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20세기 최고의 블록버스터 영화'로 각광받았던 영화 '타이타닉'이 추석특선영화로 7일 오후 10시 55분 EBS1에 방영된다.

1912년 침몰했던 타이타닉 호 사건을 영화화한 '타이타닉'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을 각각 남녀주인공으로 내세워 세기의 로맨스를 만들어내 오늘날까지도 전세계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영화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타이타닉'은 하마터면 제작되지 못할 뻔 했다. 오늘날이야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지만, '타이타닉'이 제작되던 1990년대 후반에는 '타이타닉'의 규모의 영화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제작사인 폭스와 파라마운트는 앞서 대규모로 제작했던 '컷스로트 아일랜드'와 '워터월드'가 흥행참패를 맛보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던 입장이었다.

하지만 '타이타닉'은 그 해 최고의 영화로 평가받았고, 나아가 이듬해인 199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4개 부문에 후보에 올라 11개 상을 받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영화가 첫 선을 보였던 1997년을 기점으로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영화계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다는 점이다. '타이타닉'은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던 것일까?

 

#국내 영화계: 관객수 집계 방식의 변화, 멀티플렉스 영화관 도입의 시발점 
'타이타닉'의 개봉은 한국 영화산업을 뒤흔들어놓았다. '타이타닉'이 국내에 상영되기 전까지 국내에서 최다관객 수를 기록하고 있던 영화는 1990년 국내에 개봉했던 '사랑과 영혼(1,532,589명)'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관객집계는 서울 내 극장에서 본 관객 수만 집계했던 터라 전국 관객 수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집계 산정 방식 또한 주먹구구식이었기에 이 또한 정확한 지 의심스러웠다.

'타이타닉'은 스크린쿼터제로 비록 오랫동안 상영되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누적관객 수 200만 명' 신화를 만들어냈다. 오늘날에는 200만 명 돌파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지만, 서울 내 극장 집계만 했던 1990년대 후반에 서울에서만 200만 명의 관객이 봤다는 건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집계는 197만 1,780명이라고 나오지만, 20년 전 집계라 정확하지 않아 226만 명이 실제로 맞다는 주장도 있다).

'타이타닉'의 기록은 다음해에 개봉했던 '쉬리'가 갈아치웠지만, '타이타닉' 덕분에 관객수 집계 방식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고, 그결과 오늘날 집계방식으로 바뀔 수 있었다. 또한, 이와 맞물려 북미에서 유행했던 씨네플렉스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오늘날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로 대변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세계 영화계: 깨지지 않는 기록 '역대 월드와이드 흥행 순위 2위' 
'타이타닉'의 등장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계를 뒤집어놓았다. 사실 북미 현지 개봉 첫 주부터 '타이타닉'은 흥행을 몰고 왔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영화들과 달리 '타이타닉'은 시간이 지날수록 흥행이 꺾이기보단 오히려 순풍을 탄 듯 기세를 이어나갔고, '북미 박스오피스 15주 연속 1위'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달성했다(이 기록은 현재도 깨지지 않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타이타닉' 신드롬은 엄청났다. 한국을 포함하여 일본과 중국, 영국, 프랑스, 호주, 홍콩 등 대부분 국가에서 그 해 박스오피스 역대 1위를 달성해 그야마로 '세계통일'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그렇게 '타이타닉'이 벌어들였던 돈은 무려 약 18억 4,500만 달러(약 1조 8,450억 원)였고, 20년 전인 1997년이었다는 걸 감안한다면 이 기록은 무시무시했다.

재밌는 건, '타이타닉'이 세웠던 기록은 '타이타닉'의 감독이었던 제임스 카메론이 자신의 또다른 작품 '아바타'가 28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로 갱신해 역대 월드와이드 흥행 순위 2위로 밀려났다는 점이다. 2012년에 3D로 재개봉해 '타이타닉'의 현재까지 총 수익은 21억 8,500만 달러다.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수익이 약 20억 달러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타이타닉'이 얼마나 위대한 영화인지 새삼 깨달을 수 있는 대목이다.

syrano@mhnew.com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