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띠에터 김효상] 공연을 소개하고 공연을 이야기하고  공연을 만나보는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연극을 만드는 프로젝트 통의 대표 겸 배우 공하성을 만났다.

 

▲ 플스 84회 게스트. 프로젝트 통 공하성 대표

 

[▶]을 누르면 공하성 대표와의 인터뷰가 실린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Q. 프로젝트 통의 창단 과정과 명칭의 뜻은?
ㄴ 프로젝트 통(Project TOng)은 나와 동갑내기 배우 동하. 이렇게 둘이서 작년에 술을 마시다 결성한 팀이다. 둘 다 시사적인 내용을 좋아하는데 우리는 왜 이런 얘기를 연극에서 안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뜻이 맞아서 창단하게 됐다. 통의 의미는 두 가지가 있다. ‘통한다’라는 의미도 있고 ‘TO’에 ‘ING’를 붙여 우리의 말을 토해낸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정식극단이 아닌 프로젝트성 그룹으로 만들었다. 그럼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만들었는가를 고민했을 때 ‘수신’,‘제가’,‘치국’을 테마로 삼아 하나씩 공연하자라고 결정했고 얼마 전까지 했던 ‘통! 불통!’이라는 공연은 ‘제가’의 테마였다.

Q. 연출이나 작가가 아닌 배우가 대표를 맡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ㄴ 연출이나 작가가 일반적으로 극단의 대표를 맡는 것이 나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저 내가 맡은 대표는 상징인 의미일 뿐이지 단원 모두가 대표라고 생각한다.

▲ 프로젝트 통 공하성 대표

Q. 서울시 청년예술단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장단점은 무엇인가?
ㄴ 장점이라 함은 우선 ‘돈’일 것이다. 두 세 달 아르바이트를 해서 연극 한편을 올리면 다시 몇 개월 동안 알바를 하고 올리는 현실이다. 그러면 기껏해야 일 년에 몇 작품 못 올린다. 내가 제작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만 이번 지원사업은 오롯이 작품에만 매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기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단점은 아직 지원이 끝나지 않아서 평가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준비해야 할 서류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나는 행정을 하는 사람이 아닌 현장예술가다. 기존의 행정시스템에 맞추는 것이 어렵다. 우리 같은 사람에게 맞는 예산집행에 대한 증빙 방법을 고려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 단체를 도와주는 멘토가 있다. 하지만 한 멘토가 3~4개 단체를 맡고 있다 보니 단체에 관심을 기울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같다. 지원만 하는 것보다 단체가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지원사업은 우리에게 아주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

 

Q. 이번에 준비하는 작품을 소개해 달라.
ㄴ 앞서 말한 수신, 제가, 치국의 테마 중 ‘치국’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그리스의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새>를 각색하여 공연할 예정이다.
11월11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에 있는 ‘공간아울’에서 만날 수 있다.
작품의 줄거리는 아테네 생활에 환멸을 느낀 두 남자는 편안하게 안식할 곳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사람에서 새가 된 테레우스를 만난 두 남자는 새들에게 최고의 신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을 하며 새의 나라에서 살게 된다. 두 남자는 신과 인간들 사이의 허공에 성벽을 쌓고 새로운 나라를 건설한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이야기다. ‘새’는 영어로 ‘bird’지만 우리말로는 새롭다는 ‘new’와도 발음이 같아서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작품에서도 그런 언어 유희를 사용할 예정이다.

 

▲ 프로젝트 통 공연사진

 

Q. 각색할 때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ㄴ 브레히트의 서사극 구조를 차용한다. 정치극은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좋은 방법이 바로 서사극이다. 공연에 몰입하지 않고 관객의 이성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것이다. 서사극 구조를 바탕으로 극 중 극이 많이 들어간다.

 

Q. 배우는 자신의 연기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기를 바랄 텐데 정치극은 그런 면에서 거리가 멀지 않은지.
ㄴ 내가 제작을 하고 싶은 작품은 정치나 사회적인 내용을 담은 연극이다. 사실 배우로서 하고 싶은 역할은 외부의 오디션이나 다른 극단의 작품을 통해 참여한다.
이런 정치 사회적인 공연에 관심을 끌게 된 것은 4년 전에 남산예술센터에서 했던 ‘나는 왜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라는 김재엽연출의 작품의 보고 난 뒤부터다. 그 후로 정치 사회적인 작품을 더 많이 찾았고 장준하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서 배우로 참여했다.

Q. 정치극이라면 이 시대와 가까운 소재를 찾을 것 같은데 굳이 그리스 극을 택한 이유가 있는가?
ㄴ 그리스 희곡 <새>는 약 2,500년 전에 써진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이다.
그 안에는 많은 얘기가 담겨있다. 권력을 잡은 주인공들에게 수많은 사람이 잘 보이기 위해 찾아오는 인간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신들의 모습은 우둔하게 그려진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2,500년 전과 지금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가까운 역사적 사실을 다루면 객관성을 놓치고 한쪽 방향으로 치우칠까 우려된다. 현재의 우리에게도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와 먼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사회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한다.

▲ 프로젝트 통

Q. 그 외에도 연극작업에서 남들과 다르게 택하는 방법이 있는가?
ㄴ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토론’이다.
 관객은 연극의 3요소이기 때문이다. 관객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통! 불통!’이라는 공연을 강원도에 하러 갔을 때였다. 당시에는 국정이 불안해서 대놓고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얘기했었다. 우려한 것과 달리 관객들이 좋아해 주었다. 우리가 가장 지향하는 부분은 관객끼리의 ‘썰전’이다. 배우들은 역할을 최소화하면서 관객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게 목표다. 관객들의 대화와 우리의 공연에 대해 판단을 하길 바란다.

Q. 관객들의 질의와 토론으로 형성되는 연극이 아직 우리나라에선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 점에 대해 고민하는 방법이 있는가.
ㄴ 해외에서는 그러한 참여가 원활하지만 사실 한국에선 쉽지 않은 방법이다.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로비에 투표할 수 있는 장치를 심어 논다던지 여러 가지 보조수단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리고 하우스에서 영상을 미리 보여주어 관객들이 참여해야 공연이 진행되는 형식이라는 것을 공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것은 단지 함께 웃고 떠들자는 의미가 아니다. 이렇게 시도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정치적인 관심’이다. ‘독재의 토양은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촛불을 들었을 때의 마음이 점점 사그러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관심해지면 또 그런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Q. 공연예술지원에 대한 정책이나 연극계 전반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ㄴ 가끔 어떤 지원사업을 보면 인터뷰과정 없이 서류로만 선정하는 것이 있는데 지원 정책이 과연 공정하게 진행 되고 있는 것에 대한 의문이다. 늘 지원을 받는 단체만 받게 되는 현실도 그렇고, 중복으로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어떤 단체에서는 유닛과도 같이 다른 사업자를 하나 더 내서 지원금을 추가로 받기도 한다. 이런 점들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Q. 극단이 꿈꾸는 비전에 대해.
ㄴ 우리는 정치 이야기를 하면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어렵지 않게 표현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우리가 나이가 들면 후배들이 이어 갈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는 우리만의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단체의 기반을 다져 놓고 관심 있는 예술인들이 우리 극단을 언제든 스스럼없이 거쳐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 플스 84회 방송을 마치고.

 

[글]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효상. 플레이티켓 대표·공연전문프로그램 마포FM 김효상의 '플레이투스테이지'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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