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부산, 양미르 기자] 19세기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말을 사용했다. 캐나다, 호주, 인도 등 다양한 나라가 그들의 지배 아래 있었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여왕'(주디 덴치) 재임 시기에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강대국이 됐지만, 영화 '빅토리아 & 압둘'에도 언급된 인도 '세포이 항쟁', 남아공 '줄루랜드 침범'과 '보어 전쟁' 등 식민 지배로 인한 문제점을 동시에 줬다. 작품 속 '빅토리아 여왕'은 임기 후반부의 모습으로, 당시엔 왕위 계승을 놓고, 입신양명을 위해서 어떻게든 발버둥 치는 주변인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주디 덴치는 '빅토리아 여왕' 연기를 완벽히 소화한다. 우리가 아는 '007 스카이폴'(2012년) 속 'M'의 모습보다는 '여왕'의 대사처럼 "뚱뚱하고, 멍청한 할망구"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수프를 흘리면서 먹고, 음식을 먹다가 졸고, 장운동은 건강하지 않다. 그러던 중 식민지인 인도에서 온 청년 '압둘 카림'(알리 파잘)이 나타나게 되면서 '빅토리아 여왕'의 모습은 조금씩 달라진다. 그리고 당시 인도인과 영국인의 편견, 무슬림과 영국 국교회의 대립 등 다양한 장벽을 넘어서며 '진정한 우정'을 쌓는 모습을 보여준다. 코믹한 장면을 넣으며, 극을 편안하게 볼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이 작품은 2010년 '압둘 카림'이라는 인도인의 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첫 자막부터 '이 영화의 내용은 '대부분'(Mostly) 실화'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최근 '군함도'처럼, 역사물에서 허구 섞인 '팩션'이 너무나 강조되어 어긋나는 순간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지, 관객은 알고 있다. 물론 '빅토리아 여왕'의 자책 섞인 발언도 들어갔지만, 유머 강조 전개와 갑작스러운 신파 테마에 휩쓸리고 만다. 한국처럼 식민지 지배 아래 있던 인도 관객이 이 영화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까? 일제강점기 당시 일왕이 한국인을 상대로 '진정한 우정'을 얻는 이야기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해보자. 5/10

 

    

* 영화 리뷰

- 제목 : 빅토리아 & 압둘 (Victoria & Abdul, 2017)

- 개봉일 : 2017. 10. 25.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중)

- 제작국 : 영국, 미국

- 장르 : 드라마

- 등급 : 12세

- 감독 : 스티븐 프리어즈

- 출연 : 주디 덴치, 알리 파잘, 아딜 악타르, 사이먼 캘로우, 마이클 갬본 등

- 화면비율 : 2.35:1

- 엔드크레딧 쿠키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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