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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창작집단 아레떼의 전무송 예술감독 안톤 체홉 작 여무영 각색 연출의 갈매기
[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pjg5134@munhwanews.com

▶공연메모
창작집단 아레떼의 전무송 예술감독 안톤 체홉 작 여무영 각색 연출의 갈매기
- 공연명 갈매기
- 공연단체 창작집단 아레떼
- 예술감독 전무송
- 원작 안톤 체홉
- 각색 연출 여무영
- 공연기간 2017년 11월 4일~30일
- 공연장소 동숭아트센터 꼭두 소극장
- 관람일시 11월 7일 오후 8시

[문화뉴스MHN 아띠에터 박정기] 동숭아트센터 꼭두 소극장에서 창작집단 아레떼의 전무송 예술감독, 안톤 체홉(Anton Chekhov) 원작, 여무영 각색 연출의 <갈매기(Seagull)>를 관람했다.

안톤 체호프(Anton Chekhov, 1860~1904)의 본격적인 극작은 1896년의 <갈매기>에서 시작된다. 이 작품 및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바냐 아저씨>(1899), <세 자매>(1901), <벚꽃동산>(1903) 등은 모두 체호프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근대극 가운데 걸작이며 새로운 형태의 회화극(會話劇)을 확립했다.

<갈매기>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초연 때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으나 2년 후에 다시 새로 설립된 모스크바 예술극단이 다루었을 때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작가인 안톤 체홉이 희극으로 쓴 이 작품을 비극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린 연출가 스타니슬랍스키가 진정으로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고 있다고 체호프는 생각하지 않았다.

안톤 체홉 작품의 한국초연은 1930대에 이루어지고, <갈매기>는 고 이진순(李眞淳. 1916∼1984) 선생 연출로 1966년 고 강유정(姜由楨) 선생이 창단한 극단 여인극장의 창단공연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갈매기> 공연으로 당시 명동국립극장에서 11월에 막을 올렸다.

백성희 선생이 아르까지나, 박근형 선생이 뜨린고린, 김금지 선생이 니나를 열연해 잊지 못할 연극으로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다.

그 후로 <갈매기>는 동국대학교 학생들에 의해 공연이 되었고, 극단 맥토(脈土)에서 김효경(金孝俓) 연출로도 공연이 된 바가 있는데, 안톤 체홉 작품 중 <벚꽃동산> <세자매> <바냐 아저씨>와 함께 공연대상으로 가장 선호를 받는 작품이다.

2010년 안톤 체홉 탄생 150주년을 맞아, 서울시극단에서 안톤 체홉 원작의 <바냐 아저씨>를 <순우 삼촌>으로 번안 <세종M시어터>에서 전인철 연출로 공연을 해 성공을 거두었고, 극단 애플시어터에서 전훈 연출의 <숲 귀신>을 대학로 게릴라 극장, 장충동 국립극장, 남해 국제탈공연예술촌 소극장에서 공연을 해 절찬을 받았으며, 가톨릭 대학교 성의연극부 창립50주년기념공연으로 <안톤 체홉의 다섯 개의 단막극>을 한국연극연출가협회 김성노 회장의연출로 공연해 역시 대성공을 거두었다.

2010년 서울연극올림픽 공모선정작 극단 숲의 안톤 체홉 작 신대식 역 임경식 연출의 <갈매기>는 공호석, 이문수, 차유경의 경륜과 김동찬, 김철홍, 이유경, 김용준, 장준학, 이혜진, 강혜련, 임병찬, 김재훈, 김동화 등 중견과 신예의 연기력이 어우러져 멋지고 아름다운 공연이 되었다.

2011년 명동예술극장은 고 지촌(芝村) 이진순 선생(1916~1984) 헌정공연으로 <갈매기>를 공연했다. 생전 이진순 선생과 함께 작업했던 배우들, 그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이들이 함께 하는 무대였다. 서울시극단장을 역임하고 다시 연출가로 돌아온 김석만 씨가 연출을, 1974년 이진순 선생이 연출한 <남한산성>을 비롯해 <함성>(1976), <북벌>(1979) 등의 희곡을 쓴 극작가 김의경 선생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명동예술극장의 <갈매기>는 45년 전 바로 이 작품에서 니나로 출연해 열연을 해, 당시 필자는 물론 관객의 가슴에 사랑과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켰던 던 김금지 선생이 아르까지나로 출연해 명연기를 보였다. 또한 서주희가 아르까지나, 뜨린고린의 송승환과 박지일, 소린의 정상철과 이인철, 도른의 윤여성과 박상종, 그리고 조정근, 김소숙, 김소진, 정우준, 김혜영, 김형석, 심원석, 곽정화가 호연을 했고, 특히 뜨레쁠레프 역의 김수현과 니나 역의 한선영의 열연이 돋보인 공연이었다.

