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3승 거둔 팀이 우승 놓칠 확률, 36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단 한 번'

▲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호투를 펼친 KIA 임기영.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2017 KBO 리그 포스트시즌의 '대미(大尾)'라 할 수 있는 한국시리즈가 반환점을 통과했다.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양 팀이 1승 1패로 균형을 이뤘던 반면, 잠실로 장소를 이동하여 열린 2라운드(3, 4차전)에서는 원정팀인 KIA가 되려 힘을 내면서 한국시리즈 3연승째를 신고했다. 1패 뒤 3승을 거둔 KIA는 2009년 이후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 놓게 됐다.

보통 한국시리즈에서 조기에 3승째를 거둔 팀은 그 기세를 몰아 4승째를 거두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은 KIA는 이제 조금 일찍 샴페인을 터뜨려도 좋을 듯 싶다.

먼저 3승을 거둔 팀이 우승을 놓칠 확률은?

KIA의 선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1, 2차전 합쳐 4점을 내는 데 불과했던 타선이 3차전부터 적시에 터졌다는 데에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오랜 기간 휴식을 취했다는 사실에 발목이 잡히는 듯 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타선이 점차 정규시즌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던 것이 호재였다. 3차전에서는 9회 초에 나지완이 쐐기 투런 홈런을, 4차전에서는 버나디나 혼자 3안타를 몰아친 것이 주효했던 셈이다. 물론, 3연승을 거두는 동안 단 한 번의 리드를 허용하지 않으며, 두산 타선을 총 4점으로 틀어막은 마운드의 공은 말할 것도 없다. 기세의 싸움인 야구에서 KIA의 이러한 모습은 5차전에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이 바로 KIA에 '일찍 샴페인을 터뜨려도 좋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다.

또한,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3승째를 거두고도 우승을 놓친 경우의 수는 단 한 번밖에 없었다.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은 삼성을 만나 1, 2, 4차전에서 승리하면서 3승 1패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5~7차전에서 거짓말처럼 패하며 우승을 놓친 바 있다. 당시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던 두산이 이번에는 삼성이 거두었던 기적의 재현을 바라게 됐다.

두산으로서는 4차전 직후 김태형 감독이 언급했던 것처럼, 내일이 없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 1차전과 똑같이 니퍼트(두산)가 헥터(KIA)를 상대하지만, 여차 하면 2차전 무실점 호투를 펼친 장원준까지 불펜에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적어도 '후회 없는 승부'를 펼쳐야 한다는 사실. 선수기용이나 전술, 그리고 각종 더그아웃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 '어떠한 상황이 맞고 틀리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 모든 것이 감독의 고유 권한이며, 내부 사정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프로의 세계인 만큼 그에 따른 결과를 감수하고 책임지면 된다.

주말 오후를 이용하여 한국시리즈 두 경기를 마친 양 팀은 월요일 오후 6시 30분에 같은 장소에서 한국시리즈 5차전을 맞이하게 된다. 과연 KIA가 서울에서 우승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을까? KIA가 5차전을 놓칠 경우, 한국시리즈 3라운드는 다시 광주에서 펼쳐지게 된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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