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제목만 본다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공포, 혹은 고어물 영화로 착각하기 쉽다. 사실 영화의 기반이 된 원작소설 제목 또한 같다. 이 때문에 관객들에게 상당한 주목을 받았고,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상영작 중 하나로 떠올랐다. 물론, 이 영화는 제목에서 풍기는 괴랄한 이미지와 정반대를 걷는 청소년들의 청춘 이야기다.

원작소설과 다르게, 츠키카와 쇼 감독이 12년 후의 '나'가 과거를 회상하는 설정을 추가했으나, 군데군데 다른 일본 영화에서 접할 수 있는 전개방식, 일부 배우들의 연기가 매끄럽지 못했던 면도 보였다. 그래도 난데없이 "췌장을 먹고 싶다"고 말을 꺼낸 '사쿠라'의 숨은 메시지를 천천히 이해하는 데에는 전혀 방해되진 않았다.

두 남녀는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을 무의미하게 생각했지만, '공병문고'를 계기로 가까워지고 단순한 남녀 러브스토리가 아닌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유'를 저마다 찾아갔다. 이 과정이 비록 색다르거나 특별하진 않았음에도 눈물샘을 자극했던 건, 이 시대에 필요한 그 '무언가'가 아니었을까? 관객들이 영화로 확 끌어당기는 데에는 실제 극 중 나이와 비슷한 하마베 미나미의 사랑스러움과 애정 담긴 연기력이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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