이진순 선생은 1983년 <갈매기>를 명동국립극장에서 재차 연출한 후1984년에 작고했다.

그 후 <갈매기>의 공연은 국공립극단 뿐 아니라 각 극단에서 제작되어 현재까지 공연이 계속되었고, 2016년에는 국립극단에서 김윤철 예술감독, 오종우 번역, 펠릭스 알렉사 연출로 공연되어 오영수, 이승철, 이혜영, 이창직, 이정미, 이명행, 박완규, 박지아, 황은후, 강주희, 김기수, 장찬호 등이 출연하고 출연자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드러난 공연이 되었다. 이혜영이 적역을 맡아 일생일대의 명연을 해 보였고, 이명행, 김기수, 강주희, 박완규, 박지아의 호연도 기억에 남는다.

여무영은 서울예술대학 졸업. 동랑레파토리극단에서 활동. 러시아 국립모스크바쉐쁘낀연극대학 졸업(실기석사 MFA 취득). 러시아 연방(연출, 연기) 지도 자격증 취득. 스따니슬랍스끼 연기워크숍 총 6회 개최. 서울시극단 지도단원 역임 서울예술대학 연기과 교수. 출연작품으로는 '초분', '태', '소', '마의태자', '리어왕', '보이첵', '갈매기', '벚꽃동산', '세일즈맨의 죽음', '안티고네', '베니스의 상인', '햄릿', '밤 주막', '출세기', '침묵의 바다 그 외 다수작품에 출연하고, 2016년 극단 아레떼를 창단해 대표와 연출을 담당했다.

무대는 자작나무 숲 속의 호수 같은 분위기가 감돈다. 수많은 자작나무를 절단해 울타리를 만들고, 마루도 깔았다. 상수 쪽으로 오르는 조그만 언덕길을 만들었고 언덕 위는 초연극의 무대로 사용된다. 마루는 집의 거실과 낚시터 등으로 설정된다. 등받이가 없는 의자형태의 조형물을 무대 좌우에 배치하고 장면변화마다 들여다 사용한다. 배경에는 갈매기가 창공을 나는 영상을 투사해 극적효과를 높이고, 파도소리 같은 음향효과로 주변에 호수가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연극은 안톤 체호프의 의도대로 희극적으로 연출되지는 않는다. 명 여배우 아르까지나의 아들이자 작가지망생인 꼬스챠는 모스크바에서 귀향한 어머니 일행 에게 자신의 첫사랑 상대인 니나를 출연시켜 1인극을 공연할 예정이다. 공연에 앞서 꼬스챠는 니나에게 키스를 퍼붓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아르까지나와 명성 있는 작가 뜨린고린이 등장하고, 꼬스챠 작 연출의 모노드라마가 시작된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흘러내린 백색의 의상을 착용하고 니나는 긴장하면서도 연기를 차분하게 펼쳐나간다. 아름다운 두 다리를 노출시키기도 하며 호연을 해 보인다. 자신의 첫 작품공연에 꼬스챠 역시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그런데 꼬스챠의 어머니 아르까지나는 아들의 공연을 가볍게 여기고 공연 중 큰소리로 떠드는 둥 대수롭지 않은 듯 처신한다, 이 때문에 화가 난 꼬스챠는 공연을 중단하고, 막을 닫아버리고, 자리를 떠난다. 그 사이 니나는 명망 높은 작가 뜨리고린을 소개받게 된다.

뜨리고린이 인사 말로 좋았다고 하는 소리를 하니, 순진무구한 처녀 니나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리고 니나는 뜨린고린에게 자신은 여배우가 되고 싶다며 마음을 살포시 열어놓는다. 니나와는 반대로 관리인의 딸 마샤는 모두가 떠난 자리에 남은 닥터 도른에게 자신이 꼬스챠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르까지나는 자신의 연기를 자랑하듯 펼쳐 보이고, 아르까지나는 시내로 나가겠다고 한다. 그런데 주택관리인 사므라예프는 말을 내주지 않으려 한다. 자리에 동석해있던 니나는 갈매기를 사냥하고 돌아오는 꼬스챠를 반기지만, 작가 뜨리고린 때문에 기분이 상한 꼬스챠는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며 자리를 떠난다.

뜨리고린과 니나는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은연중에 마음이 밀착되는 정황을 보인다. 관리인 사므라예프의 부인 뽈리나는 닥터 도른에게 좋아하는 심정을 드러내며 가까이 다가간다. 닥터 도른은 애써 냉정함을 보이지만 뽈리나에게는 도른의 냉정함에 더욱 마음이 달아오른다.

