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매의 아들' 최재익 제작총감독 인터뷰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당신은 '리즈시절'이라는 인터넷 용어를 아는가?

박지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할 당시,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온 팀 동료 앨런 스미스는 저조한 활약을 펼쳤다. 이를 본 한국 축구팬들은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전성기를 보낸 그에 대해 아쉬움에 '리즈시절 스미스'라고 말을 꺼냈다. 그렇게 태어난 '리즈시절'이라는 인터넷 용어는 삽시간에 퍼져 축구선수의 전성기뿐 아니라 '돌아갈 수 없는 전성기나 황금기'라는 의미로 확장됐다. 현재는 다른 스포츠, 방송, 영화, 연예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한편, 어느 사이 포털 사이트의 자동 검색어로 '투니버스 리즈시절'이 자리 잡고 있다. 1995년 개국 이후 2000년대 초중반까지 연령대에 상관없이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인 당시의 투니버스는 현재 20대와 30대의 마음 깊숙한 공간에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어린이 중심의 프로그램 편성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때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은 다양한 애니메이션의 사진과 주제가를 보고 들으며 다시 돌아올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추억의 중심엔 최초의 케이블 성우극회인 CJE&M 성우극회 성우들이 있었다. 이 중 '고쿠센',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나루토', '마법의 스테이지 팬시 라라', '몬스터', '소년탐정 김전일',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 : 천국의 문', '개구리 중사 케로로', '행복한 세상의 족제비', '블리치', '엔젤릭 레이어', '핑키와 브레인', '탐정학원 Q', '파워퍼프 걸' 등 2030 세대의 기억에 남는 작품에 출연해 주연과 조연을 넘나들며 활동한 성우를 만났다. CJE&M 성우극회 1기 성우 최재익이다.

현재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개막한 뮤지컬 '매의 아들'의 초고를 집필하면서 동시에 제작총감독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던 성우에서 뮤지컬을 만드는 제작자가 되었을까? 그리고 지난 추석 MBC '무한도전'의 특집으로 방영된 영화 '비긴 어게인'의 더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단순한 '성대 모사꾼'이 아닌 '목소리로 연기하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성우에 대한 궁금증도 풀릴 좋은 기회다.

최근에 어떻게 지냈나?

ㄴ 지금도 가끔 작품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2011년까지 성우 활동 중심으로 일했다. 사실 2007년부터 사업 쪽으로 기획을 한 것이 있었다.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과 관련된 스토리텔링 기획 아이템을 했다. 성우이다 보니, 성우와 연결될 수 있는 사업이 뭐가 있을까 했다. 그래서 여행 가이드를 녹음해 오디오로 만들어 국내 여행객에게 서비스하고, 외국 성우들에게 부탁해 우리나라 관광지를 소개하는 녹음 일을 했다. 7년 정도 그런 관광사업을 진행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도 받았다. 또한, 한국관광공사,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상북도 등 국공립 단체, 지자체와 일도 많이 했다. 이처럼 주로 국가기관 사업의 관광 인프라를 구축했다.

한편, 2010년엔 스마트폰 서비스가 국내에 활성화된 시기였고, 시기적으로 모바일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것이 이슈화됐었다. 그래서 새롭게 성우도 일할 수 있는 콘텐츠 환경을 만들었다. 그런 스토리텔링 개발 사업을 하다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 그 지역의 관광상품 개발이었다. 유적지, 건물 등 천편일률적인 상황이어서 관광객들이 즐길만한 상품이 많지 않았다.

서울시와 일하다 자연스레 한성백제 문화제와 유적과 관련해 접하게 됐다. 그리고 백제 문화에 관심을 끌게 됐다. 백제의 이야기를 관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 오디오 가이드와는 다른 이야기로 2013년 '이도한산' 뮤지컬을 기획하게 됐다. 반응이 좋았고, 지난겨울 '근초고'로 확장됐다. 이어 현재의 '매의 아들'로 발전하게 됐다. 한 단계씩 계속 다음 단계로 가다 보니 뮤지컬이 됐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지 모르겠다.

과거 이야기부터 해보자. CJE&M 성우극회 1기 성우로 다양한 작품에 활동했다. 뒷이야기가 있다면?

