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51 '대장 김창수'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올해만큼 실제 일어났던 역사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개봉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올해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만 하더라도 '박열'이나 '군함도', '택시운전사', '남한산성'이 존재하고 있다. 그 와중에 또 다른 실제 역사 바탕으로 한 영화가 개봉했으니, 바로 '대장 김창수'다. 이미 개봉 전부터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의 이전 이름이 김창수다. 이 위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 대해 '영알못' 석재현 기자와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대장 김창수'를 본 소감을 말해 달라.
ㄴ 석재현 기자(이하 석) : 그동안 백범 김구 선생이 다른 영화에서도 모습을 비추곤 했지만, '대장 김창수'처럼 주인공 삼아 내걸었던 작품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원태 감독은 데뷔작으로 성역(聖域)과도 같은 그분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과감한 도전이었다. 특히, '대장 김창수'는 백범 김구가 되기 이전인 '청년 김창수'를 조명했는데, 김창수 이야기는 대부분 사람이 잘 모르고 있다. 이원태 감독의 의도대로 '대장 김창수'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역사의 한 부분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순 있겠으나, 이 영화를 하나하나 파헤쳐보면 과연 관객들에게 그 가치대로 전달될지는 의문스럽다.

 

양미르 기자(이하 양) : 이원태 감독은 TV 프로그램인 '신비한TV 서프라이즈' PD 출신으로 이번 작품을 첫 영화 연출작으로 선택했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재밌게 본 이들이라면 한 가지 공식을 발견할 것이다. 어떤 한 사건이 시작되면서, 그 시작에 대한 궁금증을 던져준다. 그러다 중간중간 '추임새'와 같은 '그러나', '그런데'와 같은 내레이션이 등장한다. 물론 내레이션은 영화에 등장하지 않지만, '그 인물'을 알려주는 마지막 장면은 유사한 느낌을 준다. '진실 혹은 거짓'처럼 '대장 김창수'에는 진실도 있지만, 거짓도 존재한다. 이런 점을 찾아보는 것도 관람포인트가 되겠다.

'대장 김창수'에 대한 두 사람의 반응이 흥미롭다. 좀 더 이 영화에 대해 평가 부탁한다.
ㄴ 석 : '대장 김창수'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말하면 1896년에 발생한 치하포 사건으로 투옥되어 사형선고를 받아 죽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김창수가, 죄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의 지도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하지만 치하포 사건은, 교차검증 등을 통해 다각도로 바라보고 심도 있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대장 김창수'는 오로지 김구가 쓴 백범일지만 참고하여 있는 사실만을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그렇기에 '대장 김창수'는 다소 한 쪽에 치우친 모양새가 되었다. 이를 보고 잘못된 사실이라고 제대로 지적하는 데도, 지적하는 이들이 죄짓는 기분이 드는 묘한 상황을 만든다.

 

양 : '치하포 사건'과 관련한 연극을 취재한 적이 있어서 소개한다. 신은수 작가가 쓰고 정범철 연출이 맡은 '영웅의 역사'로 2015년 제15회 2인극 페스티벌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1979년 10월 일본의 한 변호사가 백범일지의 내용을 문제 삼으며 서울로 찾아오며, 민족의 영웅 김구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들이 밖으로 새 나갈 걸 우려한 정부에선 중앙정보부에 문제 해결을 맡긴다. 이 연극은 '치하포 사건'을 통해 김구의 옳고 그름을 정하는 내용은 아니었고,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는 인식이 하나가 아니라는 의미를 담아내고자 만들어졌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이 영화를 바라봐야 할까를 떠올리며 소개한다.

'대장 김창수'와 같은 주에 개봉한 영화 중 추천작이 있다면?
ㄴ 석 : 제니퍼 로렌스와 하비에르 바르뎀이 출연한 논란작 '마더!'와 새로운 재난영화 '지오스톰'이 있겠지만, '영원한 청춘 배우'의 대명사 히스 레저의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 앰 히스 레저'를 추천한다. 1979년에 태어나 2008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삶과 그의 지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히스 레저를 사랑했던 팬들뿐만 아니라 오늘날 이 치열하고 각박한 삶 속에 숨 쉴 틈 없이 쳇바퀴처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히스 레저는 1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자극한다. 90분 상영시간 동안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되돌아보길 원한다면, 청춘이 무엇이었나 되새기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아라.

 

양 : 개인적으로 이번 주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나루시마 이즈루 감독의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다. 무릎을 꿇을 정도로 열정은 힘 다할 때까지 강요하고, 월급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인생은 자살 직전까지 간 회사원이 옛 친구를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주는 이때, 초등학교 동창의 밝은 모습에 우울한 회사원의 인생에도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한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손에 잡히지 않는 말과 추가 근무는 기본인 요즘 직장인들이 경험했을 일들이 등장하며, 관객에게 공감을 자아낼 것이다.

'대장 김창수'에 대해 별점을 매긴다면?
석 : ★★☆ / 오로지 메시지와 상징성만 앞세웠다.
양 : ★★☆ / 조진웅의 고군분투.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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