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기타 프로그램 상영작 리뷰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 [문화리뷰] 제22회 BIFF 상영작 후기 ① : 개막작 '유리정원'부터 논란작 '마더!', 망작 '맨헌트'까지 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12일 성대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일간 축제를 시작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부산 해운대구 소재 5개 극장 총 32개 스크린에서 75개국의 300편이 상영되는 대한민국 최대규모의 영화제다.

이 엄청난 잔치에 문화뉴스는 12일부터 15일까지 3박 4일간 부산 해운대에서 머물며 이번 BIFF 개막작인 '유리정원'을 비롯하여 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작, 그리고 다른 프로그램에 속한 영화들 총 9편을 관람했다.

본지는 BIFF 상영작을 향한 후기를 총 2개의 편(개막작·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작, 기타 프로그램 상영작)으로 나눠서 다룰 예정이다.

 

'톰 오브 핀란드' (플래시 포워드 섹션, 10월 14일 관람)

- 감독 : 톰 오브 핀란드

- 출연 : 페카 스트랭, 제이콥 오프테브로, 베르더 다엔 등

- 상영시간 : 115분

- 평가 : 2018년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핀란드 후보로 제출된 작품으로, 주인공 '투코 락소네'(페카 스트랭), '톰 오브 핀란드'는 20세기 '게이 커뮤니티'에 큰 영향을 끼친 '게이 포르노' 일러스트레이터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훈장도 받았지만, 주변인들에게 폭력을 당한 경험을 그림으로 풀어낸다. 핀란드에서는 '무민'과 함께 우표로 만들어질 정도로 인정 받은 '톰 오브 핀란드'이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저 금기로만 여겨진 문화를 BIFF는 놓치지 않았다. 이런 '투코'를 맡은 페카 스트랭의 연기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

 

'빅토리아 & 압둘' (월드 시네마 섹션, 10월 14일 관람)

- 감독 : 스티븐 프리어즈

- 출연 : 주디 덴치, 알리 파잘, 아딜 악타르 등

- 상영시간 : 112분

- 평가 : 2010년 '압둘 카림'이라는 인도인의 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첫 자막부터 '이 영화의 내용은 '대부분'(Mostly) 실화'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최근 '군함도'처럼, 역사물에서 허구 섞인 '팩션'이 너무나 강조되어 어긋나는 순간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지, 관객은 알고 있다. 물론 '빅토리아 여왕'의 자책 섞인 발언도 들어갔지만, 유머 강조 전개와 갑작스러운 신파 테마에 휩쓸리고 만다. 한국처럼 식민지 지배 아래 있던 인도 관객이 이 영화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까? 일제강점기 당시 일왕이 한국인을 상대로 '진정한 우정'을 얻는 이야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해보자.  ★★☆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월드 시네마 섹션, 10월 14일 관람)

- 감독 :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 출연 : 엠마 스톤, 스티브 카렐,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등

- 상영시간 : 121분

- 평가 : 1973년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인 '빌리 진 킹'(엠마 스톤)과 전 남자 테니스 챔피언이자 자칭 '남성우월주의자'인 '바비 릭스'(스티브 카렐)의 대결을 바탕으로 한 실화 영화다. 실제로 체중을 늘리며 작품에 출연한 엠마 스톤은 '빌리 진 킹' 역할을 신체 연기와 대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라라랜드'와는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는데, 특히 클로즈업된 엠마 스톤의 표정은 잔상이 꽤 오래 남는다. 유리천장을 향해 스매싱을 날렸던 '빌리 진 킹'의 무게감을 그대로 보여준 대목이었다. 코미디 장르이지만, 웃을 수 있어도 그 웃음이 씁쓸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

 

'몬스터 파크' (오픈 시네마 섹션, 10월 14일 관람)

- 감독 : 아르튀르 드 팽, 알렉시스 두코드

- 목소리 출연 : 엠마뉴엘 커틸, 알랭 쇼케, 켈리 마롯 등

- 상영시간 : 78분

- 평가 : '몬스터'가 주인공이면서 인간의 삶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 '몬스터 호텔', '몬스터 주식회사'와 같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비슷하지만 이 프랑스 애니메이션은 달랐다. 비록 죽어서 몬스터가 됐지만, 노동자가 가져야 할 권리는 인간과 같다는 이야기가 주요 플롯으로 전개된다. 몬스터들에게도 업무 생각 없이 쉬는 날도 있으며, 임금 인상과 노동 시간 준수는 똑같이 요구된다. 그들은 미국 드라마 시리즈인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와 두 글자만 다른 '워킹 데드'(The Working Dead)라는 피켓도 들으며 시위도 펼친다. 노조위원장도 등장하는데, 이색적이면서도 당연한 묘사였다. ★★★

mir@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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