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뮤지컬 '오디션'이 10주년 기념 공연을 끝마쳤다.

뮤지컬 '오디션'은 인디밴드 복스팝이 상금 1억을 걸고 열리는 밴드 오디션에 도전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소심한 기타리스트 병태 역에 강찬, 김태오, 우지원이, 잘 때도 기타를 껴안고 자는 기타리스트 찬희 역에 김정모, 박웅, 문종민이, 유쾌한 리더 베이시스트 준철 역에 박용전, 유환웅, 최호승이, 보컬 겸 키보드 손지애, 제현유, 허윤혜가, 명랑한 드러머 다복 역에 신지, 이민재, 최신권이, 다복의 친동생인 매니저 초롱 역에 김은비와 한송이가 출연한다.

뮤지컬 '오디션'은 박용전 연출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이다. 배우들이 직접 극중 인물이자 음악 연주를 함께 맡게 되면서 무대 위의 배우, 객석의 관객, 제3의 공간에 있는 연주자로 나뉘어지는 기존의 관습을 깨고 오직 배우과 관객만이 무대를 즐기게 된다.

 

이는 프로덕션 과정에서의 효율성과 배우, 인물의 일체감을 줄 수 있는 효율적인 방식이지만, 동시에 배우가 연주자로서의 매력도 함께 갖춰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다행히도 뮤지컬 '오디션'은 그것을 인디밴드 복스팝의 이야기라는 서사와 결합해 어색함을 주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필연적으로 서사의 틀을 제한하는 위험성을 지닌다. '청춘밴드 제로', '곤 더 버스커', '오디션' 등의 작품이 모두 인디밴드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렇다면 액터 뮤지션 뮤지컬에서 기대할 것은 결국 음악일 것이고 뮤지컬 '오디션'은 그런 점에서 100점을 줘도 모자랄 정도로 훌륭한 음악으로 관객의 기대에 부응한다. '회기동', '내 삶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좋아서 한다' 등의 대표곡은 10년 전에도, 지금도 매력적이며 '밴드의 시대가 이미 지나가버린' 미래에 들어도 매력적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음악 자체가 인디밴드의 이야기로서 어색함을 주지 않는다고 서술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작품의 서사에는 크게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양머리' 등의 비주얼, 상황극을 연출하기 위한 것에 가까운 배경 설정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그렇게 '작심한' 상황극이 모두 웃음을 터트리는데는 틀림 없이 성공하는 점에서 연출의 관록을 느낄 수 있으나 조금 더 그 속에서 쌓이는 인물의 성장이 그려지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컨대 다복이가 그렇다. 현실에서 다복 같은 인물을 만나기는 어렵지 않을지 몰라도 무대에 서는 인물로서는 절절한 사랑의 아픔 외에도 그가 가진 사랑의 이유를 관객에게 보여주지 못한다. 정치적 올바름이 강조되는 지금 시대에는 더더욱 웃음을 위한 설정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다.

뮤지컬 '오디션'은 너무 흔해져버린 제목과는 다르게 고유한 감성과 가치를 지녔다. 하지만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만큼이나 서사에서도 동시대성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 역시 더해져야할 시기가 온 것으로 보인다. '음악이 좋은 작품' 정도로 정의하기에 뮤지컬 '오디션'은 아까운 작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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