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가족에게 바치는 '머구리' 아버지의 단짠 로맨스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올드마린보이'(감독 진모영)가 DMZ 국제 다큐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데 이어, 금일 전국 70여 개의 스크린을 배정받아 개봉했다. 

영화를 연출한 감독 진모영은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지난 2014년 한 노부부의 생의 마지막을 담아내어 5백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 장을 열었었다. 4년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만든 '올드마린보이'는 가족을 위해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10명 중 5명은 포기하고, 3명은 죽고, 1명은 아프고, 단 1명만이 살아남는다는 극한 머구리 직업을 가진 '명호 씨'의 탈북민 잠수부 이야기를 그린다.

 
 

스쿠버다이버보다 더 무거운 60KG의 잠수복을 입고 수심 30M의 바다로 거침없이 뛰어드는 주인공 '명호 씨'는 해녀보다 더 들어가는 깊은 바다도, 잠수병도 두렵지 않다. 당장 내일 가족들이 먹을 것에만 집중할 뿐이다. 영화는 한없이 아름다운 강원도의 바다 마을 풍경과 최북단의 신비로운 심해 속 만큼이나 소중한 가족 愛를 보여준다. 생과 사를 오가는 아버지만큼이나 그를 지지하고 강원도 고성의 '청진호 횟집' 주인이 된 아내 '김순희 씨'와 꿈을 접고 아버지를 위해 배 선장이 된 장남 '철준', 그리고 꿈을 위해 호주로 떠난 막내 '철훈'까지 그들은 탈북민이지만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우리 시대의 평범한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헌사와 같은 작품"이라고 의미를 설명한 진모영 감독의 말처럼 '박명호 씨'는 이 시대 아버지를, 탈북민으로서의 설움을, 냉정한 한국 사회의 모습을 투영한다. 거친 파도 밑 해저에는 각종 해초류와 엄청난 대왕문어가 있다. 대부분의 날이 시야가 탁한 바닷속에서 그들과 사투를 벌이는 머구리들을 응원하며, 한층 더 쌀쌀해져 더 쓸쓸한 11월에는 가족들과 함께 '올드마린보이'를 보고 머구리가 직접 잡은 해산물 먹으러 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을 여행 한번 다녀오는 것은 어떨지 추천해본다. 상영시간 85분.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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