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엄의 철학을 다룬 '카인의 후예'

   
일제말의 수탈과 분단의 슬픔에 이르기까지 민족적 비극과 싸워야 했던 한국인의 휴머니즘과 자유를 향한 결단을 담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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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올해가 황순원 작가의 탄생 100주년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황순원 작가의 몇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바로 <카인의 후예>이다.

이 작품은 지난 3월 KBS1 도전 골든벨'의 마지막 문제 정답으로 이날 저녁 포털사이트를 뜨겁게 달군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내가 알고 있던 황순원과는 많이 달랐다.

<카인의 후예>는 <소나기>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황순원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은 일제 말의 수탈과 한국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슬픔을 잘 묘사한 작품으로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정치적 이념의 혼돈을 겪고, 그 혼돈이 농촌 마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평안남도에서 태어나도 해방 후 월남하면서 작가가 경험한 것이 소설의 사실성을 더하는 듯싶다.

역사적 사실들을 다루고 있지만, 해결점을 제시하지 않고 개인의 운명에 내용이 국한되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그 당시의 소설들이 단면적인 군상들을 주로 표현한 것에 비해 다양한 성격과 모습의 사람들을 표현한 점이 이 작품이 발표될 당시에는 굉장히 창조적이었다. 역사적 비극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것만으로도 문학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카인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의 큰아들로 사람이 낳은 최초의 사람이며, 동생 아벨을 죽인 인류 최초의 살인자다. 자신보다 뛰어난 동생에 대한 질투로 그를 죽이고 만다.

황순원 작가의 이런 카인의 모습이 꼭 우리와 닮아 있어 제목을 <카인의 후예>로 한 것 같다. 남들에 대한 질투와 욕심으로 서로 짓밟으려 하는 모습이 그러한 것 같다. 질투와 욕심, 욕망이 넘쳐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성하는 계기를 줄만 한 책이다.

또 우리에게 서정적 감성, 아름다움, 향수, 첫사랑의 아련함으로 표현되는 황순원 작가의 다른 이면도 함께 살펴볼 수 있길 바란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오는 21일까지 황순원 작가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그림전을 한다고 하니 소설을 그림으로 만나는 경험도 해보길 바란다.

   
1953년 9월부터 '문예'에 연재한 <카인의 후예>는 전란의 문제를 생명에의 외경과 인본주의적 의식을 통해 조명하고 있다. 해방 직후 북한에서의 토지 개혁과 지주 계급의 탄압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지주 계급 출신 지식인 청년 박훈과 마름의 딸 오작녀 사이의 교감과 사랑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작가는 토지 개혁을 배경으로 숱한 인간관계의 파탈과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사회를 사실적으로 그려내었다. 황순원 자신의 가문을 바탕으로 특유의 절제되고 간결한 문장으로 서정적 이미지와 지적 세련의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 1968년 유현목 감독을 통해 영화로 제작이 되기도 했다. 당대 최고의 배우 김진규 박노식 장동휘 문희가 출연.
 
[글] 문화뉴스 아띠에터 아니(독서문화콘텐츠 기획자) amadas71@mhns.co.kr   모두 공감하지 못했도 좋다. 설득시킬 마음은 없다. 내 삶에 나도 공감하지 못한다. 대학에서 문학평론을 전공하고, 언어교육학으로 석사를 마쳤다. 지금은 독서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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