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pjg5134@mhns.co.kr

▶공연메모
LG 아트센터와 극공작소 마방진의 질 미무니 작 이현주 역 오세혁 고선웅 각색 고선웅 연출의 라빠르트망
- 공연명 라 빠르트망( L'Appartement)
- 공연단체 LG 아트센터&극공작소 마방진
- 원작 질 미무니
- 번역 이현주
- 각색 오세혁 고선웅
- 연출 고선웅
- 공연기간 2017년 10월 18일~11월 5일
- 공연장소 LG 아트센터
- 관람일시 11월 5일 오후 3시

[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LG 아트센터에서 LG 아트센터와 극공작소 마방진 공동제작의 질 미무니(Gilles Mimouni) 작, 이현주 역, 오세혁 고선웅 공동각색, 고선웅 연출의 <라 빠르트망 (L'Appartement) >을 관람했다.

질 미무니(Gilles Mimouni, 1956~)은 프랑스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다. 영화 라 파르망(L' Appartement, 1996) - Vincent Cassel , Monica Bellucci 및 Romane Bohringer 가 출연 한 영화의 감독을 했다.

각색을 한 오세혁은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 대표이자 작가, 연출, 배우로 활동 중인 앞날이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연극인이다.

<홀연했던 사나이> <아름다운 동행> <세상에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너를 지켜줄게> <레드 채플린> <우주인> <B성년> <30만원의 기적> <게릴라 씨어터> <페스트> <분노의 포도> <지상최후의 농담> <보도지침> 등을 집필 각색 연출했다.

연출을 한 고선웅은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다. 연출가와 작가를 기본으로 연극, 뮤지컬 등의 각색도 한다. 2005년 12월 극공작소 마방진을 창단하여 대표, 2010년 9월부터는 경기도립극단의 예술감독. 2011년 팸스초이스로 선정된 <칼로 막베스>는 마방진 창단 5주년 기념작으로 2010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초연되었다. <칼로 막베스>를 통해 고선웅은 처음으로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받았다.

<홍도> <탈출> <맥베드> <산 허구리> <곰의 아내> <한국인의 초상> <강철왕>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2015년 국립극단 고선웅 연출의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은 동아연극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등 국내 연극 상을 줄줄이 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2016년 10월 중국 베이징 공연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라 빠르트망(L'Appartement) > 은 사랑을 잃은 세 커플,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가진 커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커플의 이야기다.

이 연극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생각나게 한다. 연극의 등장인물은 사랑의 마법에 빠진 듯싶다. 거기에 프랑스인의 사랑과 영국인의 사랑의 차이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뮤리엘과 결혼을 앞둔 주인공 막스는 도쿄 출장을 앞두고 고객과 만나던 카페의 공중전화 박스에서 리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녀를 뒤쫓다 왠지 포기하고 마는데.. 그는 2년 전의 기억을 떠올린다. 2년 전, 리자는 막스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던 여인이다.

막스는 우연히 수리를 의뢰한 캠코더 안에 녹화 되어 있는 리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첫 눈에 반하게 된다. 캠코더의 주인이 찾으러 오길 기다린 그는 얼마 후 리자가 길을 걷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를 무작정 쫓아간다. 하루 종일 리자의 뒤를 밟던 막스는 결국 그녀가 사는 아파트까지 이르게 되고, 리자도 그의 존재를 눈치 챈다.

구두를 사러갔던 리자는 막스의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마침내 둘은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막스는 리자가 떨어뜨리고 간 호텔열쇠를 발견, 리자가 머문 곳으로 보이는 호텔 객실에서 콤팩트 화장품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그만 잠이 들었던 막스는 다음날 재떨이에서 찢어진 신문 유고 란에서 유명 미술상 다니엘의 부인 사망 기사를 접한다.

장례식장에서 리자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 막스는 다니엘을 미행하여 리자의 거처를 알아낸다. 그리고 다니엘의 구애편지 대신, 공원에서 기다린다는 자신의 메모를 남기지만 그녀는 나오지 않는다. 다니엘의 열쇠를 가지고 리자의 집에 들어선 막스는 그곳에서 자신이 간호사 리자라고 주장하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유혹으로 막스는 그녀와 하룻밤의 사랑을 나누지만, 그녀가 리자를 알기 전부터 자신을 사랑해 온 알리스라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다음날 아침, 그녀와 다시 만나기로 하고선 열쇠를 하수구에 버리는 막스. 사실 알리스는 건너편 아파트에 사는 리자가 남자를 사귀는 모습을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엿보게 되고, 곧 그녀와 친구가 되었던 것. 하지만 공교롭게도 자신이 고장수리를 맡겼던 캠코더 때문에 자신이 평소 짝사랑하고 있던 막스가 리자와 사랑에 빠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는다.

그리고 리자가 공연차 두 달 간 이탈리아로 떠나면서 부탁한 편지를 차마 막스에게 전해주지 못한다. 그리고 막스의 친구 루시앙에게 접근하여 그와 교제하는 척하며 막스와 리자의 사랑을 가로막는다. 한편, 리자의 집을 서성이던 다니엘은 알리스를 리자로 오인하고 막스와 함께 있는 것에 더욱 광폭해져간다.

막스는 마침내, 알리스가 다니엘의 연인임을 알고 크게 실망하고 그곳을 떠나지만 그녀가 뒤 쫓아와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약혼녀가 막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알리스의 놀라움과 막스의 당황함.... 막스는 어쩔 수 없이 약혼녀에게 다가가는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아홉 개의 가로등이 세워지고, 네 개의 커다란 직사각의 판을 앞뒤로 세우거나 쓰러뜨려서 장면변화에 대처하고 벽 없는 빨간색 문을 세워 열쇠로 문을 열고 닫는다. 판을 공중으로 높이 올리기도 한다. 판에 영상을 투사해 날씨의 변화와 각종 문양, 벼락 치는 영상, 푸른 하늘과 흰 구름 등을 나타내 극적 분위기 창출을 돕는다. 무대에는 안락의자와 긴 의자 등을 이동배치시키고, 관형태의 조형물을 공중에서 내려오고, 대단원에서 붉은 색의 꽃잎 같은 분말을 내려 쏟기도 한다. 무대 좌우에 등퇴장 로가 있다.

오지호가 막스, 김주원이 리자, 김소진이 알리스, 조영규가 루시앙, 장소연이 뮤리엘, 이정훈이 다니엘, 그리고 조영선 배보람 김용래가 1인 다역으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성격창출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해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알리스 역의 김소진의 열연과 1인 다 역의 배보람의 호연이 기억에 남는다.

프로듀서 고강민, 작곡 장소영, 무대디자인 오필영, 조명디자인 류백희, 안무 홍세정, 영상디자인 이원호, 의상디자인 최인숙, 소품 분장디자인 장경숙 그 외의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드러나, LG 아트센터와 극공작소 마방진 공동제작의 질 미무니(Gilles Mimouni) 작, 이현주 역, 오세혁 고선웅 공동각색,

 

고선웅 연출의 <라 빠르트망 (L'Appartement) >을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돋보인 한편의 신표현주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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