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남다른 부성애를 자랑하던 '어금니 아빠' 이모씨가 시체 유기 혐의로 8일 구속됐다. 일명 '어금니 아빠'로 불리던 이씨는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 ⓒ JTBC

피해자는 여중생 김양이었다. 여중생 김양의 실종을 조사하던 과정, 서울 도봉구의 한 빌라에 숨어 있던 이 씨 부녀를 체포했다. 두 사람은 모두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8일 경찰은 숨진 여중생이 끈에 의한 질식사 했다고 사망 원인을 밝혔다. 성폭행 등 다른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양 시신 유기는 인정했지만, 살인 혐의는 부인해왔다. 김양이 자신이 자살하려고 사둔 약을 먹고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 이씨의 말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특히 시신을 유기하러 강원도 등으로 도주할 때, 지인 박모씨의 차로 바꿔 타는 모습도 보였다.

8일 오후 5시 13분쯤, 서울 북부지법 장정태 판사는 이씨와 공범 박모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와 박씨가 도망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 ⓒ 유튜브 캡처

'어금니 아빠'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이모씨는 희귀난치병 '거대백악종'을 앓고 있다. 딸 역시 같은 난치병을 앓고 있는데, 이모씨는 방송 등에 출연하며 남다른 부성애를 드러냈다. 딸을 극진히 돌보며 이름을 알린 것이다.

거대백악종은 얼굴 뼈가 계속 자라는 희소병으로, 이어진 수술로 이씨는 치아 중 어금니만 남게 됐다. 이씨는 자신을 '어금니 아빠'라 부르며 딸 치료비 모금 관련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이씨는 방송 출연을 하며 '어금니 아빠의 행복'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 '어금니 아빠'를 둘러싼 의혹은 '딸 친구 시체 유기 혐의'뿐이 아니다. 지난달 5일, 이씨의 부인 최모씨는 투신 자살을 선택했다. 최씨는 자신의 시어머니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8년간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강원 영월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딸을 위해 모금한 성금을 사치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무직임에도 불구하고 집 두 채에 대한 월세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본인 명의의 외제차를 소유했다는 사실도 밝혀져, 네티즌의 의심을 받고 있다.

한편, '어금니 아빠'의 딸은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한 상태다. 딸의 입장 표명이 이번 사건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jhlee@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