관리인 사므라예프의 무례함에 분노한 아르까지나는 뜨리고린과 함께 모스크바로 돌아가자고 한다. 그러나 신선한 봄 딸기 같은 니나를 그대로 두어두고 떠날 뜨린고린이 아니다. 뜨린고린은 아르까지나에게 하루만 더 있다가 떠나자고 한다. 관리인의 딸 마샤는 마샤대로 술에 취해 작가 뜨리고린에게 호감을 드러내면서 잔을 건네고, 사랑을 하지는 않지만 메드베젠꼬와 결혼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한숨 쉬듯 털어놓는다.

이런 경황 중에 꼬스챠는 자신이 사랑하는 니나가 작가 뜨리고린에게 보이는 열정을 감지하고 일종의 시기심과 질투에 따른 증오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기도하지만 실패로 그친다.

아르까지나는 아들 머리의 붕대를 갈아주면서 아들을 달래고 사랑하는 어미의 마음을 드러낸다. 아들의 공연을 무산시키고, 또한 작가 뜨리고린 때문에 틀어졌던 어머니와 아들의 화해가 이루어지는 듯 보이지만 화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드디어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이 모스크바로 출발하는 날, 니나가 홀로 있는 뜨린고린에게 다가와 갓 피어난 앵두 같은 입술을 마주 댄다. 뜨린고린은 니나에게 자신의 모스크바 주소를 알려주고 떠난다.

배경에 영상투사로 2년이 흐른 것으로 소개가 된다. 그 사이 꼬스챠는 소설가가 된다. 꼬스챠의 설명으로 니나가 뜨리고린의 사생아를 낳고, 아이는 죽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결국 뜨리고린은 니나와 헤어져, 옛 애인인 아르까지나와 재결합하고, 니나는 배우로서 성공하지 못한 채 자신의 고향으로 잠시 되돌아 온 상태다. 관리인의 딸 마샤와 메드베젠꼬는 결혼했지만 두 사람사이에 사랑은 없는 것으로 묘사된다.

닥터 도른의 종용으로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은 아르까지나의 부친 쏘린을 만나기 위해 돌아온다. 환자이동기구에 몸을 의지한 쏘린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듯 보인다.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을 비롯해 사람들이 꼬스챠와 대면하고, 뜨린고린은 꼬스챠의 등단을 축하하고, 자신의 친지들이 꼬스챠에 대한 관심을 전한다. 그러나 꼬스챠에게는 그것이 말로만 하는 거짓임을 알아차린다. 알행은 거실에서 내실로 이동을 한다.

바로 그 때 니나가 등장을 한다. 꼬스챠는 니나를 반기고 자신은 여전히 니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심정을 몸과 마음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그 소리가 니나에게는 당나귀 귀에 코란을 읊는 격이다. 내실에서 들리는 뜨리고린의 음성에 니나는 여전히 뜨리고린을 사랑하고 있음을 꼬스챠에게 고백한다.

그리고 니나는 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꼬스챠를 떠나간다. 니나가 떠나자마자 꼬스챠는 혼자 남은 테이블 위에 있는 자신의 원고를 냅다 팽개친다. 원고는 마루 바닥 전체에 흩날려 깔린다. 꼬스챠는 권총을 꺼내든다. 꼬스챠는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 꼬스챠가 총소리와 함께 쓰러지면 배경은 선혈의 영상으로 가득차고 무대가 암전되면서 공연은 끝이 난다.

이봉규와 문영철이 소린으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고인배가 도른, 유지연이 아르까지나, 하동준이 뜨리고린, 이승구가 사므라예프, 서 철이 메드베젠꼬, 이태리가 뽈리나, 박상아가 마샤, 김은혜가 니나, 서창원이 꼬스챠, 강신형이 야꼬프, 조나무가 요리사 역으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 감정 설정, 대사전달이 완벽에 가까워 국공립극단의 공연보다 앞서는 느낌이라, 경륜이 풍부한 연기자 명배우 여무영이 연출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필자만의 혼자 생각일까?

무대디자인 임 민, 무대제작 한영규, 조명디자인 김종석, 음향디자인 한 철, 의상디자인 손진숙, 분장디자인 박팔영, 영상감독 황명성, 음악감독 박영준, 안무감독 정미영, 안무조감독 정진우, 기획 양형서, 홍보 이지원, 진행 김미지, 영상촬영 조성룡, 영상편집 박경찬, 디자인 이예지, 포스터사진 마정민, 조명오퍼 김다올, 음향오퍼 민윤희, 프로그램사진 강지윤, 후원 모토텍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창작집단 아레떼의 전무송 예술감독, 안톤 체홉(Anton Chekhov) 원작, 여무영 각색 연출의 <갈매기(Seagull)>를 고품격 고수준의 우수 걸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박정기 | pjg5134@munhw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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