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폭력은 어떤 상황이든 간에 정당화될 수 없다"라는 당연한 이야기를 알고 있지만, 그 폭력의 상황이 자신에게 나온다면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할까?

'폭력의 씨앗'은 단순히 수직적 계급 사회의 대표 모델인 '군대'에서만 폭력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주인공의 외박 중 나오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제시한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아우슈비츠 수용소 비극을 다룬 '사울의 아들'처럼 '폭력의 씨앗'은 4:3 화면 비율을 사용하고, 등장인물의 모습에 집중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흔들리는 화면과 지속적인 폭력의 반복은 관객의 마음을 고구마처럼 답답하게 한다.

지난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대상과 CGV 아트하우스상을 받은 '폭력의 씨앗'은 군대 내 부조리를 다룬 윤종빈 감독의 블랙코미디 '용서받지 못한 자'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윤종빈 감독이 직접 출연해 유머를 제공하는 것과 다르게, '폭력의 씨앗'은 처음부터 웃음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폭력의 씨앗'에서는 선임에게 폭력을 당한 일병이 이병에게 내리 폭력을 펼치거나, "싸우면서 크는 것이다"라며 방관자의 모습을 보인 민간인,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벌이는 폭행 등이 차례차례 등장한다. 음악이 단 한 순간도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펼치는 폭력은 적나라한 소리와 함께 들린다.

군대에서 나온 비상식적인 상황에서 등장한 '폭력'이 자연스럽게 사회로 그 씨앗을 뿌리내리는 모습을 영화는 드러낸다. 임태규 감독은 '군대 폭력이 어떻게 사회로 전이됐는가'보다 '그 폭력이 어떻게 자라나는가'를 강조했다. 이 영화를 단순히 군대를 나온 이들이 가볍게 '어휴, 나 때는 저것보다 더 심했는데'라고만 생각하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7.5/10

 

* 영화 리뷰
- 제목 : 폭력의 씨앗 (The Seeds of Violence, 2017)
- 상영일 : 2017. 11. 2.
- 제작국 : 한국
- 장르 : 드라마
- 등급 : 15세
- 감독 : 임태규
- 출연 : 이가섭, 정재윤, 박성일, 김소이, 박강섭 등
- 화면비율 : 4:3
- 엔드크레딧 쿠키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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