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릴 만큼 영국 역사에선 가장 빛났던 시기였고, 영국은 아일랜드와 인도를 비롯해 전 세계 지도의 25%를 차지했다. 뒤집어 말하면, 영국의 잔혹한 제국주의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때가 바로 이 시기였다.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를 비롯한 수많은 국가는 영국에게 적대적일 수 밖에 없다.

이와중에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은 그 시절 일어났던 빅토리아 여왕과 인도 청년 압둘 카림의 모든 걸 뛰어넘는 우정 실화를 그린 '빅토리아 & 압둘'을 내놓았고,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하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빅토리아 여왕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려다 되려 그의 이중적인 태도만 부각했다. 유색인종을 차별하지 않고 친구 삼더라도, 빅토리아 여왕은 '인도의 여황제'임을 항상 강조하며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드러냈다.

압둘 카림의 태도 또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신분과 인종을 초월한다 하더라도, 빅토리아 여왕이 인도를 무력으로 제압한 국가의 수장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마치 일왕과 뛰어넘는 우정을 그리는 친일파처럼 보였다. 이 괴상망측한 상황을 보고 '모하메드'처럼 분노와 어이없음이 느껴진다면, 당신은 지극히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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