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고 변우혁, 야탑고 안인산, 청담고 최현빈 3개씩 홈런 기록

▲ 월드 파워 쇼케이스 한국 대회에서 타석에 들어 선 천안북일고 변우혁.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난 10월 31일, 국내 고교야구에서 가장 홈런을 잘 치는 타자들이 고척 스카이돔에 모였다. 지난해에 이어 '김용달 코치배 월드 파워 쇼케이스 한국예선'이 열렸기 때문. 김용달 前 현대/LG 코치의 주관 하에 열리는 이 대회는 12월 열리게 될 미국 본선 대회 참가자 결정을 겸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장안고등학교 포수 이성원(한화 이글스 지명)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미국행 본선에 올랐고, 마산용마고 내야수 오영수(NC 다이노스 지명)와 경동고등학교 내야수 유호산 역시 본선 무대를 밟았다. 올해에는 앞서 '문화뉴스'에서 보도된 것처럼, 천안북일고 유격수 변우혁(17)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내달 미국에서 열릴 월드 파워 쇼케이스 본선에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할 수 있게 됐다.

변우혁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총 홈런 숫자는 14개로 참가자 가운데 유일한 두 자릿수였다(2위 박영완 7개). 재미있는 것은 기존 참가자였던 세 사람(이성원, 오영수, 유호산)이 후배들을 향하여 던진 경험담이었다. 셋은 입을 모아 "알루미늄 방망이 홈런 숫자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고교 레벨 선수들이 나무 방망이를 가지고 고척돔 외야 담장 밖을 넘긴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상대적으로 반발력이 좋은 알루미늄 방망이로 홈런 숫자를 많이 기록한 선수가 우승에 가까울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 실전에서는 나무 방망이를 써야 한다. 특히, 이제는 선수들이 제법 나무 방망이 사용에 익숙해지면서 장타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그러한 만큼, 이제는 선수들이 프로 입문 이후 별도로 나무 방망이 사용에 적응할 시간을 따로 가질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번 쇼케이스에서 나무 방망이로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누가 있었을까?

천안북일고 내야수 변우혁(2학년)

▲ 천안북일고 변우혁은 월드 파워 쇼케이스 국내 대회에서 나무 방망이로 총 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이번 쇼케이스에서 나무 방망이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총 3명이다. 3명의 선수가 3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것. 이번 대회 우승자 변우혁도 그 중 한 명이다. 변우혁은 1라운드에서 2개, 3라운드에서 1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나무 방망이로 총 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학년의 몸으로 최장거리 홈런을 기록한 경험이 있으며, 올해 2학년 진학 이후에는 팀의 4번 타자로서 타율 0.400, 2홈런을 기록했다. 185cm, 90kg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력이 일품이다. 만약에 한화가 내년 1차 지명권을 야수로 행사한다면, 변우혁이 0순위로 지목될 가능성이 크다. 대전/충청 연고지에 1차 지명권자로 분류할 만한 투수가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호재다. 동문 선배 강승호의 북일고 시절 체격 조건과 장타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청담고 포수 최현빈(2학년)

▲ 청담고 포수 최현빈은 1라운드에서만 나무 방망이 홈런 3개를 기록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2라운드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청담고 포수 최현빈은 1라운드에서만 나무 방망이로 무려 3개의 홈런포를 기록했다. 그러한 만큼 결승 진출까지 바라볼 수 있었으나 아쉽게도 알루미늄 방망이로는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대회를 마감해야 했다. 그러나 사실 최현빈 역시 올해 보여준 것이 많은 유망주였다. 청담고의 창단 첫 전국 본선 무대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시즌 성적은 2홈런, 타율 0.356를 기록했다. 181cm, 93kg에 해당되는 체격 조건도 꽤 좋은 편이다. 포지션은 포수지만, 장타력이나 타격 센스를 감안해 보았을 때 강백호(kt)처럼 외야수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 강백호 역시 공식 포지션은 포수였지만, kt에서는 코너 외야수를 맡게 될 수 있다.

야탑고 올라운더 안인산(1학년)

▲ 1학년 선수로는 놀라운 타격 센스를 보여준 야탑고 올라운더 안인산. 사진ⓒ김현희 기자

정말 1학년 맞나 싶을 정도로 빼어난 장타 실력을 선보였다. 그의 배팅을 지켜 본 김용달 코치도 "저 선수가 정말로 1학년이 맞는가?"라고 필자에게 두, 세 번 물어봤을 만큼, 감탄을 거듭했다. 방망이를 제대로 다룰 만큼 타구의 질이 좋다는 것이 김용달 코치의 평이었다. 그 역시 최현빈과 마찬가지로 1라운드에서만 나무 방망이로 3개의 홈런포를 가동했다. 그랬기 때문에 안인산 역시 다크호스로 떠올랐으나, 신기하게도 알루미늄 방망이로 홈런을 치지 못하면서 1라운드에서 대회를 마감해야 했다. 이에 대해 김용달 코치는 "알루미늄 방망이는 반발 계수가 높지만, 상당히 가볍다. 나무 방망이로 치듯이 치면 되려 타구 비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방망이를 가볍게 쥐고, 어깨 힘을 빼면 기대 이상의 타구가 나올 수 있다."라며, 이 역시 경험이 쌓이다 보면 익숙해 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내년에도 대회에 참가한다면,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 타자로 출전했지만, 투수도 겸하고 있어 제2의 강백호로 거듭날 수 있다. 올해는 주로 타자로 나와 0.323의 타율을 기록(1홈런) 했으며, 투수로는 6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나무 방망이로 2개의 홈런을 친 선수도 있다.

이렇게 앞서 언급한 세 명의 선수가 나무 방망이로 3개의 홈런을 친 반면, 2개의 홈런을 친 선수도 있었다. 배명고 내야수 김혜성, 휘문고 올라운더 김대한, 성남고 외야수 장이재가 그 주인공. 이 중 김혜성과 김대한은 2라운드에도 진출했고, 장이재는 알루미늄 방망이로는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여 아쉽게 1라운드에서 대회를 마감해야 했다. 중요한 것은 이 세 명의 선수 역시 내년을 기대해 볼만한 유망주이며, 목동 야구장에서 큰 아치를 그려낼 만한 잠재력을 지녔다는 사실이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나무 방망이로 2개 이상의 홈런을 친 선수들은 충분히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서울 고척,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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