ㄴ 투니버스 1기 들어갔을 때(편집자 주 : 1995년 만화 전문 케이블채널인 투니버스가 신설되면서 당시 오리온그룹의 온미디어 성우극회로 출범됐다. 그 후 투니버스 성우극회를 거쳐 현재의 CJE&M 성우극회에 이르렀다.)는 케이블 성우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우리를 챙겨주는 선배도 있었지만, 텃세도 있었다. 그게 저희를 힘들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1기여서 출연 작품도 많았다.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시리즈 3편을 동시에 녹음하고 끝나면, 작품도 많아서 그런지 쫑파티도 많이 참석했다. 그렇게 녹음을 온종일 하면 밤에 시사하게 되는데, 지금은 시사를 인터넷으로 하지만 당시엔 테이프로 했다. 그래서 시사를 하려면 전쟁에 가까웠다.

   
▲ 성우 최재익이 출연한 주요 작품.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슈라라', '행복한 세상의 족제비'의 '모지룡', '나루토'의 '키도마루', '핑키와 브레인'의 '핑키'

그러나 요즘 들어 외화 더빙을 비롯한 더빙 시장이 많이 축소되고 있다. 일부 애니메이션 채널에선 한·일 동시 방영을 목적으로 자막 방영을 하는 상황이다.

ㄴ 문제 심각성은 본질의 문제라 생각한다. 성우가 연기자임에도 불구하고 더빙이라는 행위 자체를 방송 프로그램 제작하는 스태프의 과정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외화 부문뿐 아니라 모든 더빙 과정에서 성우들의 입지가 축소되어가고 있다. 한국성우협회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노력해야 하고, 동시에 성우에 대한 인식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지난 추석에 MBC '무한도전'에선 '주말의 명화'라는 콘셉트로 영화 '비긴 어게인'을 더빙하기도 했다. MBC에서 2년 만에 방영한 더빙 영화다. 덕분에 성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한 편에선 "연예인 더빙을 해야 방송을 한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ㄴ '무한도전'의 사례를 보면서, 분명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보수적인 태도에서 보면, "외화 더빙을 알리는 것이 성우들이 아닌 유명 연예인들이 해야 하는가? 성우들이 재정립해야 하는 것이 맞다"라는 의견도 있다.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다 맞는 말이라고 본다. 궁극적으로 시대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성우에 대한 개념 자체가 어떤 일인지에 대한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어렸을 때, TV에서 나오던 '맥가이버'나 '브이'를 보면 그 목소리에 대한 매력이 있었다. 지금의 더빙은 한국말을 들려주는 정도의 개념 밖에 갖고 있지 못할 때가 있어서 성우 자신도 발전을 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저는 제작자로도 일하고 있다. 성우가 어찌 보면 캐스팅되어야 연기를 하므로, 피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캐스팅되어야 하는 일, 캐스팅해야 하는 일을 다 경험하다 보니, 지금 현 상황이 환경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 스스로도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적인 문제도 있다고 본다. 적어도 지상파 방송에선 외국어가 우리 언어로 걸러지지 않고 방송된다는 것은 성우의 밥그릇 문제를 떠나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프랑스, 독일과 같은 선진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지역까지도 그 나라 말에 대한 소중함이 있어서 시장과 관계없이 더빙으로 작품을 방영한다.

여기에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이 없다. 자막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분명 있다. 그러나 자막을 읽지 못하는 노약자, 어린아이들은 그 선택권을 잃게 된다. 시청자 선호가 자막이라고 해서 자막으로 방송을 내보내는 것은 자기들만의 궤변인 것 같다. 적어도 지상파에선 그런 정도의 대국민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낙도에 한 명이 살더라도 TV를 시청할 수 있는 의무가 있어야 하는 것 처럼 말이다. 이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성우 자체의 문제 뿐 아니라 더빙은 국가 자존심이다.

   
▲ 지난 추석, MBC '무한도전'에서 영화 '비긴 어게인' 더빙 도전이 방송됐다. 박명수(왼쪽)와 하하(오른쪽)가 대본을 보고 있다. ⓒ MBC

더빙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주장은 성우톤의 발성에서 소위 말하는 '쪼'(調)가 거슬린다는 점이다. 정확히 어떤 건지 궁금하다.

