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 싸인볼 ⓒ청와대 공식 SNS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투표가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투표의 힘을 목격했다. 어떤 때는 환풍기 수리공이 새로운 '슈퍼스타'가 되는 광경을, 언젠가는 11명의 어린 동생들에게 '데뷔'의 감격을 맛보게도 했다. 몇 달 전에는 헌정 최초로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

'장미대선'이라 불린 그 투표의 승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투표로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25일 한국시리즈 시구에 나섰다. 유명인이 아닌 시민 개개인의 힘이 모인 공약이 이뤄진 것이다.

청와대는 공식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생애 첫 시구'라는 이름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 당시 투표 인증 독려 이벤트 결과. 기아가 1등을 했다. ⓒ청와대 공식 SNS

청와대는 "지난 대선 당시 투표 독려 캠페인의 일환으로 '문재인의 생애 첫 시구'에 대해 국민들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응원하는 야구팀을 선택해 홈페이지에 투표 인증샷을 올리면, 투표 인증 1위 팀의 연고지에 가서 생애 첫 시구를 하겠다는 캠페인이었습니다. 당시 1위를 차지한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리는 광주에서 오늘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시구를 하는 모습, 싸인볼 등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진 진정성은 이후 빛났다. 시구 후 곧장 자리를 뜨는 형식적인 스케줄이 아니라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며 경기를 관람했다. 4회말 종료 후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경기는 두산이 기아를 5대 3으로 제압하며 1차전을 가져갔다.

▲ 시구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공식 SNS

투표 인증샷은 주로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투표자가 자신이 투표했음을 알리는 행동이다. 주로 손등에 투표소에서 제공하는 인주를 찍거나 투표소 앞에서 촬영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며 스마트폰의 발달 등과 맞물려 2010년대 이후 '트렌드'가 됐다.

한 때는 브이자, 엄지 등의 손동작이 특정 기호를 연상케할 수 있다고 해서 많은 논란을 낳았으나, 지난 2월 8일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며 대부분의 행위가 가능해졌고 투표소 또는 사전투표소로부터 100미터 안에서 육성 또는 기타 방법으로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는 할 수 없는 것으로 결정됐다.

한편, 여러 유명인, 공인, 연예인들도 이러한 '투표 인증샷' 행렬에 동참하며 선거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다. '개념 연예인'으로 인정받는 코스기도 하고 실제로도 젊은 층의 관심을 받을 수 있어 '건전한 시민문화 조성'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지난 장미대선에도 트와이스 정연, 공승연 자매 등 많은 연예인들이 투표 인증을 통해 참여를 독려했다.

▲ 투표 인증에 나선 트와이스 정연 ⓒ문화뉴스 MHN 이현지, 권혁재 기자
▲ 투표 인증에 나선 공승연 ⓒ문화뉴스 MHN 이현지, 권혁재 기자

'투표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은 사실 선거철에만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단골 슬로건이다. 하지만 특별한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야구장에 등장한 대통령을 보면, 정말로 투표가 세상을 바꿔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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