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말 KIA 공격서 포수 양의지 판단 미스로 3루 주자 결승 득점

▲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1K 완봉승을 거둔 KIA 에이스 양현종.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제공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2017 KBO 리그 포스트시즌의 '대미(大尾)'라 할 수 있는 한국시리즈 1라운드가 마무리됐다. 1차전은 세 명의 중심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한 두산이 가져간 반면, 좌완 에이스 맞대결을 펼친 2차전은 완봉 역투를 펼친 양현종을 앞세운 KIA가 가져갔다. 두 경기가 완전히 다른 양상을 선보였지만, 어쨌든 양 팀이 균형을 맞춘 채 장소를 옮겨 잠실에서 2라운드를 진행한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게 됐다.

재미있는 것은 2차전 경기가 1-0으로 끝났어도 양 팀 합쳐 타점은 한 점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KIA 양현종이나 두산 장원준 모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고, 120구 내외의 투구 숫자를 선보이면서도 이렇다 할 난타를 당하지 않았다. 본인이 이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지를 그대로 존중한 코칭 스태프의 뚝심이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했다.

8회에 울었던 KIA, 8회에 웃다!
만약에 무득점으로 갔다면?

한 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전날 8회 무사 1, 2루 찬스를 놓치며 무득점에 머물렀던 KIA가 이번에는 상대 판단 미스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득점에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8회에 울었던 KIA가 비슷한 상황에서 2차전에서는 웃었던 셈이다. 다만, 1, 2차전 8회 상황이 다소 비슷하게 흘러가 자칫하면 또 다시 무득점이 기록될 수는 있었다.

사실 영단어 'if'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과거나 현재, 미래를 가정할 때 쓰는 것이라고 '기초영문법'에 명시되어 있다. 즉, '만약에 ~했다면'이라는 가정 자체는 상당히 부질없는 표현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8회 상황이 재구성됐다면 이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갔을까?'라는 질문 자체는 상당히 흥미롭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1사 1, 3루 상황에서 나지완의 3루 땅볼로 3루 주자가 런다운에 걸려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는 상황은 두산에게 호재였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서 포수 양의지가 주자를 잘 몰아가다가 2루에서 3루로 뛰던 최형우를 잡겠다는 목적으로 갑작스레 3루로 송구한 장면이 결국은 치명타가 됐다. 다른 주자를 신경쓰지 않고, 오직 3루 주자 김주찬만 잡겠다는 점에만 주목했다면, 설령 타자 주자 나지완이 2루로 향했다 해도 2사가 만들어졌다는 점에만 큰 의미를 부여하면 됐다. 8회를 넘겼다면, 양현종이 9회 역투를 펼쳤다 해도 0의 행진이라는 점에 큰 부담을 느낄 법했다.

승부가 연장으로 갔다면, 어느 팀에 유리하게 적용됐을지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도 한국시리즈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연장까지 가지 않고 어떻게든 정규 이닝에서 승부가 끝났을 것'이라는 가정 역시 유효하다.

장원준과 양현종 모두 훌륭한 투구를 선보였다는 점은 이번 2차전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다. 양현종의 11K 완봉승에 다소 가려진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장원준 역시 몸쪽과 바깥쪽을 오가는 변화구로 상대 타선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성공했다. 이번 호투를 발판으로 양 팀 감독은 믿음직한 에이스를 안고 간다는 든든함 속에서 시리즈 전체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시리즈 종반으로 가서 승부처가 발생한다면, 불펜투수로 등판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 팀은 27일 이동 및 휴식일 이후 28일(토) 오후 2시에 한국시리즈 3차전을 맞이하게 된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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