ㄴ 저도 사실 성우 일을 하면서 성우처럼 연기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었다. 특정한 인토네이션(음의 고저), 억양, 목소리를 깔고 말하는 그런 편견을 갖고 보면 '쪼'가 거슬린다는 말을 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 성우들은 목소리가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얘가 성우인지 모를 정도로 성우 특유의 톤이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일반인, 배우의 더빙과 비교해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전달력의 차이다. 일반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연기자는 모든 것이 갖춰진다. 무대 연기 톤, 방송 카메라 연기톤, 성우 마이크 연기톤이 매체 환경 때문에 다를 수 밖에 없다. 계속해서 나오는 주장은 옛날에 생각하는 성우분들의 톤과 그것에 대한 선입견이 아닐까 본다.

그렇다면 더빙의 발전엔 어떤 방법이 있을까?

ㄴ 더빙 자체가 또 다른 창구다. 사람들이 '엑스파일'의 팬이 된 것도 이규화, 서혜정 선배님의 '멀더'와 '스컬리' 더빙 때문이다. 일본의 '겨울연가' 욘사마 열풍 때도 일본어 더빙의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처럼 더빙은 그나라의 언어로 들려주는 것 뿐 아니라 감성에 맞게 해주는 또 다른 재창조 과정이라 본다. 문제는 더빙에 대한 방송국 환경, 그리고 시각이라 본다. 방송국 자체도 상업적 논리가 있다. "인터넷 다운, 케이블 TV, IPTV의 등장과 같은 사회적, 산업적 환경으로 외화를 꼭 TV가 아니어도 핸드폰, 컴퓨터로 볼 수 있는데 '주말의 명화'를 챙겨보겠는가?"라는 논리다.

그래서 더빙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자막으로 본 영화 뿐 아니라 더빙이 되어서 만들어진 영화엔 색다른 재미가 있다. 이것은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본다. '무한도전'의 예가 그렇다. 개인적 의견으로 필요하면 '주말의 명화'에 '훈련되어 있는' 유명 연예인을 섭외해서 마케팅을 하고 광고를 붙어오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고, 새로운 시장이 있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 성우만으로 시장논리가 안되어서 그걸 편성표에서 빼버리려는데, 방송국이 안타까운 짓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더빙 외화에 대한 팬층이 있다. 이 사람을 버려버리는 것이다. 업그레이드될 기회가 있다. (편집자 주 : 지난달 25일, 일본 지상파 NTV 프라임타임인 밤 9시에 방영한 영화 '고질라'에선 엘리자베스 올슨의 목소리를 배우 하루가 더빙했다.)

   
▲ 성우 최재익의 인터뷰가 진행 중인 가운데, 뒤에선 뮤지컬 '매의 아들'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제 현재 본인이 하는 일에 관해 묻겠다. 성우를 하다 뮤지컬 제작총감독이 된 계기는?

ㄴ 원전공이 경영인데 30살이 넘어서 연극영화과를 다니게 됐다. 성우를 직업으로 하면서 학교에 다녔는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영화 시나리오, 대본 쓰는 것이 좋아서 기회가 되면 연극이나 뮤지컬을 만들고 싶었다. 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서울시와 일하다 하게 됐고, 송시현 감독님을 연출자로 섭외했다. 원래는 뮤지컬보다 거리 행사공연을 하려고 했다. 송시현 감독님은 뮤지컬 연출 작품을 만드시다 보니 뮤지컬 제안을 해주셨다. 행사와 뮤지컬은 차이가 컸다. 아무튼, 나이를 먹고 성우 일을 은퇴한 후에 하고 싶으면 했는데, 더 빨리 기회가 찾아왔다.

처음엔 서울시에서 받은 돈을 더 써서 뮤지컬을 만들었다. 그땐 넘버가 두 곡이었지만,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지금 만든 2시간 30분짜리 공연의 엔딩곡을 '이도한산' 당시의 넘버로 사용하게 됐다. 당시 길바닥에서 공연했는데, 그 두 곡만으로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하셨다. 그래서 음악이 이렇게 감동을 주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뮤지컬이 주는 감동이 좋았고, 제가 만든 작품을 사람들이 보면서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표정을 보니 뿌듯했다. 연기할 때의 느낌도 생각났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하며 대극장 공연을 만들겠다고 3년 전에 약속했다. 그리고 뮤지컬을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마음먹고 뮤지컬 컴퍼니로 일을 바꾸게 됐다.

