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 영화 '마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화롭던 부부의 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방문하고, 집안에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마더!'가 개봉하기 전 등장한 한 줄의 시놉시스는 그저 껍데기에 불과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전작 '노아'처럼 성경에서 많은 모티브를 가져왔다.

첫 번째로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라고 끝내 말한 '그'(하비에르 바르뎀)는 유일하게 작품 엔드크레딧에서 'Him'으로 등장하는 '창조주'이며, '마더'(제니퍼 로렌스)는 '대자연', 집은 '지구'를 의미했다. 클로즈업 위주의 화면 구조 때문에, 관객이 이 '집'의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이 집이 돌아가는 모습도 쉽게 유추되지 않는다. 다만, '마더'와 집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심장'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두 번째로 '남자'(에드 해리스)의 가슴 쪽에 상처가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는 '창조주'가 '아담'을 만든 후, '하와'를 갈빗대로 만든 것을 떠올릴 수 있다. '여자'(미셸 파이퍼)가 다음날 '집'으로 방문하게 된 것도 이와 비슷하다. 두 사람의 아들 둘(브라이언 글리스, 도널 글리슨)이 갑작스럽게 등장하며, '카인'과 '아벨'을 상징한 인물에게서 '인류 최초의 살인'도 나타난다. 이후 장면에는 싱크대가 부셔지며, 집이 물바다가 되는 창세기 속 홍수를 연상케 하는 대목도 등장한다.

세 번째로,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라는 같은 뿌리를 둔 종교 간의 반목으로 일어난 전쟁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나, '예수'의 탄생과 죽음이 등장한다.

또한, '마더!'에는 1970년대 인간과 자연을 통합시켜 똑같은 권리를 누릴 존재로 본 '에코페미니즘' 사상이 포함되어 있다. 남성과 인간문명은 타도 대상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자연과 인간문명이 처음부터 하나였고 모든 생명체의 균형과 통합을 강조한 사상이다. '마더'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영화는 인간이 자연과 인간을 파괴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제니퍼 로렌스가 '마더!'의 시나리오를 보고 다른 영화를 포기한 이유이기도 했다.

 

불편한 사실을 직시하게 한 '마더!'는 끝내 '사랑'을 강조한다. 집이 '마더'로 인해 파괴된 후, '그'는 '사랑'의 상징인 '심장'을 '마더'에게서 꺼내 집을 원상태로 복원한다.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세계가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21세기엔 결국 '사랑'이 필요했다. 8/10

* 영화 리뷰
- 제목 : 마더! (Mother!, 2017)
- 상영일 : 2017. 10. 19.
- 제작국 : 미국
- 장르 : 스릴러, 미스터리, 드라마
- 등급 : 19세
- 감독 : 대런 아로노프스키
- 출연 : 제니퍼 로렌스, 하비에르 바르뎀, 에드 해리스, 미셸 파이퍼, 브라이언 글리슨 등
- 화면비율 : 2.35:1
- 엔드크레딧 쿠키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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