박이나 부담감은 없었나?
└ 나 또한 굴곡이 없지 않았다. 중학생 때부터 시작했고, 당시 뼈저리게 느꼈던 드라마 시청률에 대한 아픔도 있었다. 20살이 넘고 나서 시청률에 대한 좋은 결과를 얻었고, 최근 작품의 후광을 많이 봤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분이 최근 작품만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여기는 면도 있을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아역배우에서 성인연기자로 넘어오는 데 있어 무리하게 큰 변화를 주지 않았던 게 좋게 작용한 것 같다.

성인연기자로 넘어가면서 변화에 대한 유혹은 없었는지?
└ 변화에 대한 유혹은 없었다.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넘어갈 때, 학교생활을 즐겁게 지냈었다. 다만, 작품 활동하는 것에 대한 압박감은 있었는데, 비슷한 나이 또래 친구들이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것에 대한 조급함이 있었다. 이 또한, 견디고 나니 좋은 작품들이 찾아오더라. 그렇게 만난 작품이 '미남이시네요'였다.

그리고 '넌 내게 반했어' 찍을 때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했고, 일부 스태프가 교체되었던 사태도 있었다. 그 외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았는데, 알려지지 않은 게 지금 와서는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웃음)

▲ 영화 '침묵' 스틸컷

어느덧 내년이면 데뷔 15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현재 고민하는 것 또한 많을 것 같다.
└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작품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드라마는 즉각적인 피드백이 오는 반면에, 영화는 실시간이 아니기에 차기작을 향한 선택과 기다림이 느려졌다. '나의 영화가 어떻게 보여질까?'에 대한 궁금증이나 '스크린에 비춰질 내 모습이 어색하지 않을까?' 했던 걱정, 앞으로 하는 작품에 대한 고민이 있다.

그동안 내가 하지 못했던 개성 강한 역할도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도 있다. 배우가 아닌 인간 박신혜의 개인적인 삶으로서는 '어떻게 하면 이 두 가지 삶을 잘 병행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다. 언젠가는 서른이 되고, 결혼도 고민하게 될 것이지만, 그렇다고 여기에 얽매여 살진 않는다. (웃음)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은 있는가?
└ '연애의 온도'처럼 솔직한 사랑 이야기 해보고 싶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의 반복 속에서 발견되는 소소한 행복들, 미쳐 내가 알지 못하고 지나가야만 알 수 있는 일들을 연기해보고 싶다. 현재 내 나이또래 연애가 어떻게 보면 가족과 사회생활, 친구 간 우정 등 복합적으로 잘 드러나는 시기니까 말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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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작품을 끌고 가는 역할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 '닥터스'를 택했던 이유도 그런 역할에 목말라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해보고 싶긴 하다.

그렇다면 현재 차기작은 정해진 게 있는지?
└ 드라마와 영화에서 여러 작품 제의가 들어오긴 하지만, 아직 정해진 건 없다. 만약 확정된다면, 내년 상반기부터 촬영이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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