작품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ㄴ '매의 아들' 같은 경우는 캐스팅이 두 달 걸렸다. 1차 서류를 접수받은 후, 1차 오디션, 2차 오디션, 3차 배역 오디션까지 다 해서 두 달 걸렸다. 생각한 인원보다 상당히 많은 배우가 왔다. 대극장 공연이고, 전체 공동 제작사가 KBS 아트비젼이다보니 공신력도 있었다. 많은 배우가 와서 1~2차 때는 쉬웠는데, 3차 배역 오디션 때는 행복한 고민을 했다. 총 출연진이 52명이다. 신인배우까지 하면 60여 명 가까이 되는 엄청난 대작이다. 창작 공연에서 이 정도 사이즈는 거의 없다. '명성황후'가 지금 그 정도 사이즈가 되고 있는데 초연으로는 저희가 유일할 것이다. 어려운 환경이자 뭔가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지난 9월, 뮤지컬 '매의 아들'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최재익 제작총감독(왼쪽)이 사회를 맡았다.

직접 초고를 작성한 '매의 아들'은 어떤 내용인가?

ㄴ 이 이야기는 백제의 13대 왕인 근초고왕의 이야기다. 전작인 '이도한산', '근초고'가 근초고왕 재위 후반부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근초고왕이 왕이 되기 직전의 이야기다. 역사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왕이 되어가는 과정을 창작으로 만들어낸 이야기다. 여기에 온조라는 300년 전의 선대왕을 등장시키자는 송파구의 요구조건도 있었다. 백제의 건국 정신과 문화적인 정치철학을 다루다 보니 온조가 등장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 해서 온조를 등장하려다 보니 300년의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동시에 등장하려면 판타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판타지 액션 뮤지컬로 역사를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하고 있다. 백제가 사람들이 생각할 때 온조가 세웠다고 보지만, 완성되기까지 300년이 걸렸고 그 완성을 근초고왕이 했다. 백제 최고의 왕이 되고 최고의 왕이 되는 과정에 백제가 어떤 정신이 있는지를 이 이야기를 통해서 볼 수 있다.

   
▲ 뮤지컬 '매의 아들'은 11월 8일까지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다.

백제의 어떤 정신을 보여주고 싶었나?

ㄴ 백제는 기본적으로 통합과 소통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우리가 3대 정복군을 이야기한다. 고구려 광개토대왕, 신라 진흥왕, 백제 근초고왕을 보면 백제가 비중이 작다. 하지만 고구려가 광활한 영토 지배를 할 당시 점령은 있고 문화전파는 없었다. 백제는 마한, 가야 등 통합 과정 때 정복뿐 아니라 문화를 전파해서 백제 문화권 흡수라는 정책을 폈다.

일본 고대국가인 야마토와 제휴를 맺을 때도 한자를 전파하고 말, 철기 기술을 전파할 때도 문화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백제를 한류의 기원이라고 학자들이 말씀하신다. 문화적 우수성을 외국과 같이 소통하고 융합하는 과정을 통해 백제가 건국됐다고 봤다. 마한 통합도 그러했다. 마한의 정신은 결국 소통과 융합이었다. 2000년 후의 지금 제일 중요한 화두다. 백제에 대해 알게 된다면 지금 우리가 풀어가야 하는 숙제들인 갈등, 세대, 문화 충돌, 정치 충돌을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어떤 도전을 하고 싶은지?

ㄴ 제 첫 직장은 대기업인 삼성이었다. 삼성을 다니다 성우를 했고, 성우를 하다가 콘텐츠 사업, 뮤지컬 제작자가 됐다. 과정에서 보면 이어지지만, 처음과 끝을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살고 있다. 끊임없이 계속 도전을 해왔다. 남들이 보면 무모하다 싶을 정도다. 지난 7월, 인천에서 '미추홀에서 온 남자' 뮤지컬 첫 공연을 했다. '매의 아들'에서 '근초고왕'을 맡은 장은철이 부르는 '꿈'이라는 주제곡이 있다.

가사를 제가 썼는데, 그 메시지에 제가 살아온 모든 과정이 그려져 있다. "사람들은 말해, 넌 너무 큰 꿈을 꾸는구나. 헛된 꿈은 몽상. 그 길은 사람들을 너무 힘들게 해. 사람들은 말해, 넌 너의 모든 걸 잃을 수 있어. 쉬운 길로 걸어가. 굳이 힘든 길은 돌아가, 쉬운 길도 있어. 하지만 나는 꿈을 꾸는 게 아니야. 지금 난 내 길을 그냥 걷고 있어"라는 가사가 있다.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이 작품도 저한텐 단순히 꿈이라기보단, 제가 도전해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넘어야 하는 큰 산이라고 본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