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지난 주말, 200만 관객을 훌쩍 넘은 '토르: 라그나로크'는 기존 '토르' 시리즈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작품이었다.

'토르' 1편에서 '토르'는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올만한 대사를 늘어놓는다. 셰익스피어 광인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는데, 그러다 보니 그것을 이어받고자 한 속편 '토르: 다크 월드'는 '인크레더블 헐크'와 더불어 로튼토마토 프레시 인증을 받지 못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가 됐다. 그런 '토르'가 3편을 통해서 달라졌다. '진지한 토르'에서 깎인 머리처럼 '텅 빈 토르'가 됐다. 단발마처럼 터지는 농담이나 슬랩스틱 코미디로 나오는 재미는 넘쳐나지만, 한 번 보면 싹 지워지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느껴졌다.

그런데도 '토르: 라그나로크'를 재밌게 만든 힘은 '토르'와 '헐크'가 아닌 두 여성 캐릭터에게 있었다. '헬라'(케이트 블란쳇)를 보며 '대한민국에서 장녀로 살아가기'라는 씁쓸한 우스개를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을 위해 싸워가는 '발키리(테사 톰슨)'의 모습을 보며 희망을 발견할 수도 있다. 물론, 남성 캐릭터들의 잔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그랜드마스터'(제프 골드브럼)의 모습이나, 마지막까지 시리즈를 함께한 '호건'(아사노 타다노부)의 면모 등이 그러했다. 또한, 1980년대 디스코 음악과 레드 제플린의 '이미그런트 송'은 영화를 보고 나서도 쭉 잊히지 않는 후크송이 됐다. 8/10

 

    

* 영화 리뷰

- 제목 : 토르: 라그나로크 (Thor: Ragnarok, 2017)

- 상영일 : 2017. 10. 25.

- 제작국 : 미국

- 장르 : 액션, 모험, 판타지, SF

- 등급 : 12세

- 감독 : 타이카 와이티티

- 출연 :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톰 히들스턴, 케이트 블란쳇, 테사 톰슨 등

- 화면비율 : 2.35:1 (일부 아이맥스 장면 1.90:1)

- 엔드크레딧 쿠키 : 있음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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