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장기영 기자] 연극 '파란나라'가 다음 달 2일부터 12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서 다시 한 번 관객과 만난다.

'파란나라'는 지난 해 초연 당시 배우들의 꼼꼼한 학교현장 취재와 일반 학생들과의 협업 워크숍 및 토론 방식을 거쳐 제작돼, 경쟁시스템에 매몰된 한국사회를 반영하고 그 축소판을 극의 무대가 되는 교실 안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극중에서 19명의 '파란나라' 당원들이 전체주의에 매몰되며 30명에서 58명으로 불어나 무대를 압도했듯, 100명의 관객으로 시작한 이 작품은 150명, 240명, 300명까지 매회 관객 수를 갱신하며 2016 시즌을 마무리했다.

초연에 이어 동서대학교(부산 소재), 서경대학교, 성균관대학교(서울 소재)와 직장인 극단 틈새에서 공연을 올렸으며, 특히 극단 틈새는 '파란나라'로 '제38회 근로자문화예술제' 연극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에도 가천대학교(경기도 성남 소재), 동양대학교(경상북도 영주), 대경대학교(대구)에서 워크숍 공연이 예정돼 있는 등 지속적인 공감을 받고 있다. 

올해 '파란나라'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2016년의 '파란나라'가 일반 고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집단주의를 거칠게 그렸다면, 2017년 '파란나라'는 지난해의 한국 교육현장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 현재 한국 사회에서 나타나는 근본주의와 타자에 대한 폭력과 혐오문제에 방점을 두고 사회적 존재로서 집단과 개인 사이의 불안이라는 주제로 확장된 내용을 그려낼 예정이다.

극단 신세계는 재공연을 준비하면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17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청소년X예술가 프로그램 운영단체 공모'에 선정돼 지난 4월부터 26주간 청소년들과의 워크숍을 거쳤다. 이중 14명의 고등학생이 '파란나라' 공연에 등장한다. 이를 포함해 올해는 공고를 통해 모집한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103명의 시민들이 공연에 대거 출연하게 된다. 

한편, '파란나라'는 공연기간 중인 다음 달 3일에 '창조도시를 넘어서: 문화시민도시에서의 문화와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2017 세계도시문화포럼(World Cities Culture Forum) 서울 총회 참가자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파란나라'는 1967년 미국의 한 고등학교 역사수업시간에 벌어진 실제 실험 '제3의 물결(The Third Wave)'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일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통제가 어려운 교실을 보여주고, 학생들을 통솔할 수 없는 선생님이 학생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게임을 제안한다. '훈련을 통한, 공동체를 통한, 실천을 통한 힘의 집결'이라는 구호 아래, 그 어떤 것으로도 차별하지 않는 파란나라를 만들고자 시작된 '파란혁명'은 순식간에 교실을 넘어 학교 전체로 퍼져나간다. 현재 직면한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들을 수렴해, 그것들이 우리 사회에 숨어있는 집단주의와 폭력, 혐오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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